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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기숙사에서 ‘1만 시간’
번호 : 163 등록일 : 2013-12-13 조회수 : 2414

기숙사에서 ‘1만 시간’

 

전역하고 나서 기숙사 수기가 생긴 것을 선배로부터 듣고 호기심에 수상

작을 하나하나 읽어 보았습니다. 대부분 외국인 룸메이트와의 추억, 기

숙사의 좋은 시설, 룸메이트 형들과의 에피소드 기숙사 입사를 통해 180°

도 바뀐 삶 등 밝은 이야기가 주로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자 문득 이런

달콤한 이야기보단 쓴 소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제가 내년에 4학년

이 되는 학교 최고학년이지만 현재 24살, 어리기에 이런 말을 하기가 망

설여지고 부끄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베스트셀러,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책에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정 범주를 벗어난 사람들을 이렇게 지칭하였습니다. 덧붙여

서 소희 천재는 ‘1만 시간’이라는 인고의 세월과 그 기나긴 시간의 터널

을 지났을 때 시대적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을 때 꽃을 피운다고

언급했습니다. 그가 언급한 ‘1만 시간의 법칙’은 한때 유행처럼 세계를

강타했지만 사람들은 그의 말에 공감하고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

만 그의 말을 이행하지 않습니다. 저 또한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 없이

살았고 아니 오히려 그보다 더 못한 삶을 살았습니다.

2012년도 1월, 2학년을 마치고 군 입대하기 전까지 ‘학교에서 무엇을 했

나?’를 떠올리면 1학년 때는 술먹고 미팅간 기억뿐이고 2학년 때는 첫사

랑을 만난 기억뿐입니다. 학교에서 무엇인가 목표를 새우고 그곳을 향에

전진한 적이 없었습니다. 남들과 다를 것 없이 입시전쟁을 치르고 ‘공부

를 왜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답이 없으니 재수를 권하는 아버지의 간곡

한 부탁을 뿌리치고 대학에 입학해서 되는대로 살아왔습니다. 비록 이게

나만의 이야기일까 생각해보면 매우 보편적인 우리 학교학생들 아니 더

나아가 많은 한국 대학생의 삶입니다. 비록 최근에 불황으로 인해 취업

이 힘들어 지면서 소위 1학년 때부터 스펙 쌓기에 망설일 시간도 없이 바

쁘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저학년 때 의미 없는 삶을 살다가 막

상 고학년이 되어서 닥쳐서 준비하기 바쁩니다.

2학년을 마치고 군입대하기 전까지 3 학기를 기숙사에서 살았습니다. 통

학시간으로 따지면 하루 4시간, 2090(4시간365일1.5년=2190시간)시간을

벌 수 있었는데 그저 의미 없이 허공에서 불태웠었습니다. 당시에 만났

던 3번의 룸메이트 형들이 하나같이 했던 말이 고학년이 되기 전에 다양

한 활동을 해보고 목표를 세우고 그 일에 몰두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최

선을 다해서 살아야 그 결과가 실패든 성공이든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제대를 하고 나면 망설일 시간도 없이 취업전선에 뛰어

들게 되므로 자신을 돌아볼 시간도 없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싫어하는

그것에 상관없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형들도 지금의 제 모습과 같은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 당시 저의 모습

을 보고 안타가운 마음에서 했던 조언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

에는 그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렸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제대를 한 후에 이대로 살면 큰일 나겠다 싶었습니

다. 방탕했던 2학년까지의 삶을 되돌리려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에

통학시간, 하루 4시간은 저에게 매우 소중했습니다. 그러나 학점이 높지

못해서 지관을 넣었다가 떨어졌습니다. 대신에 그 4시간을 얻기 위해 선

택한 자취의 대가는 매우 비쌌습니다. 한 학기에 약 240만원(식비+관리

비+월세+보증금이자로 인한 기회비용), 2명의 자식을 모두 대학에 보내

느라 아픈 몸으로 고생하시는 부모님에게 정말 죄송했지만 어쩔 수 없었

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벼랑 끝에 몰리면 죽기 살기로 덤빈다고 저는 몸

이 편찮으신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기 위해, 다가올 취업을

대비해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최선을 다하는 삶을 통해 제 자신에게 후

회가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저번 3-1학기의 목표를 공부로 세우고 처

음으로 4.0을 넘는 학점을 받았습니다. 4.0은 선택된 사람만 받을 수 있

다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비록 성적장학금은 아니었지

만 높은 학점 덕택에 ‘문행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받고나서 부모

님과 함께 얼싸안고 기뻐했으며 지금까지 ‘왜 이렇게 살지 못하였을까?’

까하는 반성을 다시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학기에 받은 높은 학점을 통해서 이번 3-2학기에 당당히 경쟁률이

높은 지관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학기의 가장 큰 목표는 성적장

학금을 받아 지난 학기에 받은 장학금과 합쳐서 내년에 유럽여행을 떠나

는 것입니다. 비록 후회 없는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왔더라면 이미 유

럽여행, 교환학생, 연합동아리, 교육봉사 등등 머릿속에서 맴도는 해보

고 싶은 것들을 이미 해보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남은 학기동

안 최선을 다해서 ‘해보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을 최선을 다해 이룰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곳의 중심에는 ‘성균관대학교 봉룡학사’가 있습니

다. 이번 학기를 포함한 3학기 동안 기숙사는 통학을 했다면 없었을 하루

4시간, 제게 2090시간을 줄 것입니다. 그것도 자취나 하숙(약 240만원)과

비교해서 약 130만원(예관, 지관기준) 이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인생을 사계절로 비유하면 젊은 날의 시간은 벚꽃이 피는 계절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소중하고 값진 시간입니다. 기숙사는 대학생활 동

안 하루 통학시간을 4시간으로 잡으면 약 5840시간을 선물할 것입니다.

비록 1만 시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기숙사가 선물인 시간 외에 하루 3

시간을 더 할애하면 1만 시간을 채울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을 대부분의

학생들처럼 허공에 날린 후에 후회하면서 다시 잡지 마시고 이 시간을

꽉 잡아 대학생활에 ‘아웃라이어’가 되길 기원합니다. 이 글이 특히, 현재

1학년인 13학번과 내 후년에 신입생으로 들어올 14학번 학우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절, 20

대에 우리 모두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기숙사에서 일

어나 열심히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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