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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작지만 편안한 나의 새로운 집, 예관
번호 : 190 등록일 : 2013-12-13 조회수 : 2881

작지만 편안한 나의 새로운 집, 예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0년 평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부산을 떠나 살아 본적이 없는 부산 토박이 지방 학생인 나. 기쁜 마음으로 명문 성균관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지만 입학하기 전에는 가족의 품을 떠나게 되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무 연고도 없이 타지에 혼자 뚝 떨어져 기숙사에서 산다는 것. 20년 평생을 대가족 사이에서 복닥복닥 부대끼며 살아온 나에게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무섭고 외로운 일이었다. 거기다 여러 사람들에게 전해 듣기로는 ‘룸메이트 잘못 만나면 일 년을 고생한다더라.’ ‘누구누구는 룸메이트랑 싸우고는 방에 줄긋고 지낸다더라.’ 이렇게 부정적인 ‘카더라 통신’ 소식을 많이 전해들은 터라 ‘룸메이트’에 대한 기대와 걱정도 나날이 커져만 갔었다. 학기가 시작되기 하루 전, 입사하기 위해 부산에서 수원으로 올라 왔다. 걱정되는 마음에 나를 도와주러 오신 엄마와 둘이 짐을 바리바리 들고 내가 배정받은 예관 3329호의 문을 활짝 열었다. 양쪽에 침대와 책상이 놓여있고 창문이 시원스럽게 나있는 조그마한 예관의 기숙사방. 그런데 이미 한쪽의 침대와 책상에 짐이 놓여있었다. 룸메이트가 먼저 입사해 있었던 것이다. ‘내 룸메이트는 어떤 사람이지?’하고 궁금함과 걱정이 섞인 마음으로 엄마와 함께 차곡차곡 짐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룸메이트 언니가 방으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어색해서 서로 “아..안녕하세요”하며 인사를 나누었고 룸메이트는 곧 다시 방을 나갔다. 짐정리를 끝내고 엄마와 헤어진 뒤 다시 방으로 돌아온 저녁에 룸메이트 언니와 천천히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조금씩 대화하면서 룸메이트 언니와 친해지게 되었다. 나의 대학생활 첫 학기를 같이 지내게 된 룸메이트 언니는 2학년의 화학과 언니였는데, 친절하고 공부도 잘해서 모르는 것을 물어봐도 잘 답해주는 좋은 언니였다. 처음엔 조금 어색했지만 서로 공통점도 찾아보고(기숙사생들은 대부분 지방학생들이라 서로 동질감(?)을 느끼면서 대화하다보니 금방 친해 질 수 있었다.), 학교에 대해 모르는 것들도 물어보고 또 언니가 알고 있는 팁 같은 것들을 알려주고 하며 이야기하다 보니 많이 친해지고 편한 언니동생 사이가 될 수 있었다. 좋은 룸메이트 언니를 만나 사이좋게 잘 지내고 학교에 대해서도 배워가면서 점점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져 갔지만 역시 처음에는 잠자리도 바뀌고 생활환경이 너무 급격하게 바뀌다 보니 조금 힘들었다. 가끔 자다 깨서 집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아팠을 때는 그냥 집에 가버리고 싶기도 했고. 하지만 친절한 룸메이트 언니, 같이 예관에 살고 있는 여러 동기, 선배들, 친절하신 경비 아저씨들, 그리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잘 도와주시는 예관 조교님 덕분에 점점 더 예관에 적응할 수 있었다. 심지어 학기 말쯤엔 ‘예관 죽순이’가 되어 기숙사 곳곳을 돌아다니며 재밌게 1학기를 보낼 수 있었다.

사실 내가 신관이 아닌 예관에 입사하게 된 이유는 처음엔 순전히 ‘가격이 저렴해서’였지만 예관에 살다보니, 신관과는 다른 예관만의 묘한 매력에 빠져 들게 되었다. 첫 번째로, 예관은 신관과는 달리 공동 샤워실과 공동 화장실을 사용한다. 신관은 각 방마다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어서 개개인이 관리하고 청소하고 또 휴지 등을 구비해야 하지만 예관은 따로 관리해 주시는 분들이 계서서 내가 시간을 내서 관리하지 않아도 언제나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방과 떨어져 있어서 매번 걸어가야 하는 약간의 귀찮음이 따르지만, 나는 매번 힘들게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 보단 걷는 귀찮음을 감수하겠다.사실 여학생들이 샤워실이나 화장실을 이용하다 보면 배수구에 엉키는 엄청난 양의 머리카락(정말 어마어마하다.)이라 던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두루마리 휴지 라던지..관리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예관은 그런 걱정 할 필요가 없다는 점! 그리고 내가 예관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꼽는 곳은 바로 식당. 신관 식당은 크고 많은 인원이 사용하기 때문에 굉장히 오픈되어있는데 반해, 예관 학생들이 사용하는 의관 식당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대학원생이나 외국인 학생들, 몇몇 학부생만이 거주하는 인관, 의관, 예관기숙생 들만 사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좀 더 편안하다. 그래, 솔직히 말하자면 보는 사람이나 만나게 되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이른 아침에 생얼(?)이나 헝클어진 머리로, 잠옷을 입고도 편안하게 가서 맛있게 밥을 먹고 올 수 있다는 크나큰 장점이 있다! 물론 신관의 시설이 더 최근에 지어 졌고 규모도 훨씬 크기 때문에 예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좋다고 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예관도 충분히 깔끔하고 잘 관리 되어 있어서 모자란 것 없이 편안하게 생활 할 수 있는데다가 규모가 작으니 만큼 좀 더 가족 같은 분위기, 친근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점들 말고도 예관은 예관만의 많은 매력이 있다.(살아보면 알게 된다.) 거기다 가격도 신관에 비해 훨씬 저렴하니 금상첨화! 이런 장점들 때문에 나는 2학기에도 여전히 예관에 살고 있다. 이번학기에 룸메이트가 된 언니는 4학년, 대학원을 준비하는 언니인데 이번학기에도 친절하고 좋은 룸메이트 언니를 만나게 되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다들 룸메이트와 사이좋게 잘 지내지만 가끔가다가 룸메이트와 사이가 좋지 않아 불편하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룸메이트와의 관계도 결국엔 기본적인 공동체 생활이고 서로 편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은 다 같기 때문에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하고, 양보하고, 기본적인 예의만 지키려고 노력한다면 룸메이트와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후배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룸메이트 언니들한테 말을 걸고 도움을 청한다면 언니들은 기꺼이 후배들을 도와주고 잘 챙겨 줄 테니까. 기숙사는 정말 많은 장점이 있는 또 하나의 나의 집이다. 돈독한 관계의 룸메이트도 만들 수 있고 공강 시간에 방에 들어와서 쉬거나 잠을 자기도 하고 밤까지 (통금시간 전까지) 휴게실이나 캠퍼스 근처에서 자유롭게 놀다가 얼른 들어 올 수도 있고, 하루에도 몇 번씩 방에 돌아와 짐을 바꿔가거나 옷을 바꿔 입을 수도 있다. 이런 점들 덕분에 통학 친구들보다 학교생활을 훨씬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어서 많은 통학 친구들이 기숙사 친구들을 부러워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아마 많은 예비 입사생들이 (내가 그러했듯) 처음으로 집으로부터 독립(?)하게 되어 걱정도 되고 무섭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성균관대학교 기숙사는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고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잘 준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새로운 생활을 시작 할 수 있다. 내가 이때까지 살던 집처럼 넓지도 않고 나를 맞아주는 가족들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아담하고 자유로운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행복한 일이다. 그러니까 만약 기숙사에 입사하는 걸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만 살아보면 기숙사만의 편안한 매력에 푹 빠지게 될 테니 망설이지 말고 입사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다음 학기에도 이 작고 편안한 나의 방에서 자고, 공부하고, 학교를 다닐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다음 학기에 신입생과 같은 방에 배정된다면 내 룸메이트 언니들이 그랬던 것처럼, 친절하게 학교생활에 관한 것도 알려주고 맛있는 야식도 같이 먹고 소소한 수다도 떨면서 재미나게 생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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