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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김동윤
번호 : 101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1661

기숙사 마스터

 

나만큼 기숙사를 여기저기 다양하게 써본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이번 학기에 지관으로 다시 돌아옴으로써 학부생이 쓸 수 있는 세 기숙사인 인관, 지관, 신관 트리플을 달성하게 되었다. 물론 그럴 이유가 없긴 하지만, 일부러 어느 기숙사가 좋은지 간을 보려고 여러 기숙사를 옮겨 다닌 것은 아니다. 어떤 기숙사에서 생활하였는지는 곧 그 학기에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혹시나 올해에 새롭게 입학하게 되는 신입생이 나의 글을 본다면 단지 GLS에서 가격과 호실 정보만 나와 있는 것보다 그 기숙사는 어떤 느낌인지 더욱 와 닿을 것이라 생각한다.

 

먼저 나는 2010년도에 지관으로 처음 입사하게 되었다. 나는 과학 고등학교 출신이었기 때문에 계절 학기를 들으러 1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미리 입사를 하였다. 내 주변에 대학생인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대학교의 생활을 처음 경험하게 되었고 모든 것이 마냥 신기했다. 그 때는 학점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수업 중간에 공강이 있다는 것, 반이 있지 않다는 것, 기숙사에서 살 수 있다는 것들 모두가 신기했다. 사실 그 때 계절학기로 듣는 사람은 선택권한 없이 무조건 지관으로만 입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기숙사 신청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지관은 다른 기숙사들과는 달리 학교 밖에 있어서 강의실과 거리가 약간 멀긴 하지만 그래도 십분 이면 어디든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나는 지관에서 아침 수업을 듣고 항상 친구들과 같이 밥을 먹으러 간다거나 같이 모여서 게임을 한다거나 놀았다. 대학 합격이 결정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여서 마냥 이 순간을 즐기고만 싶었다. 그 때 과학영어라는 하나의 과목만 들었는데 시험 볼 때는 벼락치기로 공부해서 적당히 성적도 받았다. 그렇게 나는 뭐가 뭔지도 모른 채 3주간의 기숙사 생활을 그렇게 마쳤다. 기숙사는 단지 나에게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즐거운 놀이터였다.

 

나는 이제 신입생이 되었다. 등록금 내는 것 기숙사를 신청하는 것 모두 나에게는 버거운 일이었다. 다들 그랬겠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꼭 상위권에 들겠다는 마음에 공부 계획도 모두 세웠고 성균 어학원도 등록했다. 기숙사에서도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히 공부하리라 마음먹었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개인실인 신관 4인 4실로 결정하였다. 룸메이트도 없어서 언제 자던 언제 놀던지 간에 아무런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너무 편했다. 하지만 무언가 사람 사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마치 나의 1학기 때의 생활과 같았다. 나름 동아리 활동을 한다고 2개의 동아리나 들었지만 너무 소심한 성격이었던 나는 어디 어울려 다니지 못했다. 그렇게 수업만 듣고 방에 와서 혼자 노트북만 하는 일상은 나에게 엄청난 회의감을 안겨주었다. 그렇게 어영부영 한 학기를 보내고 룸메이트들의 이름도 알지 못한 채 그 방을 떠났다.

 

2학기가 되었다. 1학기 때 너무 회의감이 들었던 나는 성격을 바꾸었다. 내가 한 학기 동안 대학생활에서 무엇을 잘못하였는지 기숙사를 통하여 느꼈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동아리 활동에도 참여하고 사람과 어울리는데도 많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나는 한학기만에 학교에 완전히 적응하였다. 언제든 술 한 잔 하자고 부를 수 있는 친구들, 같이 공부하러 도서관에 갈 친구들, 같이 봉사활동 하는 친구들 모두 얻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에서의 반대로 2학기 때에는 통학을 하게 되었다. 집인 인천에서 학교까지 오는데 2시간이 걸렸다. 이제 친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려고 하였지만 통학생이 되는 바람에 수업이 끝나면 바로 집으로 귀가해야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지금에서도 생각하는 것이지만 통학은 정말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 왔다 갔다 하는 시간만큼 버리게 되니 다른 학생들보다 뒤처지게 되었고 2학기 때 학점은 바닥을 찍게 되었다.

 

새롭게 2학년이 되어서는 인관을 신청하였다. 저번 학기에 학점에 매우 좋지 않았던 나는 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되어 생각할 것도 없이 가장 가격이 싼 인관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건물도 안 좋아 보이고 한 방에 4명씩이나 쓸 생각을 하니 답답했다. 그런데 인관도 지내다 보니 나름의 장점이 있었다. 인관에 특히 나의 동아리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항상 밥도 같이 먹고 아침 수업이 있으면 서로 방에 가서 깨워주기도 하였다. 또 싼 가격만큼 시설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전에 썼던 화장실과 크게 다를 바도 없었다. 그리고 룸메이트가 많아서 서로 입방식도 하며 이야기도 나누었다.

 

2학년 1학기는 나에게 가장 가난한 학기였다. 저번학기에 받지 못한 장학금 탓에 나는 밤에 컵라면 하나 사먹을 돈밖에 없었고 공부만 하였다. 또 예정에 없던 첫 연애를 하는 바람에 나는 더더욱 가난한 대학생이었다. 사실 나는 이 시기가 고맙다. 처음으로 돈의 소중함과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때의 나는 인관의 모습과 같았다. 돈도 없고 허름해 보이긴 했지만 나는 여태까지 중에 가장 열심히 공부하였고 다시 좋은 성적을 거두어 다시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리고 이제 지금 나는 다시 지관에 와있다. 처음 학교에 들어왔을 때 그 마음이 생각난다. 이제 학교생활을 이야기 할 때 기숙사를 빼놓을 수 없다. 내가 대학교 생활을 어떻게 하였는지 나의 기숙사가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기숙사에 사는지가 아니었던 것 같다. 어떤 환경에 부딪히던 간에 내 자신이 나의 문제점을 느끼고 열심히 노력하여 고치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기숙사를 옮겨 다닌 지 2년째에서야 되는 나는 깨달았다. 단지 기숙사가 숙식을 제공해 주는 건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나의 생활 모습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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