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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김택환
번호 : 107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1867

유리벽에 주눅들지 않습니다.

 

띠리리링 ~ 띠리리링

오늘도 변함없이 울리는 알람 소리에 잠을 깹니다. 고단했던 어제의 일상을 말해주는 천근만근 무거운 몸, 알람을 끄고 다시 누워 고개를 돌리는 순간, 부지런히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고 계시는 룸메이트 형의 모습이 보입니다.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映립?. 오늘은 학교에서 어떤 좋은 일이 생길까? 두근두근 뛰는 심장소리가 들리니 저도 빨리 오늘을 맞이하고 싶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2012년 자랑스러운 성균인이 된 김택환입니다. 미래가 불투명했던 고등학교를 떠나, 내일이 기다려지는 하루를 살고 있는 저는 기숙사에 첫발을 들여놨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지방에 살았기에 입학 후 어디서 지낼지 방을 찾아야 할 줄 알았지만, 충분한 학교 기숙사 시설 덕분에 그런 수고 없이 바로 기숙사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입학을 앞두고 입사 당일 날은 사람들이 많을 테니 미리 올라가서 짐을 풀어야 한다.”, “가서 필요한 것 생기면 연락하고, 룸메이트 형과 잘 지내야 한다.” 등 계속된 잔소리로 저를 걱정하시며, 당신도 잘 모르시는 길을 직접 차를 타고 함께 올라와 주신 부모님. 정리를 하고 잠깐의 휴식 후 다시 먼 길을 내려가시는 모습을 보며, 잔소리에 투덜대며 자신있어하던 저는 온데간데없이, 어미새를 떠나 홀로 다른 환경에 던져진 어린새가 된 느낌이였습니다. 막상 현실을 마주하니 자유로운 삶이 될 거라는 처음의 기대보다 부모님을 떠나 제 스스로 모든 일을 해야 한다는 책임이 더 큼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거기에 학교 건물, 도서관 같은 새로운 환경들은 모두 신기함이 아닌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장 수업 교실을 찾아가는 것부터, 말로만 듣던 실험 레포트는 어떻게 써야할지, 제게는 어떤 동아리가 맞고, 동기들과는 어떻게 잘 지낼수 있는지,,, 대학생활 그 자체가 모두 걱정스럽더군요. 그 중에서도 한 학기를 보낼 기숙사 생활이 가장 고민이였습니다. 저보다 한참 선배이신 형과 방을 쓰고, 가족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 생활하는게 익숙하지 않았던 저로서는, 그렇지 않아도 새로 적응해야 할 것들이 많았으니 더욱 겁을 먹고 있었습니다. 차라리 혼자 방을 쓰고 싶어 도망치고 싶었으니까요.

 

드디어 입사날, 저보다 한참 선배이신 룸메이트 형을 만나는 순간, “안녕하세요... 조심스럽게 인사드렸습니다. 그런 제게 형은 선배로서의 권위를 세우며 점잖게 행동할 법도 했지만 그동안의 제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반갑게 인사해주셨습니다. 또 어디서 왔는지, 과가 어디인지, 여자친구는 있는지 등을 물으시며 친근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에 이제는 새로운 곳에서 기댈 수 있는 가족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입니다. 새로운 것들이 두려움이 아닌 설렘으로 바뀌었던 순간이...

 

물론 처음부터 조금의 문제도 없었던 것은 아니였습니다. 서로 잠자는 시간이 달랐기에 일찍 잔다 싶으면 미리 양해를 구하고 불을 먼저 끄기도 했고, 제가 2분 간격으로 설정한 알람 소리에 형이 여러번 일어나셨기 때문에 제가 알람을 1번으로 줄이기도 했습니다. 방이 더러울 땐 저 혼자만 쓰는 공간이 아니다는 생각에 청소도 했습니다. 이렇게 서로를 배려하고, 각자의 생활을 존중하는 마음 덕분일까요?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단순한 문제 해결로 끝나지 않고 인간적인 믿음을 통해 훨씬 더 가까워지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룸메이트라는 형식적인 관계에서 형과 동생이라는 인간적인 관계가 되자, 어느새 형은 학교에서 가장 믿음을 주는 사람이였습니다. 세제나 비누 등 필수품을 어디서 사는게 좋은지, 학교 주변에 맛있는 밥집은 어디에 있는지 등 생활적인 부분부터, 수강신청은 어떻게 하는지, 실험 보고서를 어떻게 작성하는지, 자신의 과목 노하우 등 학업적인 면까지, 스스로 알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걸렸을 텐데, 저는 형에게 들으면서 더 효율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고, 제가 아는 만큼 더 자신있게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늦게 다니지 않느냐 의심하는 형의 여자친구에게 대신 거짓말을 해주고, 늦은 저녁 서로 배고파서 소박하게 컵라면을 먹으며 출출함을 달래기도 하고, 시험을 보고 들어오셔서 너는 공부 열심히 해서 성공하라는 말씀을 하셨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납니다.

 

그렇게 추억이 많았던 1학기를 마치고 현재 저는 새로운 룸메이트 형과 2학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요새는 동기들과 늦게까지 놀기도 하고, 전날까지 미룬 숙제를 부랴부랴 뜬 눈으로 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입학할 당시 순수하고 겁 많았던 제 모습이 어디갔을까 우습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제는 그만큼 불편함 없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있고, 두려웠던 기숙사가 저희 집처럼 안락한 보금자리로 느껴진다는 증거겠지요?

 

최근에 책에서 개구리에 관한 실험을 본적이 있습니다. “유리벽 안에 개구리를 넣어두면 개구리는 탈출하기 위해 수차례 점프한다. 그 때마다 유리벽에 막힌 개구리는 유리벽이 사라진 후에도 더 이상 점프를 시도하지 않는다.” 그 순간 신입생으로서 아무것도 몰랐던 제가 혼자 모든 걸 이겨내려 했다면 저런 개구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리벽 같은 새로운 환경 속에 수차례 점프를 해야했던 제가 형의 도움과 격려가 없었다면 과연 현재 주눅들지 않고 자신있게 점프할 수 있을까요?

 

오늘도 학교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일들을 경험했고, 거기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보람차게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이렇게 아무 것도 몰랐던 제가 대학 생활의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도록 도와주신 형에게 감사드립니다. 또 이러한 인연을 가능하게 했던 기숙사 생활에 감사합니다. 다른 사람의 친절과 도움이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도움을 받았듯이 앞으로 입학하게 될 신입생들에게 저 또한 자신의 능력을 자신있게 발휘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저는 두려움을 이겨냈다는 자신감으로 끊임없이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점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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