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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이무연
번호 : 115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2130

칭찬합니다. 기숙사 사감 선생님 분들을.

 

매 학기 초가 되면 어김없이 분주해지는 공간이 바로 기숙사라는 공간이다. 모두들 들뜬 마음으로 집에서 가져온 무거운 짐을 힘겹게 들고 오가면서 새로운 방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운 룸메이트에 대한 설렘으로 방을 기숙사를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기숙사에는 전혀 이런 감정과는 상반되는 감정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바로 새롭게 들어오는 많은 학생들 외에 기숙사에서 매년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나는 이렇게 기숙사에서 일하는 직원 분들의 모습을 말하고 싶다. 우리 학생들이 단꿈에 젖어 새 학기를 시작할 때에도, 그에 대한 욕구를 맞춰 주기 위해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겐 기숙사란 공간은 낭만적인 출발점이 아니라 일상적인 직장이라는 사실, ‘기숙사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새 학기의 설렘이 그 분들에게는 무미건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점을 말이다.

 

사실, 기숙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연세가 많다. 반면, 기숙사에서 사는 우리 학생들은 그 분들에 비하면 아직 세상의 험난함을 많이 겪어보지 못한 젊은이들이다. 그 분들은 세상에 대한 경험이 많고, 여태까지 많은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세상에 대한 지혜도 많으신 분들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앞으로 배울게 많은 학생들이며, 그래서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다. 또한 아직 우리는 기대하는 바가 크고, 세상에 대해 바라는 게 많은 나이라서 주어진 것에 대하여 만족보다는 불만과 고충이 많다. 때로는 기숙사 시설에 관련하여, 때로는 기숙사 운영 시스템에 관련하여 불만이 많다. 나 또한 그런 부류의 한 사람이고, 그래서 친구들과 모여 있을 때 기숙사라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말할 때, 바라는 점이 만족하는 점보다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100% 만족될 만한 공간이 어디 있겠는가? 부모님 계신 고향집이라는 공간도 때로는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하물며 기숙사라는 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공간은 오죽 불편하겠는가? 하지만 이런 불편한 점을 하나하나 고쳐나가고, 또 도와주는 분들이 바로 기숙사에서 일하는 분들이 아닐까? 그 분들 중에서도 나는 특별히 기숙사 사감 선생님을 손꼽아서 칭찬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다.

 

매일 새벽 1시에 기숙사를 닫고, 새벽 5시에 기숙사를 여는 사람이 있으니, 그분이 바로 기숙사 사감 선생님이다. 나는 가끔, 학생들보다도 부지런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기숙사 사감 선생님을 보면서 참으로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우선 첫 번째는 학생들에게 존대를 해주시는 점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다 보면, 배운 게 많아지고 가진 게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기가 힘들어진다.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한 살만 많아도 선배랍시고 후배들에게 잔소리도 하고, 안 좋은 소리도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와 같은 대학생 손주를 두셨을 법한 연세의 어르신들이 학생들에게 존대를 해 주시고, 여러 부탁을 선뜻 들어주시는 것을 보면, 참으로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은 새벽 일찍 일어나서 학교를 한 바퀴 조깅하고 들어오는데, 이른 아침부터 기숙사 앞마당을 쓸고 계시는 기숙사 사감선생님께서 먼저 웃으시며 운동하고 왔어요?”하시는데, 그 어른께 받은 아침 인사가 하루 일과를 보내는데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과연 나는 나보다 어린 후배들에게, 나보다 모자란 친구들에게 아무 대가 없이 그렇게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친절을 베푼 적 있는가?’ 돌이켜보게 되었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이 그렇게 웃으면서 먼저 인사를 건네주시는 것은 한편으로는 나의 모자람을 스스로 말하는 꼴이라는 것을 잘 안다. 내가 먼저 인사했어야 했겠지만, 아무튼 나 또한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라서 그런 모습을 보면서 반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 말하고 싶은 한 가지는 기숙사 사감 선생님의 꾸준함이다. 어떤 일이든 사람이 한 가지 일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가 쉽다. 새로운 것이 없는 일상이란 그래서 무서운 것이 아닐까? 그렇지만, 사감 선생님들께서는 기숙사를 지키고, 관리하는 일을 눈이오나 비가 오나 묵묵히 하신다. 나는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 사정이 생겨서 고향에 내려가지를 못하고 기숙사에 있었다. 기숙사에 남아있는 사람은 정말 손에 꼽을 만큼 적었겠지만, 그 중에는 사감 선생님들도 계셨다. 이 분들은 연휴 전과 똑같이 새벽 1시에 문을 닫고, 5시에 문을 열었으며, 조용한 기숙사를 마치 당신들의 운명과도 같이 조용히 지키고 계셨다. 이런 그분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들도 앞으로의 삶을 대하는 자세가 항상 꾸준함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처럼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누구에게든지 가벼운 인사 한마디를 먼저 건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하지만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급 변화되는 시대에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 것이다. 기숙사 사감 선생님께 나는 이런 두 가지 교훈을 가슴 깊이 배웠다. 오늘도 새벽 1시면 기숙사 출입문을 닫으시며 하루를 정리하실 사감선생님의 생활을 보면서 나 또한 기숙사 사생으로서 더 나은 성균관 대학생으로 거듭나길 바라며 오늘 하루를 정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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