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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박수빈
번호 : 78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1640

봉룡학사 사생도 잘 모르는 이야기

  

나는 22살 2012학년도 자연과학계열 입학생이다. 다른 학교에 다니다가 4개월 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이 학교에 들어오게 되었다.

 

처음 봉룡학사 예관에 입사했을 때가 생각난다. 우리 식구들이 총 출동하여 집에 있던 물건들은 완전히 싹쓸히 하듯 가져와 겉보기엔 장소만 다른 내 방처럼 만든 기숙사에 입사했다. 처음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낸다는 것이 새로웠지만 ‘실은 낯설었다‘’라는 표현이 더 맞았다. 집에 있던 내방에서 가져온 물건들이 전부인 기숙사의 내방이었지만, 내 방 같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건 아마도 매일 아침 엄마 목소리 알람으로 일어나고 엄마가 차려주신 밥을 먹고 엄마가 손수 빨아 주신 옷을 입고 다니던 엄마에게 생활의 대부분을 의지한 나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기숙사 사생이 되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부모님에게서의 독립을 시작한다라는 의미였다.

 

독립심을 기르기 위해 내가 필요로 한 것은 부지런 함이었다. 학교 수업을 듣고 학교 수업에 대한 공부를 하고 책을 읽으면서도 빨래와 청소 작게는 이불개기까지 엄마가 하던 일들을 내가 해내기 위해서는 부지런 해야만 했다. 그래서 난 식물을 기르기로 했다. 할 일도 많은데 왜 식물을 길러? 라고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식물을 기르면서 그것에 물을 주고 햇빛을 쬐어 면서 내 하루를 시작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창문도 열어 주고 하면서 방의 환기도 시킬 수 있었다.)

 

내가 식물을 기르면서 규칙적인 생활로 부지런함을 찾고 독립심을 기르며 조금은 기숙사의 사생에 적응 될 때였다. 화장실에 갔는데 화장실 칸이 있는 쪽 창가에 화분 열댓개가 있는 게 아닌가, 그것도 매우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너무 신기했지만 그 식물들의 주인이 누군지 몰랐기에 그냥 신기해 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험기간이 다가오고 공부를 하기위해 새벽 일찍 샤워실에 가는데, 룰루루 노래 소리가 들렸다. 새벽이라 처음엔 섬뜩하기도 했지만 점점 노래 소리를 들으니 누굴까 궁금함이 더 커서 봤더니 청소하시는 어머님이 계셨다. 청소해주시는 어머님이 그 많은 식물들에게 물을 주고 계셨다. 나는 그제야 그것이 어머님 것인가 생각하고 어머님께 “안녕하세요? 식물 기르시는 것을 좋아 하시나 봐요?” 라고 인사를 건냈는데, 어머님께서 대답을 하셨다. “내가 식물 기르는 걸 딱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야. 그리고 이 식물들은 내 것도 아니고.” 그래서 나는 되물었다. “아 그러면 그냥 학생들것에도 물을 주시는 거세요?” 어머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퇴사 할 때 학생들이 많은걸 버리거나 놓고 가면 그것의 대부분은 버렸지만 식물들은 차마 버릴 수 가 없어서 내가 하나씩 죽어가는 것도 살려놓으면서 키워보니 이렇게 많아졌어. 그리고 학생들도 예쁜 꽃을 보면 좋아할 것 같아서.” 나는 너무 감동적이었다. 항상 새벽마다 일 하시느라 항상 고생이 많으신 것 같다고 생각했고 매번 우리가 막 버린 쓰레기를 다시 꺼내 분리수거를 일일이 하시며 수고해주시는 어머님이셨는데 또 우리가 더 편리하게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주시는 어머님이셨는데 그것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예쁜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셨고 어떻게 보면 우리가 소중히 생각하지 않고, 혹은 소중히 생각했었지만 더 이상 소중히 생각하지 않게 된, 버리고 간 것을 다시 소중히 생각해서 잘 자라게 해주셨다는 점이.

 

너무 좋은 그리고 깨끗한 봉룡학사 그리고 아기자기하고 예쁜 봉룡학사가 있게 된 것은 우리 뒤에서 수고해주시는 그러한 분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한번정도는 사생으로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건네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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