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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생활수기 당선작 은상 - 김혜림
번호 : 57 등록일 : 2011-12-15 조회수 : 2046

 

[ 특별한 룸메이트 언니 ]

 

20111학기 통학의 불편함으로 인해 저는 이곳 봉룡학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그 후 현재 20112학기까지 계속 기숙사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저의 소중한 친구인 중국인 Li Hui 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처음 기숙사에 오기로 결심을 하고 저는 중도입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입사 신청을 하던 날 저는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룸메이트의 이름이 영어로 쓰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계속 기숙사를 살아 왔던 터라 별 걱정 없이 기숙사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땐 모두 같은 학년끼리만 방을 썼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학년이 다를 뿐만 아니라 국적까지 다르다니 처음 대학교 룸메이트였기에 저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하던 날 저는 어머니와 동생들과 함께 신관 저의 방으로 짐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그때 제가 앞으로 살게 될 방의 모습을 제대로 보게 되었습니다. 방에 있던 과자와 예쁜 옷들 그리고 약간의 화장품들. 맨 처음 그것들을 보고 저의 룸메이트는 분명 꾸미기 좋아하고 어쩌면 성격이 조금 저랑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막연하게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짐을 정리하던 중 저와 나머지 학기를 지낼 룸메이트 언니가 들어왔습니다. 알고 보니 룸메이트 언니는 중국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중국인에 대한 편견과는 다르게 매우 예쁜 외모를 갖고 있었습니다. 동양인이라는 생각에 저는 조금이나마 친근함을 느꼈습니다. 그 언니가 저에게 먼저 쉬운 영어로 이름과 학년을 물어봤습니다. 저는 한국말을 잘 하지는 못해도 알아들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우리말로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곧 룸메이트 언니는 친구와 어딘가로 갔고 저는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방을 나왔습니다. 그것이 미래에 저의 너무나도 소중한 친구가 될 중국인 언니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밝고 명랑한 언니의 성격 덕에 우리는 곧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언니는 교환학생으로 1학기에 처음으로 이곳 성균관대학교로 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한국어는 전혀 할 줄 몰랐고,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매일 아침 일교시도 시작하기 전 한국어 강의에 갔습니다. 우리는 대화를 하기 위해 영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서로 알아 가면 알아갈 수록 우리 둘은 닮은 점이 참 많았습니다. 한국과 중국이라는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통하는 점이 많다는 것은 저에게 매우 놀랍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매주 주말 언니는 같이 교환학생을 온 친구와 함께 서울의 명소들을 찾아다녔습니다. 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습니다. 언니가 명동에 다녀온 날 한 귀여운 인형이 달린 핸드폰 고리를 보여주며 이거 어때? 귀엽지!’라며 영어로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그 핸드폰 고리가 너무 귀여워 정말 잘 샀다며 귀엽다고 했더니 언니는 사실 이거 너한테 줄 선물이라며 저에게 주었습니다. 그때 깜짝 놀랐고 동시에 너무 기쁘고 고마웠습니다. 이렇듯 저의 첫 외국인 친구인 Li Hui 언니는 매우 사랑스럽고 주위를 기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비록 둘 다 익숙하지 않은 영어로 하는 대화였기에 때론 마음에 있는 모든 말들을 다 하지 못할 때도 있었고, 말하던 도중 단어를 찾아봐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언어라는 벽은 언니와 저의 우정 앞에선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때로는 연애이야기 때로는 옷 이야기 또 어떨 땐 한국과 중국의 관계나 역사 등 한국인 친구 못지않은 광범위한 주제와 진심어린 마음으로 우리는 우정을 쌓았습니다. 또한 캠퍼스 근처의 맛있는 음식점에 가서 같이 식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시험기간엔 같이 도서관에 가서 공부도 하고 가끔 나와 음료수를 마시기도 했습니다. 저는 왠지 모르게 Li Hui 언니에게는 다른 대학 친구들에게 터놓고 하지 못하는 말들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그 언니에겐 이 대학에서의 한국인 친구가 저밖에 없었기 때문에 다른 누가 이 일을 알게 될 일은 없겠구나 하는 마음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짧은 한학기의 반 정도를 우리는 같이 보냈습니다. 그리고 하계방학을 하고 방을 옮기던 날, 그토록 오지 않길 바랐던 헤어짐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기숙사 방을 바꾸기 위해 짐을 옮길 때에도 그 언니는 끝까지 저를 위하여 같이 짐을 옮겨주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분명 힘들었을 텐데도 오히려 저를 격려해주며 너무나 고맙게도 끝까지 도와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같이 이른 저녁을 먹고 룸메이트 언니는 중국 친구와 함께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울지 않으려 꾹꾹 참았지만 방으로 돌아온 뒤 저는 룸메이트 언니가 주고 간 이불을 보자마자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습니다. 저에게 먼저 다가와준 고마운 언니. 너무나도 고운 마음씨와 온기를 갖고 저를 항상 기쁘고 즐겁게 해주었던 언니. 저는 그 언니가 있었기에 학교 축제도 더욱 즐겁게 보낼 수 있었고 기숙사 생활도 활기차게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외국인에 대한 열린 시각과 영어에 대한 자신감까지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이메일을 통하여 서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제가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조언해주는 저의 소중한 친구. 봉룡학사를 들어와 저에게 생긴 너무나도 소중하고 간직하고픈 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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