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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은상]부모님과 기숙사에?
번호 : 149 등록일 : 2013-12-13 조회수 : 3616

부모님과 기숙사에?

1학년 1학기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생으로 기숙사에 입사하여 벌써 여섯 번의 이사를 했고, 곧 일곱 번째 이사를 앞두고 있다. 학기 초마다, 방학 때마다 이사하는 게 진절머리가 날 정도지만 부모님께서 기숙사를 꼭 고집하시기 때문에 지방에서 올라온 나에게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게 되었다. 부모님께서는 집을 떠난 딸을 위해 왕복 8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입사, 퇴사 때마다 달려오신다. 그 때마다 잘 곳이 없어 찜질방에서 주무시기도 하셨고, 잘 곳이 없으니 아침 일찍 오셨다가 저녁에 내려가신 적도 있었다. 항상 그런 모습을 보며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학기에 오픈 하우스라는 행사를 진행한다는 공지를 보고 그냥하루 편하게 자고가실 수 있겠다는 마음에 서둘러 신청하였다.

처음 공지를 보았을 때 엄마!! 엄마!!!! 이거 신청하면 기숙사에서 자고갈 수 있나봐! 신청해놨는데 되면 완전 좋겠다!”하고 호들갑을 떨며 말씀드렸던 기억이 난다. 공지에 신청자 중 수용 인원을 고려하여 선발한다는 내용이 있어 혹시나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윤신 학생이죠? 여기 봉룡학사 운영실인데 오픈하우스 선발되셨어요. 그 날 어머니랑 같이 오시면 됩니다.”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처음에는 부모님 중 한 분만 가능한 줄알고 어머니만 신청했었다가 아버지도 같이 가고 싶어 하셔서 전화 문의를 했는데 정말 친절하게 가능하도록 도와주셔서 더욱 기뻤다. 남은 방학 기간 중에는 오픈하우스 초대 우편을 받았는데, 부모님께서 너무나 기뻐하시고 그 날을 기대하며 설레시는 모습을 보면서 신청하길 잘했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1회 오픈하우스행사 날이 되어 부모님과 함께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4시간을 달려 학교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받은 것은 부모님을 위한 기념품과 주차권, 이틀 치의 식권, 당일에 이용할 기숙사 방 열쇠 등이었다. 한 학기동안 내가 살 방을 둘러본 뒤, 부모님께서 하루 동안 직접 생활할 방에 짐을 풀어 놓고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 내려갔다. 기숙사 식당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여유롭게 캠퍼스 산책도 하고 나서 오픈하우스 행사장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잘 모르는 다른 가족들과 함께한다는 사실에 왠지 모르게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었다. 하지만 레크레이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마치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같이 즐거워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중간에는 세족식이 있었는데 행사의 일부로나마 부모님의 발을 씻겨드리면서 그동안 무심했던 나의 모습들이 떠올라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모든 행사를 즐겁게 마치고 함께 방으로 돌아왔고, 여느 때와는 다르게 편하게 주무시고 가실 부모님을 생각하니 뿌듯했다.

다음날 함께 기숙사 식당에서 점심까지 먹고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면서직접 생활해보니 기숙사가 매우 좋다면서 좋은 환경에서 공부 열심히 하거라. 엄마 아빠는 항상 너를 응원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오픈하우스는 끝이 났다.

사실 나는 초등학생 남동생이 있는 맏딸로, 부모님께 다정하게 대하지도 못하고 항상 화내고 짜증만 부리면서 뒤돌아서면 후회하는 그렇다고 표현도 잘 못하는 그런 딸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한 뒤로는 명절을 제외하고는 너무 멀고 바쁘다는 핑계로 집에도 잘 내려가지 않았고, 연락도 자주 드리지 못했다. 항상 보고 싶다고 먼저 연락하시지만 역시 바쁘다고 중에 연락한다며 귀찮아하기만 했던 못된 딸이기도 했다.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학교생활과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글재주도 없는 나이지만 이렇게 기숙사 생활수기 공모에 참여하는 이유는 오픈하우스를 통해 부모님과 함께했던 그날의 특별한 기억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글을 부모님께서 보게 되실지 모르지만 부끄러워 평생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글로나마 전해드리고 싶다. 또한 앞으로 제2, 3회 오픈하우스가 열린다면 꼭 다시 참여하고 싶고, 많은 사생들에게도 참여하라고 권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여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준 봉룡학사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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