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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김정우
번호 : 105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1975

 

“따라따라따라~”오늘도 아침 여덟시, 매일 같은 시각 울리는 핸드폰 알람소리가 울립니다. 한 손으로는 알람을 끄면서 잠을 깨는 저는 요즘 아침이 매우 개운해요. 특별히 잠을 예전보다 많이 자는 것도 아니고 잠자리가 바뀐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사실 몇일 전까지만 해도 아침에는 항상 일어나기 힘들어 했었거든요. 사실 요즘 변한건 이것뿐만이 아니랍니다. 지저분한 아니 더럽다고 할 정도로 어질러진 제 방도 훨씬 깨끗해졌구요 하루 일과가 끝이 난 후 방으로 돌아가는 제 모습엔 예전에 있지 않던 활기찬 기운까지 느껴진답니다. 모든 봉룡학사 사생들이 저처럼 변한다면 대학생활이 좀 더 행복해질텐데 말입니다. 과연 저에겐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이걸 대답해드리려면 잠깐 제 얘기를 들어보시면 아시게 될 것 같네요. 사실 저는 지난 대학 생활 동안 일반학생들 보다는 좀더 많은 장소에서 살아왔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11학번이니 이번학기를 포함하면 총 4학기동안 4곳의 장소에서 살아왔습니다. 거의 한 학기에 한 번씩 다른 장소에서 살았던 것이죠. 그렇다고 매번 기숙사 다른 방을 사용하고선 이런 소릴 하는건 아니구요. 기숙사를 포함해 자취와 하숙도 하였어요. 제가 이렇게 여러 군데를 전전하면서 살았던 것은 제가 새로운 곳에서 살기 좋아하는 것 때문은 절대 아니였답니다. 저는 사실 남들보다 새로운 장소로 옮겨 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옮겨 다니며 살았던 이유는 바로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살았던 곳이 시설이나 환경이 안 좋던 곳은 아니였습니다. 오히려 좋은 편에 속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방에서 학교로 처음 올라온 날부터 얼마 전까지 단 한번도 내 집처럼 맘 편히 푹 자고 일어나거나 집처럼 편안함을 느껴 본적이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불안함과 불편함을 느끼면서 지냈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10년 넘게 한곳에서 살다가 난생 처음으로 다른 곳에서 사니까 어색해서 그렇겠지 뭐 금방 괜찮아 질꺼야’ 라고 생각했지만 날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심해지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기숙사의 규칙들 때문에 그런가 싶어서 기숙사를 나와서 혼자 자취도 해보고 또, 부모님 같이 날 챙겨줄 사람이 필요한가 싶어서 하숙방에서도 살아봤지만 오히려 더 심해지기만 할뿐이었습니다. 그런 상태가 되다보니 제가 사는 장소에 애정을 느끼지 못하고 청소는커녕 정리도 안하게되고 날이 갈수록 더러워지더군요. 갈수록 그 상태가 심각해지다보니 나중에는 우울증 같은 증세도 보이고 학교생활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죠. 밖에서는 늘 기운이 넘??지만 방으로만 돌아오면 힘이 빠지고 불안했고 공부는커녕 편히 쉬기조차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지난 여름방학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집에서 방학생활을 하였는데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더군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함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방학이 끝나고 다시 학교를 올 때 생각한 것이 어차피 어딜 살아도 불편한 것은 같은데 그냥 다시 기숙사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기숙사를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또 예전 같은 불편함은 여전했고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제방은 또다시 더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 결국 또 이렇게 살아야만 되는 구나 한숨만 쉬면서 살던 중에 어느 날 변화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계기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왔습니다. 지난 2011년도 2학기는 기숙사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몰랐다 이번에 들은 사실인데 2학기에는 기숙사내에 친구들을 데리고 와도 되는 날이 있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그날에 제 여자 친구를 데려와서 같이 밥도 먹고 제방을 구경시켜줄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을 하니 제방이 너무 더러워 보이더군요. 어질러진 옷가지부터 널부러진 책들과 침대에서 벗어난 이불까지......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최소한 여자친구가 오는 그날까지는 깨끗이 살자라고 생각하고 당장 청소와 정리를 하였죠. 그 뒤로 더러워지기도 전에 정리하고 청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청소를 하고나니 별로 냄새도 안 좋더군요. 그래서 볶은 커피를 담아서 걸어두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조금씩 방에 애정이 생기더군요. 내가 치우고 정리하고 향기까지 나도록 한 방에 애정이 안 생길 리가 없죠. 그때부터 조금씩 달라지더군요. 스스로 내방에 정을 붙이기 시작하니 불안함과 불편함도 조금씩 사라지고 오히려 예전에 없던 편안함까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점점 방이 내 집처럼 편안해지고 잠도 예전처럼 설치지 않고 오히려 집에 있을 때 보다 편안하게 잘 수 있게 되고 편안히 휴식도 취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환경이아니라 제 마음가짐에 있던거죠. 예전에는 그렇게 불편하던 방이 스스로 정을 붙이기 시작하니까 너무나도 편안한 곳으로 바뀌고 그렇게 되니 대학생활이 편안하게 바뀌었습니다. 지금 방에서 이글을 쓰면서도 더없이 편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른 사생분들 중에서도 저와 같은 고충을 느끼신 분은 한번 방을 청소도하고 정리도하면서 정을 붙여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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