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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양순철
No : 126 Date : 2012-11-23 Views : 2375

룸메이트에 대한 작은 배려

 

기숙사 생활은 대학 생활에 있어서 좋은 추억거리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우리 학교처럼 많은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나는 집이 서울이지만 통학하는 길이 좋지 않아 기숙사 생활을 했다. 그 덕분에 친구들과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고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기숙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룸메이트와의 관계일 것이다. 함께 방을 사용하며 학기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때문에 학기 초 룸메이트와의 첫 만남이 모든 사생들에게 중요할 것이다. 혼자 생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룸메이트와 서로 배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사실 아쉬울 때가 많다. 군대에 갔다 오니 입사신청을 할 때 취침타입을 선택하는 것이 생긴 것만 봐도 그렇다.

 

나는 군 제대 후, 복학 첫 학기였던 2010년 1학기에 신관 4인4실에 입사하게 되었다. 각자 방을 쓰는 구조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거실과 화장실, 샤워실이 갖춰져 있었다. 룸메이트도 한 명이 아닌 세 명이나 되었지만, 방을 혼자 사용하기 때문에 편리하다고 생각해서 신청한 것이었다. 하지만 6인3실에서 생활했던 내 친구가 들려준 이른바 ‘멀티룸’형태의 기숙사는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개인 방이 있다 보니 룸메이트들 간에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서로 얼굴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었고, 공동사용구역인 거실이나 화장실의 청소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심지어 변기가 막힌 상태로 몇 일간이나 방치된 적도 있다고 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듣고 보니 4인4실의 경우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기 쉬워 보였다. 이런 일들이 나의 이야기가 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었다.

 

기숙사에 입사를 한 날, 룸메이트들과의 만남을 고대했던 나는 같이 저녁이라도 먹으면서 이야기를 터보면 어떨까 싶어 룸메이트들의 방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아직 두 명의 룸메이트는 입사를 하지 않았고, 입사한 한 명의 룸메이트마저 방에 없었다. 개강 첫 주 내내 룸메이트들과 만나기 위해 시도했지만, 어쩌다 한 명의 룸메이트와 마주치긴 해도 4명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긴 쉽지 않았다. 그리하여 나는 포스트잇에 다함께 저녁이라도 먹으며 인사를 하자는 내용과 함께 내 전화번호를 적어 현관문에 붙여두었다. 그 날 저녁 모르는 번호로부터 세 통의 문자메세지를 받았고, 그 메시지를 보낸 건 바로 내 룸메이트들이었다. 직접 얼굴을 보며 인사를 나누진 못했지만 문자메세지를 통해 첫 대면을 한 셈이었다. 하지만 네 명이 스케쥴을 맞춰 다 같이 모이기가 쉽지 않았다. 학부연구생이었던 한 룸메이트는 새벽이 되어서야 방에 들어온다고 했고, 다른 두 친구들은 1학년이라 이리저리 일이 많았다. 나도 복학 첫 학기라 괜히 바쁘다보니 룸메이트들과의 자리를 갖기 어려웠다. 결국 네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가끔 오고가며 얼굴을 마주칠 때면 서로 인사를 주고받으며 지냈고, 내가 먼저 다가갔기 때문에 편하게 느꼈는지 1학년 룸메이트는 인터넷이 갑자기 안 되거나 택배는 어떻게 보내야 되는지 등 사소한 일이 있으면 내 방문을 두드리곤 했다.

그렇게 룸메이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는 있었지만, 공동사용구역에 대한 청소 문제는 딱히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2~3일에 한 번씩 당번을 정해서 청소를 하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친구의 경우처럼 잘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어느 날, 나는 내 방 청소를 하다가 하는 김에 거실도 같이 청소를 하였다. 어차피 나도 사용하는 공간이고 매일 지나다니는 곳이니 내가 해도 손해 본다는 생각은 없어서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화장실을 청소해 놓은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서로 누가 청소를 하기로 정하지 않았지만 자발적으로 청소를 하고 있었다. 어떤 날은 샤워실 배수구가 머리카락 때문에 막혀 물이 잘 내려가지 않았다. 수업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치우지 못하고 샤워실을 나왔는데, 그 날 저녁에 배수구는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기숙사 생활에서 이런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기에 뿌듯했다. 학기가 끝나 퇴사할 때까지 우리는 따로 청소당번을 정하지 않고도 자발적으로 청소를 하였기에 깨끗하게 호실을 사용할 수 있었다. ‘내가 하면 손해’라는 생각이 아닌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은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지 않지만,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주로 룸메이트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룸메이트가 청소를 하지 않아서, 또는 밤에 자는 시간이 달라서, 빨래건조대를 너무 방치해 두어서 등 룸메이트에 대한 불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룸메이트를 먼저 탓하기 전에 본인이 먼저 작은 배려를 보이는 것은 어떨까. 상대방 입장에서 조금만 생각하고 내가 조금 양보하면 상대방은 분명 그보다 더 큰 배려와 양보로 답할 것이다. 서로에 대한 작은 배려가 즐거운 기숙사 생활을 만드는 가장 크고 쉬운 방법임을 모든 봉룡학사 사생들이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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