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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심유지
번호 : 99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1657

봉룡마을 사람들

 

2011년 겨울. 나는 낯설기만 한 자연과학캠퍼스에 짐을 풀었다. 나의 안전을 걱정하신 어머니께서 자취를 반대하신 까닭에, 나는 인문사회과학캠퍼스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봉룡학사에서 살게 되었다. 처음엔 아무도 모르는 이곳에서 사는 것에 대해 많은 걱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이내 곧 여기서 만난 분들과의 인연들 덕분에 나는 인사캠에 기숙사가 생긴 지금까지도 여기서 살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나의 2학년 대학생활에 소소한 행복을 선물해주신 분들과의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나는 봉룡학사에서 세 명의 룸메이트를 만났다. 처음 겨울방학 때 만난 룸메이트는 나처럼 인사캠 학생이었는데 이과계열의 복수전공을 하게 되어 여기서 살고 있었다. 기숙사 식당은 어떻게 이용하는지, 식권제도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도서관은 언제 여는지,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무엇이 있는 지 전혀 몰랐던 내게 첫 룸메이트는 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이 말해주고 도와주었다. 그 친구 덕분에 기숙사 생활 초반부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1학기 때 만난 룸메이트는 나와 동갑내기 친구로, 성격이 비슷해서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바쁜 학기 중 생활에 지친 우리는 서로 힘을 북돋워주곤 했다. 유난히 힘들어하는 날엔 작은 과자나 초콜릿을 힘내라는 쪽지와 함께 책상위에 올려두기도 했고, 함께 스트레스를 풀러 노래방에 가기도 했으며, 서로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고 기숙사에서 함께 공부하기도 했다. 아플 땐 서로를 간호해주기도 하고, 둘 다 아프면 같이 병원을 갔다. 삶의 많은 부분을 함께하는 룸메이트이기에 많이 친해져서 서로 지켜야할 예의를 자칫 잊으면 불편해지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는 서로 입장에서 한 번쯤 다시 생각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기에 오히려 서로의 배려에 고마워하곤 했다. 창문을 열 때나 불을 끌 때, 청소를 할 때 등 우리 둘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일을 하기 전에는 늘 서로의 의사를 먼저 물어보았다. 또한 내 쓰레기통을 비울 때 룸메이트의 쓰레기통도 함께 비우고, 룸메이트가 청소를 했으면 그 다음번에는 내가 자발적으로 하는 등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기숙사 같은 층에 살던 룸메이트의 또 다른 친구와도 종종 마주치면서 알게 되었는데, 식당에서 밥도 같이 먹고 시험기간도 함께 도서관에 가면서 많이 친해질 수 있었다. 우리 셋은 지금도 자주 만나고 연락하며 많은 이야기를 공유하고 즐거운 추억들을 쌓아가고 있다.

 

여름방학 때 만나 2학기를 함께하고 있는 룸메이트 언니와도 친자매처럼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당시 중요한 시험을 준비하던 언니였고, 막바지에 힘든 시간을 보내던 언니였고 나는 한참 진로문제로 고민하고 있었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의미가 컸다.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기 위해서 따뜻한 격려의 말을 해주고, 지치지 않게 응원해주고,

또 때로는 따끔하게 서로를 지적해주기도 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많은 추억거리들을 함께 만들고 있다. 한가로운 주말에 맛있는 도시락을 싸서 날씨 좋은 날 캠퍼스에 앉아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좋은 책들을 서로 권해주고, 시험기간에 서로 깨워가며 같이 공부했다. 얼마 전 중간고사 기간에 나의 노트북이 고장이 나는 바람에 당황했는데, 언니가 자신의 노트북을 흔쾌히 빌려주어서 무사히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할 수 있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 우리는 같이 주말을 이용해 설악산에 가기도 했다. 남은 두어 달도 언니와의 소중한 시간들로 채워질 것을 생각하니 두근두근 기대가 되기까지 한다.

 

기숙사 생활에서, 가장 개인적인 공간을 함께 공유하고, 서로의 시간에 함께 있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만큼 정말 중요한 사람이 룸메이트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생각하는 예의와 배려로 기숙사를 집만큼이나 편하게 만들어준 룸메이트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있다.

 

기숙사에서 만난 사람들은 또 있다. 지난겨울, 나는 기숙사의 입/퇴사 기간에 관련 업무를 보조하는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기숙사 업무를 담당하는 언니 그리고 함께 아르바이트를 했던 친구를 그 때 만날 수 있었다. 약 일주일 간 함께 일했는데, 정말 바쁠 때 힘들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르바이트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소중한 인연이었다. 그 당시 경비관 아저씨, 매점 아주머니도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무사히 일주일을 보낼 수 있었는데, 이때의 경험 덕분에 내가 살고 있는 기숙사, 그리고 더 나아가 학교가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라는 것도 알게 되어서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물론, 그 때 만난 언니와 친구와는 그 이후에도 같이 만나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면서 역시 잘 지내고 있다.

 

기숙사에 와서 얻은 것들이 많지만, 가장 큰 건 이렇게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 가족 같은 사람들이 되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대학생활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면 반은 성공이라고 하는 말도 있을 만큼 서로를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내가 여기 와서 만난 사람들 모두가 내게는 정말 귀한 사람들이었다. 기숙사라는 단체 생활을 하면서 배워가는 것도 많고, 깨닫는 것도 많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여기서 만났던 사람들로 인해 따뜻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나도 항상 고마운 그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만날 사람들에게도 역시 따뜻한 사람으로 남길 바라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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