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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번호 : 5 등록일 : 2019-11-25 조회수 : 1254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어머니, 잘 먹겠습니다~”

어이구, 오늘은 더 안 드셔? 더 줄게, 그릇 줘 봐

 

매일 아침 8시와 11시 반이면 항상 이루어지는 대화. 위의 대화 내용만 보면 어머니의 음식에 항상 감사하며 먹는 착한 자식과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는 기숙사에 6학기째 거주 중인 사생이다. 지방에서 수원까지 올라온 나는 아는 사람 하나 없었던 이 성균관대에서 가장 자주 뵙게 되는 분들이 있었다. 바로 기숙사 식당에서 근무하시는 조리원분들이다.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것을 꿈꾸던 21살의 나는 홀로 산지 2달만에 외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룸메이트가 있었지만 다른 생활 패턴로 인해 자주 만나지 못하는 사이가 대부분이고, 밥을 먹는 선배, 동기들도 매일 보는 것이 아니라 약속이 있을 때만나다 보니, 누군갈 만나게 되더라도 방으로 돌아오는 순간 공허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아마도 나뿐만이 아니라 꽤 많은 사생들이 공감하였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 아침식사를 하지 않던 내가 처음으로 기숙사 식당에서 아침을 먹게 된 날이었다.

이 아침에 밥도 챙겨먹고 장하네~ 학생은 어디서 왔어?”
저 경상도에서 올라왔습니다.”
아이고 멀리서 와서 아침부터 수업 듣는다고 고생이 많아~ 많이 먹고 가~”

.

좋아하던 국을 떠주시면서 해주신 따뜻한 이 말 몇 마디가 가슴에 작은 울림을 가져다 주었다. 그때부터였다. 내가 조리원분들께 어머니라고 하면서 인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처음엔 안녕하세요에서 시작되었던 말들이 날이 지날수록 어머니 잘 주무셨어요? 등의 안부를 묻기 시작해서 음식이 맛있었다고 웃으며 말을 건네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밥을 먹으러 가는 시간이 즐거워졌고, 이제는 퇴근하시는 조리원분들이 날씨 걱정, 건강 걱정까지 해주시는 따뜻한 사이가 되었다.

기숙사의 가장 아래층 식당에서 매 끼니 사생들의 식사를 책임지시는 우리 어머니들이 계셔서 나는 제1 공학관에서 수업을 듣고 활동을 하지만 끼니만큼은 꼭 기숙사 식당을 이용한다. 비록 메뉴가 반복되기도 하고 가끔은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 있을 때도 있지만 나는 어머니들과의 그 따뜻한 인사 한마디가 좋아 더 이용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가족을 식구(食口)라고도 한다. , 식사를 같이하는 사이를 식구라고 하는데 인사를 주고받는 것뿐인데도 고향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가족같고 기분 좋은 따스함이 새로이 느껴진다.

학업에 치이고, 인간관계에 치이고, 현실에 치이는 요즘. 아침 한 끼 먹으면서 주고받는 이 따스한 말들이 기분좋은 하루의 시작을 하게끔 해준다. 혹시나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가제에 찌들어 힘들었다면 식사를 할 때, 어머니들께 잘 먹겠습니다라고 웃으며 한마디만 건네 보면 어떨까? 이 작은 인사가 하루의 행복을 결정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말한다.

어머니, 잘 먹겠습니다

(P.S 여담이지만 인사를 하고부터 배식량이 가끔 좀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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