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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지금 생각해보면 그립고 아쉬운……
번호 : 185 등록일 : 2013-12-13 조회수 : 2844

지금 생각해보면 그립고 아쉬운…….

 

투박한 벽돌문을 지나 우리은행 ATM(Automatic Teller’s Machine)를 지나 운동장 건너편에 위치한 지은 지 얼마 안 돼 보이지만 나에게는 낯선 그곳을 그냥 지나쳤다. 몇 발자국 더 가다가 ‘信館 B’라는 건물을 보고 멈칫, 뒤돌아서 왔던 길을 다시 보니 ‘信館 A’라고 쓰인 건물이 보였다. 당황스러워 하다가 순간적으로 나는 얼어버렸다. 그리고는 두 건물을 번갈아 쳐다보았다.‘신관 A로 가야되나, B로 가야되나……. 호실은 아는데......’처음 학교를 와서 눈에 보이는 기숙사를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는 큰 혼란이 왔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계속 건물을 쳐다보았다. 가만 보니 ‘신관 B’건물에는 주로 남학생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 ‘신관 A’건물 앞에서 한참을 서있었다. 남학생들이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여학생들이 더 많았다. 나는 여학생이므로 우선 ‘신관 A’로 들어갔다. 쭈뼛쭈뼛 혼자서 걸어들어 왔던 나의 모습을 지금 생각해보면 재학생입장에서는 매우 우스워 보였을 것이다. 우선은 경비아저씨께 키를 받기위해 이름을 말했다. “김다영”이요, “몇호”, “720호요.”다행이도 나는 맞게 찾아왔었다. 키를 받은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는데 이번엔 엘리베이터가 이상했다. 내가 가야하는 7층이 안 눌러지는 것이었다. 계속 누르다가 포기하고 8층에서 계단으로 내려가기 위해 8층을 눌러 내렸다. 알고 보니 그 엘리베이터는 짝수층만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라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날 보고 있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었을까. 우여곡절 끝에 나는 칠층에 도착했는데 하필 내방은 복도 끝 쪽에 위치해있었다. 그 많은 짐을 가지고 혼자 끙끙대며 방문을 열었다. 생각보다 넓었고 깨끗해서 첫인상은 일단 만족하였다. 들어가서 짐을 정리하려고 보니 먼지가 많았다. 쓸고 닦고 짐을 정리하고 쉬면서 룸메이트가 누군지 궁금해 빈둥거리면서 기다렸다. 남들보다 일찍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 맞이하는, 한 학기 동안 같은 방에서 생활해야 하는 룸메이트라서 그런지 느낌이 이상하기도 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들어오지 않는 룸메이트를 뒤로하고 다음날 수업이 있어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일어나서 수업이 끝난 후 기숙사를 들어가 보니 여전히 룸메이트는 안 왔었고 그 날도 나는 혼자 잠을 잤다. 무서움이 많은 나는 불을 하나 켜놓고 잠을 자게 되어 계속 잠을 설쳤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대학교에서 처음 맞이하는 룸메이트는 내가 기숙사에 들어온 지 약 일주일 만에 들어왔다. 반가워서 인사를 했는데 처음 본 사이라서 그런지 많이 어색했다. 그 뒤로 계속 어색함이 돌고 돌았고 아무런 무엇도 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학교생활을 정신없이 하다 보니 퇴사할 때가 되었고, 첫 룸메이트와 친해지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았다. ‘말도 더 많이 걸어보고 내가 다가갈 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소심한 내 성격을 탓하기도 했다. 짐을 하나씩 정리했고 나가면서 언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니 너무 허전했고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그렇게 나의 일 학기 룸메이트와의 아무런 교류 없이 시시하게 끝났다.

여름방학을 즐겁게 즐기고 온 후 다시 신관 기숙사로 입사를 하려고 서울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이번에도 일학기와 마찬가지로 룸메이트가 제일 궁금했다. 09학번 선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무슨 과인지 누군지 이름이 무엇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사당에서 성균관대학교까지 오는 7800번 버스를 타고 오는데 동아리 남자 선배를 만나 인사를 했다. 옆에는 처음 보는 동아리 여자 선배가 있어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 후로 조용히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내 룸메이트가 13학번이던데, 누군지 궁금하다. 동아리 후배였으면 좋겠다. 이름이 뭐더라, 김..다영...이였나? 잘은 모르겠다.”여자선배가 말했다.

나는 흠칫 놀랐다. 혹시 나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귀를 기울였다. “김다영? 얘가 김다영인데? 물어봐~ 한번.”나를 가리키며 남자선배가 말을 했다.“어? 너 기숙사 신관이야?”“네.” “혹시 몇 호야?” “726호요.” “정말? 나도 726호인데. 우와 신기하다. 내 룸메이트야. 진짜 동아리 후배네. 잘 지내보자~” “네!”

너무나 신기했다. 기숙사를 들어가기도 전에 룸메이트를 만나서 인사도 하고 동아리 선배가 나와 같이 한 학기 동안 산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좋았다. 동아리라는 매개체로 언니와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뒤로 나는 룸메이트 언니와 일상적인 이야기도 나누고 나름 재미있고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곧 있으면 헤어지니 많이 아쉽지만, 언니가 친근하고 따뜻하게 대해줘서 너무나 좋았다. 내년이면 또 다시 새로운 룸메이트를 만나게 될 텐데, 그 때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궁금해 상상해본다. 처음에는 기숙사를 찾아가기 위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생각해보면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 잡아 가끔씩 생각하며 웃기도 하고, 지금은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같이 생활하는 것에도 많은 거리감이 들었는데 이제는 그저 아쉽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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