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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안선민
번호 : 16 등록일 : 2011-12-13 조회수 : 2737

[ 4년간의 기숙사 생활, 그리고 졸업 ]

내가 처음 기숙사에 입사한 건 입학도 채 하기 전 겨울방학이었다. 대학생활에 대한 동경과 로망으로 뭐든지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았기에 대학과목 선 이수제도를 신청했다. 방학이 시작되었고 설레는 가슴을 안고 기숙사에 입성했다. 그 때만 해도 방학에는 여학생도 지관에 함께 살았었기에 내가 처음으로 입사 한 곳은 바로 지관이었다. 일반화학1과 일반화학실험1을 들으며 수업 뿐 아니라 대학생활도 먼저 익힐 수 있었다. 처음하는 기숙사 생활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고 빨래를 하고, 빨래를 개고, 청소를 하며 어른이 된 것 같았다. 대학생 언니, 오빠들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나도 대학생이라는 설렘으로 이른 시간이었지만 아침을 먹을 때에는 무조건 씻고 단장한 후에 나갔고 옷도 많이 샀었다. 아마도 그 때 우리 엄마는 힘들었겠지만.. 이렇게 처음 했던 기숙사 생활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며 앞으로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리고 1학년 1학기는 통학을 했다. 인천에서 수원까지 편도 약 2시간.. 한참 재밌을 시기에 방학 동안 했던 기숙사 생활이 너무 그리워졌다. 결국 여름방학, 나는 다시 지관에 입성했다. 2008년 방학 때는 원하는 친구와 함께 방을 쓸 수 있었으므로 친구와 함께 방을 쓰면서 참 편하고 재밌었다. 또한 이 때 기숙사에 살면서 동아리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었다. 이 때 내가 기숙사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그 동아리는 아직도 먼 존재일 지도 모른다. 1학년 2학기에 처음으로 예관에 입사했다. 중도입사였기 때문에 같은 학번의 친구와 함께 방을 썼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의 친구였는데 말이 별로 없는 친구였다. 나도 나름대로 내 생활을 하느라 바빴고 그 친구도 바빴기 때문에 서로에게 별 관심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친구의 영어 잠꼬대는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으리으리한 새 기숙사가 생겼다. 기숙사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신관은 정말 멋있었다. 내가 생각하던 대학의 기숙사 같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6인 3실에 들어갔고 같은 또래의 친구들과 생활하며 너무너무 즐거웠다. 거실에서 치킨을 시켜먹고 같은 날 함께 고무장갑 끼고 화장실, 거실 등등 청소를 하며 깔깔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도 더 된 일이 돼버렸다. 바로 옆방에 친구가 살았기에 친구 방에도 많이 놀러가고 옆 방 사람들하고도 친해질 수 있었다. 2학년이 되어 전공진입을 하고 과 동아리에 들어갔다. 그 곳에서 만난 우리 아래층에 사는 선배 오빠들, 아침에 함께 밥 먹고 수업도 같이 가며 좋은 추억을 정말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2학년이 되었다고 처음 기숙사 입사할 때 설레던 마음과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씻지도 않은 몰골로 기숙사 식당에서 오빠들과 아침을 먹곤 했다. 2학기엔 2인 1실에 살았고 후배와 함께 살게 되었지만 아뿔싸, 재수를 했다고 한다. 또다시 친구와 함께 살게 되었다. 선배님과 함께 살면 내가 조금 더 조심하면 되고, 후배님과 함께 살면 다독거리고 이해하며 살면 되는데.. 동갑인 친구는 조금 막막했다. 내가 먼저 다가가기도, 다가오길 기다리기도. 결국 그 친구와도 흐지부지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기숙사 생활을 하며 가장 후회되는 부분이 ‘왜 그 때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았을까?’이다. 이 수기를 보는 (입사)후배님들은 룸메이트에게 먼저 다가가고 좋은 추억을 만들며 나처럼 후회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고등학교 시절 못해봤던 생활을 너무 많이 한 탓일까. 신관 기숙사의 가격적인 부담으로 예관에 입사하려 했지만 낮은 성적으로 실패했고 3학년 1학기도 신관에 살게 되었다.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을 갖고 다음 학기에는 기필코 예관에 들어가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역시나 깨끗한 시설과 편리한 화장실 생활은 신관이 최고 인 것 같다. 그 당시 찾아보기도 힘들었던 4살 많았던 언니와 한 방을 썼다. 나도 이제 3학년이랍시고 상큼한 후배와 한 방을 쓸 줄 알았는데 날벼락이었지만 방에 잘 들어오지 않던 언니 덕분에 참 편하게 기숙사 생활을 했다. 여름방학 예관 입사와 더불어 2학기도 예관에 입사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예관, 신관, 심지어 지관까지 모두 살아본 사람은 흔하지 않을 것 같다. 3학년 2학기는 기숙사가 참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취업 준비도 해야 했고 각종 시험으로 성적을 만들어 놓아야 했고 학점에도 신경 써야 했다. 물론 인맥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했으므로 밤에는 거의 기숙사에 없었지만. 어쨌든 밥걱정 할 필요 없고 더울 땐 시원하고 추울 땐 따뜻한 기숙사는 특히나 이 시기의 나에게 ‘식과 주’에 대해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지난 학기와 이번 학기까지 총 8학기를 다니며 기숙사에 보낸 7학기와 3번의 하계방학은 내게 참 좋은 추억이 많이 주었다. 술 먹다가 통금 시간 맞춰 뛰어가던 그 시절과, 함께 휴게실에서 야식을 먹고, TV를 시청하고, 아프면 간호도 해주고, 청소도 하며 참 많은 사람을 알게 되었고 아직도 좋은 사람들이 내 곁에 남아있다. 다른 전공을 가진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고 다른 생각과 다른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도 만났다. 맛있는 밥 먹으며 좋아하기도 하고 맛없는 밥 먹으며 쓸데없이 욕을 하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전반적으로 기숙사는 참 좋다. 대학생활 꼭 한번쯤은 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기숙사 생활이다. 함께하는 삶을 배울 수 있었고 공동체 생활에서 지켜야 할 것들도 많이 익힐 수 있었다. 물론 자립심은 기본적인 옵션으로 따라온다. 이제 졸업을 하고 기숙사를 떠나지만 내 대학생활의 절반은 기숙사에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기에 앞으로 기숙사 생활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수기를 쓰며 내가 겪었던 기숙사 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도 참 기분이 뭉클하고 뭔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든다. 아까도 했던 말이지만 내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바로 여러 사람과 많이 만나보고 먼저 다가가라는 것이다. 3학년 2학기부터는 계속 후배님들과 살아왔고 그 동안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먼저 다가가 편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전까지 함께 생활했던 룸메이트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감정이 든다.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분명 좋은 추억이 많이 생길 것이고 서로 마음의 문을 닫는다면 불편한 생활이 시작 될 것이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고 함께 생활한다면 누구보다 멋진 기숙사 생활과, 멋진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떠나지만 4년 전의 나처럼 설레는 맘을 가지고 12학번 후배님들이 내 자리를 채워주겠지? 안녕, 나의 모교 성균관대학교, 안녕, 나와 동고동락하던 봉룡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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