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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정말‘평범’했던 나의 룸메이트 형
번호 : 157 등록일 : 2013-12-13 조회수 : 2843

정말‘평범’했던 나의 룸메이트 형

 

안녕하십니까? 전 아름다운 율전동의 자연과학캠퍼스에 재학 중인 학점 3.5의 평범한 3학년 공대생으로 드디어 이번 학기에 복학하여 공부에 집중하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6학기 중 5학기를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정말 다양한 룸메이트를 만났지만 그 중 지금까지도 연락이 되고 가장 좋았었던 룸메이트 형을 추억하며 한번 수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2010년 1학기, 저는 이제 막 2학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1학년 때 놀던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방황하던 한 학생이었습니다. 방학 중 싸이월드에 토익 800점과 여자친구를 동시에 획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아무런 성과없이 어느덧 3월이 되어 쓸쓸한 발걸음으로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배정받던 지관 546호. 룸메이트 평범이 형을 만나던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형 이름이 진짜 김평범이에요?”

“응 민증볼래?”

“우와 진짜네요!!”

정말 평범한 과 중에 하나였던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이었던 평범이 형은 평범한 170초반의 키와 평범한 외모, 그리고 가장 유별나면서도 평범한 이름을 갖고 있는 인상 좋은 형이었습니다. 어색했던 기숙사 입주 첫 날, 형은 저와 처음 본 그 날에 여자친구와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습니다. 그리곤 ‘너는 뭐 없냐?’는 질문에 우물쭈물하다 당시 썸을 타고 있던 친구 이야기를 꺼내게 되면서 형과 저는 밤마다 삼족계 치킨을 함께하며 고민을 주고 받는 절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형은 정말 착실한 복학생이었습니다. 거의 매일 12시에 자고 8시에 일어났던 형은 도서관과 기숙사 이외에는 따로 다니지 않을 정도로 성실히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형이 청소는 자기가 한다며 빗자루와 걸레 그리고 뭐든지 닦아낸다는 치약을 이용해서 열심히 쓸고 닦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냥 형이 한다고 했으니깐 안해도 되겠지’ 하고 생각하며 전혀 청소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빗자루만 살살 쓸어놓고 청소했다는 신입생 룸메이트와 같이 살며, 저는 형과 똑같은 말을 하곤 홀로 청소하고 있습니다. 형은 가끔 저에게 ‘코골이가 심한데 혹시 호흡기가 좋지 않냐’고 물어봤던 적이 있었습니다. 군대에서 코골이로 인해 선임들에게 욕을 먹고 베개로 맞을 때, 비로소 형이 얼마나 많은 수면위협을 받았었지만 혹시나 상처받지 않을까봐 돌려 말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또 군대문제로 여러 고민을 하던 저에게 술과 함께 본인의 군대얘기를 해주며, 이러저런 선택을 고려해보라고 조언하기도 했고, 공학수학 질문도 몇 번 받아주곤 했습니다. 성실한 형의 모습을 본받으며 공부하다보니 그 학기의 학점도 괜찮게 받았었습니다.그렇게 시간이 흘러 군대에 제대하고 나니 여러가지 추억들이 생각나 방학 때 형에게 연락을 했었습니다. 알고보니 H자동차에 입사한 능력있는 형은 반갑게 저를 맞아주며 대기업 포스로 비싼 양대창과 양꼬치를 사줬습니다. 취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던 형은 제가 어린 행동을 많이 했었다며 반성하자, ‘너가 어렸기 때문에 내가 잘해준 거라며, 오히려 재밌는 추억이었다.’고 말해줬습니다.평범이 형이 얼마나 좋은 형이었는지 요즘도 정말 많이 느낍니다. 본인은 음료수도 잘 안 사먹었지만 저에게 치킨은 꼭 사주었고, 너는 청소가 뭔지 모른다며 홀로 청소를 열심히 하고, 좋아하는 여자에게 어떻게 해야 말해야 되냐고 물었던 저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형이었습니다. 가끔 룸메이트가 신입생인데 개념이 없다며 욕을 하는 동기들의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하지만 신입생들은 모르는 게 많아서, 청소를 잘 할 줄 몰라서, 선배와의 소통이 서툴 뿐 절대 그렇게 개념이 없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욕하는 동기들도 과거엔 그랬을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개념이 없다고 욕을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이 모범을 보이고, 신입생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개념있는 선배가 되었으면 합니다. 공자께서 “德不孤必有隣” 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덕은 홀로 있지 않고 이웃이 있다는 말로써 덕이 있는 사람 곁에 덕이 있다는 뜻입니다. 형에게서 덕(德)과 인(仁)에 대해 배웠기에 저도 이제 형에게 배운 것을 실천하려 합니다. 형에게 배운 따뜻한 마음을 앞으로 만나게 될 저의 룸메이트에게 실천하고, 그 룸메이트가 또 그렇게 계속 이를 이어간다면 얼마나 행복한 기숙사 생활이 될까요? 그렇게 우리학교 기숙사의 이름처럼 인의예지의 정신이 각 호실마다 넘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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