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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권기범
번호 : 36 등록일 : 2011-12-14 조회수 : 2195

[ 파란만장 기숙사 생활기 ]

 

대학생으로서 기숙사에서의 첫날밤은 아직도 생생하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기숙사 생활을 해보지 못한 나는 그저 2박 3일 수련회에 온 중학생처럼 설레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고향이 울산인 나는 기숙사에 입사하는 날 자동차에 짐을 모두 싣고 가족과 함께 학교로 올라왔다. 집과 떨어져 혼자 살아본 경험이 없는 나였기에 부모님께서는 걱정을 많이 하셨다. 하지만, 나는 외쳤다 ‘나에게 드디어 자유가!’ 그날 이후로 나는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파란만장한 나날들을 보내게 된다.

 

입사 날, 방에는 아직 룸메이트가 입사하지 않은 상태였다. ‘룸메이트분은 어떨까? 이상하진 않을까? 친해지지 못하면 어색해서 어떻게 지낼까?’ 라는 온갖 생각을 하며 짐정리를 거의 마쳐가고 있을 때 룸메께서 들어오셨다. 친숙한 인상에 익숙한 말투, 속으로 내심 기분이 좋았다. 역시나, 고향이 같은 선배였던 것이다. 룸메를 보기 전 봉룡학사에서 룸메의 학번을 확인하고는 학번 차이가 많이나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나는 룸메와 이틀도 채 되지 않아 친해지게 되었다. 고향 이야기도 하고 미팅, 소개팅 경험담도 듣고 군필자만이 아는 군대 이야기도 흥미롭게 들으며 늦게 자기도 했었다. 우리는 가끔 치킨을 시켜 방에서 먹으며 “아~ 맥주한잔 하면 좋겠다”며 문을 박차고 함께 맥주를 먹으러 나가기도 했었다.

12년 간의 학창시절을 거쳐 대학교에 들어온 나는 그 자유로움과 설렘, 들뜬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1학년 1학기는 평생에 후회가 되지 않도록 놀아 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처음으로 죽도록 술도 마셔보고 시끄러운 클럽문화도 즐겨가며 밤을 새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약간의 걸림돌이 되었던 통금시간! 학기 초에는 고등학교 시절에 밤을 새던 체력으로 밤을 새고 또 새면서 놀았지만 날이 갈수록 “아... 1시전에 들어가자”며 열심히 달려가면 문은 굳게 닫혀 다시 술집으로 돌아가곤 했었다.

이렇게 정신없는 나의 대학생활 첫 3월을 보내고 방에 앉아 벽에 붙여놓은 식권을 보니 ‘내가 기숙사에서 밥을 먹긴 먹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밤에 식당아주머니께서 만들어주시는 와플, 만두, 떡볶이, 라면은 정말 꿀맛이지만 식권을 5장씩 내며 먹노라면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매달의 마지막 날 식권을 음료수로 바꿔 들고 올라오며 ‘다음달 부터는 아침도 챙겨먹고, 식권을 남기지 말아야지!’라며 매달 다짐하지만 이번 달 남은 식권을 보니 음..

 

공강시간이나 주말이 되면 친구의 방에 놀러가 같이 과제도 하고 예능도 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조 과제를 하기위해 휴게실에서 자판기 커피를 연신 뽑아 마셔가며 밤새 과제를 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하루는 통금 시간이 지나 친구와 과제를 하는데 치킨이 너무 먹고 싶어 일층 창문으로 받아 먹기도 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이렇게 정신없이 즐겁고 재미있었던 1학기 기숙사 생활이 지나가고 나는 여름 계절 학기 기간 기숙사 신청을 하게 되었다. A동으로 힘들게 짐을 옮겨가며 이사를 마치고 몸살에 걸려 하루 종일 누워 있었던 기억도 난다. 계절학기 수업을 듣진 않았지만 개인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기숙사에 머물게 되었던 터라 매일매일 하릴없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책을 읽고 영어공부도 해야지~’ 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여행을 다니고 선배와 친구들을 만나다 보니 16일이 훌쩍 가버리고 없었다.

2학기, 나는 다시 신관 B동에 입사하게 되었다. 또다시 12층에 호실이 배정된 나는 선배들께서 왜 10층 이상은 통학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엘리베이터 대란’, 짝수 홀수 층이 나뉘어져 있지만 타이밍이 좋지 못할 때는 족히 10분은 걸리는 것 같다. 그 덕분에 수업에 조금 일찍 나가는 버릇이 생겼긴 하였지만…

 

대학교에 와서 사랑하는 친구들과 선배들을 만나고, 1년 동안 크게 한번 아프지 않게 해준 데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 바로 사랑하는 기숙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만나자고 늦게 연락이 와도 언제든지 금방 나갈 수 있고 자다가 수업에 늦어도 뛰어나가서 수업을 듣고, 공강시간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들어와서 쪽잠을 잘 수도 있는 난 기숙사가 너무 사랑스럽다. 그리고 ‘참돔’이 기숙사생을 위해 강당에서 상영하는 영화 나 총학생회에서 주최한 칵테일 쇼, 그리고 기숙사 토익반, 영화감상반 등 기숙사생을 위한 편의시설과 문화생활은 너무 좋고 항상 감사하게 느낀다. 머리가 아플 때 시원하게 바람을 쐴 수 있는 옥상과 운동이 하고 싶을 때 운동기구를 빌려주는 사생회도 감사하다.

나는 이번 겨울도 내년에도 기숙사에서 지낼 생각이다. 조금 있으면 입학하게 될 후배님들도 얼른 이 좋은 기숙사에서의 경험들을 할 수 있길 바라며 여기서 글을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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