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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문지예
번호 : 106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2050

밤하늘과 함께

 

기숙사의 가장 큰 장점은 학교생활이 끝난 뒤에도 학교에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밤에 함께 할 수 있는 것 중에 기억에 남는 일은 밤하늘을 감상했었던 것이다.

2009년 새내기 때 가을에 유성우가 내렸었다. 유성우가 절정을 이루는 시간은 새벽 6. 매년 찾아오는 사자자리 유성우지만, 그동안 살면서 새벽에 쏟아지는 유성우를 관찰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그 해에는 대학에 입학하여 모든 생활들이 새롭고 모든 것에 흥미가 가는 때였다. 게다가 유성우라니! 평소에 별똥별 하나 보기도 힘든데, 그 신비롭고 아름다운 별똥별이 비처럼 쏟아지는 광경이라니! 상상만 해도 정말 멋질 것 같았다. 그래서 친구들과 나는 비록 잠이 쏟아지는 새벽일지라도 이 광경을 놓치고 싶지 않아 꼭 일어나서 같이 그 모습을 보기로 했다. 전화해서 안 받으면 방에 와서 깨워주기로 서로 약속하고 잠들었다. 모두 한 건물에 살고 있으니 전혀 어려운 부탁이 아니었기에 가능한 약속이었다. 그렇게 기다리던 그 날, 그 시간이 되어 우리는 서로 깨워주고 아주 두툼하게 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별똥별은 최대한 인공적인 불빛이 없는 곳에서 봐야 잘 보인다는 정보를 들어서, 우리는 불빛이 별로 없는 CC동산에 올라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우리가 생각했던 건 별똥별이 쏟아지는 광경이었는데 그 정돈 아니었다. 그러나 15분에 한 번꼴로 별똥별을 볼 수 있었다. 내 기억으로 그 날 나는 5개 정도의 별똥별을 보았던 것 같다. 감성이 충만하던 스무 살, 기숙사에 사는 친구들과 함께한 유성우 관측은 나에게 빛나는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2011년 겨울에는 우리나라에 11년 만에 개기월식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그때까지 나는 부분월식은 본 적이 있어도 개기월식은 본 적이 없었다. 천문현상에 관심이 많은 내가 역시나 놓칠 리가 없었다. 같은 기숙사 사는 언니랑 함께 두꺼운 외투를 입고 담요를 챙기고 컵라면을 사서 기숙사 옥상 위로 올라갔다. 완벽한 조건이었다. 우리는 라면도 먹고 얘기도 하고 월식도 관찰하는 13조를 누렸다. 게다가 이렇게 기억나는 추억도 만들었다. 과연 내가 집에 있었어도 추운 그 겨울 날 혼자서 개기월식을 관찰할 용기를 냈을까?

 

얼마 전 시험기간 때의 일이다. 도서관에서 새벽까지 공부를 하다가 방에 오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나를 맞은 건 다름 아닌 오리온자리였다. 가을하늘답게 유난히 청명했던 그 밤하늘에 반해서 나는 방에 가다가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7개의 별만 보이던 오리온자리에서 3개의 별이 더 내 눈에 들어왔고, 교과서에서만 보던 산개성단인 플레이아데스성단을 맨 눈으로 관찰하는 아주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밤하늘을 계속 관찰하면 별이 더 많이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리고 그 날 밤하늘은 나에게 그것을 증명해 주었기에 나는 계속해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 생에 가장 많은 별을 보았던 밤하늘로 남았다. 내가 만약 통학생이어서 새벽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를 할 수 없었다면, 그런 경험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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