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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생활수기 당선작 금상 - 김동현
번호 : 58 등록일 : 2011-12-15 조회수 : 1945

 

[ 지관 7층 어머님께 ]

 

안녕하세요. 우리학교 기계공학부에 재학중인 07학번 김 동 현 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봉룡학사에서 생활수기 공모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나서 문득 작년(2010) 1학기 때 지관 737호에서 살면서 제가 겪었던 훈훈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얘기를 써보면 좋겟다 싶어서 글을 써보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글 실력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01, 지난 2년간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했던 군대에서 마침내 해방되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학생으로의 삶은 내 대학생활에 있어 새로운 시작이었다. 20103, 마치 학교를 갓 입학하는 신입생처럼 벅찬 설레임을 안고 학교로 돌아왔다. 그리고 앞으로 한 학기동안 나의 둥지가 될 지관 737호에 짐을 풀었다. 2년만에 돌아온 학교 기숙사는 매우 반가웠다. 군대에 있던 2년간 침대도 없고 좁아터지고 뜨거운 물도 제대로 안 나오는 구식내무반에서 살다가 지관으로 오니 기숙사가 마치 호텔처럼 느껴졌었다.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을 일이지만 갓 전역한 그 당시에는 그렇게 느꼈었다.

아무튼 방을 다 정리하고나서 잠깐 쉬러 휴게실로 나갔다가 복도에서 한 아주머님과 마주쳤다. 대걸레를 들고계신걸 봐서 기숙사를 청소해 주시는 아주머님인듯 했다. 지관 737호에서 생활하면서 그 아주머님과는 매우 자주 복도 또는 휴게실이나 식당 등에서 자주 마주쳤다. 마주칠 때마다 난 반갑게 인사를 드렸고 그럴 때마다 아주머님께선 환하게 웃으면서 내 인사를 받아주셨다. 우리 어머님을 꼭 닮은 그 아주머님의 미소는 인사할 때마다 날 훈훈하게 했다. 그래서 항상 마주칠 때마다 꼭꼭 인사를 드렸고 휴게실 같은데서 마주칠 때에는 가벼운 안부를 묻기도 했다.

아주머님은 거의 매일 새벽부터 나와서 청소를 하셨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곤히 자고있을 새벽 6시즘 무렵부터 나오셔서 저녁시간까지 내내 세면장, 화장실, 휴게실, 복도, 계단 등을 청소하셨다. 아주머님이 새벽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청소해주시는 덕분에 우리 학생들은 깨끗하고 편안하게 기숙사에서 살 수 있었다. 그래서 늘 아주머님을 마주칠 때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곤 했었다.

어느날은 이런적도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아마 학교 축제기간 중 토요일 밤이었다. 학교 축제기간에는 학생들이 평소보다 훨씬 많이 술을 마신다. 학교 전체가 술에 취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나 또한 동아리 후배들이 운영하는 일일주점에 가서 거나하게 먹고 얼큰하게 취해가지고는 기숙사로 돌아왔다. 들어와서 씻고 이제 잘려고 자기 전에 화장실에 갔는데 그곳에 청소하시는 아주머님이 거기서 청소를 하고 계셨다.. 이 늦은 시간에 더구나 토요일 밤에 여기 계실줄은 생각도 못하여 깜짝 놀라서 인사를 드린 후에 왜 아직 집에 안들어가셨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주머님께서 학교 축제기간에는 학생들이 화장실에나 많이들 토를 하고 막 더럽게 쓰니 그것들을 치우러 왔다고 하셨다.

토요일 밤에 집에 일찍 가서 쉬지도 못하시고 여기 나와서 학생들 토사물들을 치우시는 모습을 보니 왠지 너무 죄송스러웠다. 그래서 그 다음 월요일에 아주머님께서 휴게실을 청소하실 때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서 하나 드시라고 갖다드렸다. 그러자 아주머님께서 아니 학생이 돈도 없는데 뭘 이런걸 주냐면서 극구 사양했지만 내가 이거 별것도 아닌데 나중에 쉴때 드시라며 결국 아주머님 주머니에 넣어드렸다. 그러자 아주머님께선 미안해 하시면서도 정말 고맙다고 하셨다. 그 이후에도 한두번 더 음료수를 갖다드린적이 있다. 내가 갖다드리는 음료수는 고작 휴게실 자판기에서 뽑은 오육백원짜리 커피였지만 아주머님께선 큰 선물을 받으신듯 기뻐하셨다. 그 모습에 나도 참 마음이 훈훈해져서 좋았다. 그렇게 그 아주머님과는 더 친해져서 복도에서 마주치면 서로 안부를 묻고 종종 가볍게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지관에서 지내던 어느덧 한학기가 다 지나고 이제 정들었던 지관 737호에서 떠나야 할 날이 왔다. 이사하는 날 나는 늦잠을 잤었다. 퇴사하는 날에는 식당에서 아침을 안주기 때문에 굳이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늘어지게 자고 9시가 한참 지나서 일어났다. 머리를 긁적긁적대며 화장실에 가다가 그 아주머님과 마주쳤다. 아주머님께서 학생도 오늘 방을 빼나요?” 하며 물어보시기에 그렇다고 대답을 하니 그럼 어디로 방을 옮기냐면서 이것저것 물어보셨다. 그렇게 가볍게 대화를 하고는 방으로 돌아와 주섬주섬 짐을 싸고 있는데 똑똑노크소리가 들리더니 아주머님께서 들어오셨다. 내가 무슨일 있으시냐고 물었더니 뒤에서 컵라면과 삶은계란 3개를 꺼내시며 학생 오늘 식당에서 아침 안줬?? 이거 먹어요라고 하시며 내게 그것들을 주시고는 나가셨다. 생각지도 못했던 뜻밖의 선물에 정말 깜짝 놀랐고 매우 감사하였다. 잘먹겟노라고 꾸벅 인사를 하고는 그 자리에서 바로 계란부터 까먹었다. 덕분에 속이 든든 하였다.

그렇게 기분좋게 아침을 떼우고는 다시 짐정리를 하고 있었다. 짐을 옮길 때 작은 손수레가 있으면 편하지만 난 늦잠 때문에 그것들을 빌리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박스에 대충담아 하나하나짐들을 옮기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열린 문사이로 아주머니께서 날 보셨는지 방으로 들어오셨다. 그러더니 내게 수레가 필요하지 않냐고 물으시더니 자신이 청소도구 옮길 때 쓰는 수레가 있다면서 그걸 빌려주시겟다며 초록색 수레와 노란색 큰 바구니를 갖다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잠시후 아주머님은 또 들어오셔서 내게 다른 학생이 버리고 간 멀쩡한 빨래건조대가 있는데 필요하면 주겟다고 하셨다. 그건 내게 필요가 없을것 같아서 정중하게 사양했다. 잠시후 또 들어오셔서 아주 큰 흰 봉투들을 갖다 주시면서 짐 옮길 때 쓰라며 주고가셨다.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복도에서 아주머님을 또 마주쳤는데 아주머님께서 잠깐 생각난게 있다면서 날 청소도구 놓는 곳으로 데려가시더니 거기서 깨끗한 흰 걸레 2개를 건네주셨다. 이게 무엇이냐 물으니 아주머님께서 이거 예전에 학생들이 버리고 간 수건들 깨끗하게 빨아둔건데 학생이 다음번에 옮겨갈 방 청소할 때 이걸로 하고 다 쓴 걸레는 그냥 버려도 된다면서 흰 걸레2까지 챙겨주셨다. 정말이지 너무너무 감사해서 몸둘바를 못둘 정도였다.

하여간 그날은 그 아주머님께서 정말 잘 챙겨주신 덕분에 하루종일 마음이 참으로 훈훈했었고 이사도 정말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그때 그 아주머님께는 정말 고마운 마음 뿐이었다. 내가 아주머님께 한거라곤 고작 만날 때 마다 인사드린 것과 두어번 음료수를 갖다드린게 전부였는데 아주머님께 받은건 너무 많았다. 아무튼 그 때가 벌써 1년반정도나 되었는데 난 그때의 기억이 강렬해서인가 그때 아주머님께 받았던 것들을 거의 잊지않고 다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그 아주머님께서 날 기억하고 계실지는 모르겟다.

내가 방을 그때 옮긴 후에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1층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 아주머님을 거의 몇 번 뵙지 못하였다. 내가 알기론 아주머님께서는 내가 7층에서 방을 옮긴 이후에도 저번학기까진 지관 6~7층에서 일하셨던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학기에도 계속 거기서 일하고 계신지는 잘 모르겟다. 이번학기에는 그 아주머님과 거의 마주치지 못하였다. 죄송스럽지만 그분 성함은 잘 모르겟다. 아무튼 그 아주머님께 이번 수기를 빌어 그때의 일에 대해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 작년 1학기때 방 옮기던 날에 당신께서 챙겨주신 덕분에 정말 감사했었고 그때의 일은 지금도 제게 정말 훈훈했던 기억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관 7층 어머님 그 ?? 정말 감사했었습니다. ^^

 

죄송합니다. 분량이 약간 넘쳐버렸습니다. 필요 없는 내용을 최대한 빼고 줄인다고 줄였는데 더 줄이면 내용전달이 되지 않을듯 하여 약간 분량을 초과해서 작성했습니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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