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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손덕조
번호 : 18 등록일 : 2011-12-13 조회수 : 2425

[ 그땐 왜 몰랐을까 ]

 

수업을 마치고 기숙사 1층에 들어섰을 때, 갑자기 내 눈에 들어온 문구가 있었다. “봉룡 학사 생활 수기 공모”라는 전지에 쓰여진 큰 글귀였다. 주제를 살펴보던 중, 잠시 기숙사에 입사해서부터 지금까지의 기억들이 내 머릿속을 스치기 시작하였다.

 

처음 지관에 입사하여, 어느덧 지금은 1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지만, 현재 3학년이라는 이유로 바쁜 생활을 보내며, 과거를 돌아볼 틈이 없었던 나에게 잠시나마 추억에 잠겨 수기를 작성해보았다. 때는 바야흐로 2010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나는 그 당시 군인이라는 딱지를 떼어 낸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복학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 기대감에 미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으나, 군인정신으로 무장하여 통학하는 시간마저 공부시간으로 확보하기 위해 기숙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기숙사에 처음으로 입사하게 되어 설레이기도 했고, 2인 1실이다 보니 룸메이트에 대한 기대감도 가지게 되었다. 기숙사에 입사하는 첫 날, 군대도 다녀왔기에 룸메이트는 당연히 동생일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살게 될 713호 방 앞에 도착하였다. 방 앞에 도달하여,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과 함께 방문을 열었을 때, 기대와 다르게 나보다 한 살 많은 형이 미리 도착해있었다. 형과 함께 생활하면 여러모로 눈치를 봐야하며, 자유롭게 생활하는데 부담스럽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다소 당황스러웠다. 우선 룸메이트 형과 잠시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방에 짐을 풀고 정리를 하였다. 그 순간부터 룸메이트 형과의 굵고 짧은 기숙사 생활은 시작되었고, 그 당시만 해도 서로 한 학기동안 그 많은 에피소드가 생길거라고는 미처 생각치 못했다.

 

지금부터 룸메이트라는 말을 빼고 간단히 형이라고 쓰겠다. 방을 정리한 후, 형과의 대화가 시작되었고, 서로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탐색전이 시작되었다. 아무래도 군대를 먼저

갔다 와서 복학을 한 상태이다 보니 여러모로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복학하여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며, 또 어떻게 학점을 관리해야 되는지를 알게 되었고, 또한 학교를 떠나있던 2년 동안 학교의 변화된 점과 더불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 대화를 통해 첫날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첫날이 지나고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형과 같이 밥을 자주 먹게 되었고, 많은 대화를 하다 보니, 점차 어색함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서로 장난칠 정도로 친해지게 되었다. 나 또한 형이 이것저것 챙겨주고 알려주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여, 더욱더 깍듯하게 형에게 행동하였다. 하물며 잠자는 시간마저도 형이 잠잔다고 말하면, 나도 덩달아 잔다고 하며, 침대에 누울 정도였다. 사실 나는 야행성이다보니 늦게 자는 편이었지만, 나로 인해 형이 잠자는데 피해를 받을 것 같아 다소 이른 시간이였지만 잠을 자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차츰차츰 나도 모르게 군대에서 선임을 대하듯 형에게 깍듯하게 행동하였고, 형또한 싹싹하게 동생이 잘 맞춰주다 보니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9월 한달 동안 급속하게 친해지게 됨에 따라 형은 “우리 너무 금방 친해지는 거 아냐?? 원래 기숙사 룸메이트랑 이렇게 친해지기 쉽지 않은데”라며, 자주 말을 건넸으며, 나는 기숙사 생활이 처음이다보니, 서로 친해지는 것이 쉽지 않을 꺼라 생각했지만, 형과 금방 친해지다 보니 궁합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났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듯이, 9월이 지나 10월 들어서 부터는 형과의 관계가 어느덧 군대 선후임관계로 변해버리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형은 선임처럼 내가 하는 일에 일거수일투족 관여하고 있었고, 나는 그런 상황들이 반복됨에 따라 지쳐가고 있었다. 내 성격탓에 직접적으로 불만사항을 말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게 되었으며, 그걸 알리없는 형은 점점 더 도가 지나칠 정도로 관여하게 되었다. 처음에 동생이 잘되라는 마음으로 깊은 관심을 가지던 것이 어느새 부모님보다 더한 잔소리와 제재를 하였으며, 내 의견을 무시하는 언행으로 점차 나는 형에 대한 반감심이 깊어지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시험기간이 다가오면서, 예민해 있던 나는 계속된 형의 말투와 행동에 점차 반감심이 고조되어 갔다. 전과 다르게 형에게 삐딱하게 행동하다보니 이를 이상하게 여긴 형은 중간고사를 마치고 난 이후에 나에게 대화를 권했고 이 기회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것들을 토로하면서 서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완벽하게 서로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한 이유로 관계가 더 극심히 악화되어갔다.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아두는 나의 성격과는 달리 직설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형의 성격이 초반에는 맞는 듯하였으나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엇나가는 것을 보고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답답하면서도 쉽게 실마리를 찾지 못하였다. 어느덧 11월이 되어, 몇 일간 형과 내가 생각한 답은 그냥 보통의 룸메이트와 같이 서로에 대해 관심을 끄고 각자 생활하는 식으로 행동하게 되었다. 어짜피 한달이 지나면 기숙사에서 퇴사하기 때문에 굳이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식으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11월을 지내면서 12월이 돌아오니 이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형의 빈자리를 느끼게 되었고, 다소 지나친 관심이 있었지만, 그것 또한 정말 동생이 잘되라는 마음에 있어서 관심의 표현이었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형의 언행에 있어서 불만을 가지게 되면 즉각적으로 남자답게 공손한 말투로 형에게 말을 건넸으면 바로바로 문제가 해결되고 9월달의 좋은 관계가 지금까지 계속 지속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이 때 정말 놀라운 건 형 또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서로 몇 마디를 건네다보니 어느새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고, 결국엔 이전까지 가지고 있던 앙금이 점차 누그러지게 되었다. 정말 한 학기동안 짧다고 볼 수 있는 4개월동안 룸메이트 형과 희로애락을 경험했고, 형을 만났기에 복학하고 적응하는데 더딜 수 있었던 학교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현재는 내가 진로에 대해 걱정하고 고민할 때 형을 먼저 찾게 되었고, 형 또한 동생이지만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이 같은 일화를 마음속에서 꺼내게 된 계기는 1년 전 룸메이트 형에게 받았던 관심과

애정을 새로 만나게 될 룸메이트 동생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자 했었던 마음이 어느덧

사라져 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 같이 생활하는

동생에게 단순히 룸메이트 관계를 넘어 학교 선후배이자 형 동생이라는 관계로 나아가 경험을 토대로 동생을 위해 진지하게 조언해주며 많은 관심을 보여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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