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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이제부터는 서로 ‘인사’합시다.
번호 : 141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2300

이제부터는 서로 인사합시다.

 

기숙사에 입사한지도 벌 써 3년째나 되어 갑니다. 입학하는 그 때부터 지관을 선택하였고, 지관이 편한 것 같아서 3년째나 같은 건물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껏 있었던 일도 소개 할 겸, 또 제가 주장하고 싶은 캠페인도 알릴 겸 해서 수기를 써 보려 합니다.

저는 지관에 삽니다. 매일 이용하는 공용 화장실, 샤워실, 엘리베이터... 그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매일 만나는 경비 아저씨 두 분. 매일 만나는 청소해주시는 어머니 다섯 분. 매일은 아니지만 이틀에 한 번 이상은 꼭 꼭 만나는 기계/설비 아저씨 세 분. 항상 오고가고 할 때 마다 보는 같은 층을 쓰는 사람들. 그리고 같은 방을 쓰는 방 짝. 이처럼 저는 매일매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마주합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여러 학우 분들도 동의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저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서 우리는 서로 인사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아마 서로 친한 친구 빼고는 없을 것입니다.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꽉 차더라도 인사소리는 단 한 마디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좀 삭망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 하겠습니다. 저는 아침에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습니다. 엄청 일찍 일어날 때는 새벽에도 일어납니다. 일어나자마자 목욕 바구니를 챙겨들고 화장실로 향합니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화장실에서는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납니다.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매번 소리가 납니다. 누군가 했더니 우리 층을 청소해주시는 어머니였습니다. 그렇게 매일 아침 보니까 그냥 지나치기 민망하여 하루는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했었습니다. 또 그 다음날도 역시 마찬가지로 인사를 했었죠. 그러더니 그 어머니께서는 제 얼굴을 기억해 주시고, 식당이나, 마당, 심지어 기숙사 밖에서 만났을 때도 환한 미소로 제 이름을 불러 주셨습니다. 가끔씩 집에서 과일이며, 비타민이며 여러 가지 건강식품들도 챙겨주시고, 시험기간 때면 항상 초콜릿을, 그것도 한 두 개가 아니라 한 상자씩 주십니다. 그 어머니는 야간으로 대학을 다니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종종 그 어머니에게 필요한 책을 말씀해 주시면 도서관에 가서 빌려다 드리고, 모르는 숙제를 도와드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 아니면 좀 더 줄여서 우리 기숙사에 사는 사생들, 아니면 우리 층에 사는 사생들만이라도 그 어머니와 좀 더 벽이 없고, 좀 더 서로를 존중하며 친하게 지낸다면, 지금보다 더 훈훈하고 멋진 기숙사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출발은 안녕하세요?” 이 짧은 다섯 글자짜리 인사 한 마디가 될 것입니다.

이번에는 방학 때 방 짝 형과 있었던 일입니다. 엄청 추운 겨울방학 때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저와 같은 과의 선배님과 한 방을 배정받았을 때의 일입니다. 같은 방을 쓰게 된 첫 날 밤, 좀 쉬면서 무얼 할까 고민하던 중에 갑자기 이 형이 뭐 할 거 없으면 나가서 맥주나 한 잔 하면서 이야기나 할까?”라는 엄청난 제안을 했고, 딱히 할 거 없는 저는 당장 잠바를 걸쳐 입었습니다. 같은 수학과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처음 봤는데도 오히려 엄청 오랜만에 보는 동네 형처럼 푸근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서로 관심사도 같아서 우리는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엄청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나갈 채비를 마치고 신발을 신는 순간! 이 형이 어디 가니~?”라고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별 생각 없이 대답을 했는데, “잘 갔다 와~”라고 답을 해주었습니다. 그날 아침 그렇게 나가서 때문인지는 몰라도 하루 종일 기분도 좋고 일도 잘 풀린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일과 마친 뒤 집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또 이 형이 잘 갔다 왔니~”하면서 미끌미끌한 서울말로 멘트를 날려주었습니다. 마치 어릴 때 부모님이 해 주신 것처럼 말이지요.(당연히 부모님은 대구말로 하셨습니다.^^;) 그렇게 기분 좋은 방학을 그 형과 같이 보내니 저에게도 버릇이 생겼습니다. 항상 방 짝에게 어디 가니?”, “재미있게 놀다와~” 등의 간단한 인사를 툭툭 던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방 짝과 사이도 더 좋아지는 것 같고 방 분위기도 훈훈하게 바뀌었습니다. 사생 여러분에게도 정말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냥 툭툭 던지는 인사 한 마디면 충분하니까요!

그럼 아까 글 처음에서 말한 제가 알리고 싶은 캠페인이 무엇인지 아시겠죠? 당연히 제목만 읽어도 아시겠지만, 글을 보니 그 이유 또한 분명하시죠? 이제부터라도 기숙사에 계시는 아저씨, 아줌마, 그리고 같은 사생들, 그리고 방 짝에게 스스로 먼저 안녕하세요~”해보는 게 어떨까요? 이상 저의 3년간 있었던 일 중 두 번째로 훈훈한 이야기였습니다. 가장 훈훈한 이야기는 제 마음속에 고이고이 간직하려구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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