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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만취 (취하는 이야기)
번호 : 178 등록일 : 2013-12-13 조회수 : 2221

만취 (취하는 이야기)

 

나는 아직도 그 사건을 생각하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아마 그 사건은 피할 수 없는 사건이었을지도 모르고 내가 나였기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일련의 사건, 난 한 남자에게 발목을 잡혔었다. 얼이 빠져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그 당시 얼간이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옥 같은 농담, 농담 같은 지옥에 빠져있었다. 이 사건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그리고 어떤 경위를 거쳐서 어떻게 끝났는지 같이 재미있게 봐주었으면 한다.

13학번으로써 민족성대에 입학하게 된 나는 대학생활에 대해 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5월 중순쯤인가 성대에 축제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이미 학기 초기에서 술의 맛을 알아버린 나는 어쩌다보니 축제에서도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었다. 솔직히 대학 축제를 처음 보게 된 나로서는 상당히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인 것 같았다. 나는 술기운이 올라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기숙사로 돌아가고자 마음을 먹었다.

기숙사 주변에서는 축제 분위기 때문에 노랫소리나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내 귓가를 떠나지 않는 듯하였다. 여자 친구는 없는 나이기에 곁이 참 쓸쓸하였다. 그리하여 내 방으로 향하였다. 여기까지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 꺼라 생각했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여기서 다른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해주겠다. 그 남자는 술을 좀 좋아했다. 그리하여 그는 친구들과 과음을 한 듯하다. 그는 술이 약하였지만 당시 대학교는 축제분위기라 자신의 주량보다 배로 마시게 되었다. 그 때 나도 친구들과 동아리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 남자는 곧 술에 취했고 그의 친구 2명이서 그를 부축하여 집으로 돌려보내기로 하였다. 그 때 나는 계속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 남자는 덩치가 무척 컸기 때문에 5걸음 걷고 멈추고 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그가 사는 지관으로 이동한다. 나는 그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친구들은 그가 어디사는지 몰랐다. 그래서 그를 1층 복도에 내버려두고 가게 되었다. 혹시 만약 그 친구들이 걷고 멈추고 하는 것을 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그의 친구들이 그가 어디사는지 알았더라면 혹은 내가 친구들과 술을 일찍 마시고 들어갔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그렇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대로 나의 집 그 당시 지관 129호 옆에 그는 시체마냥 뻗어있었고 문을 열고 들어가는 나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나는 엄청난 문젯거리를 가지게 된 것이다. 한숨을 아주 깊~~게 내쉰 다음 나는 그의 의식을 잡기 위해 몸을 흔들어보았지만 흔드는 것이 엄청난 힘이 소모될 정도로 그의 덩치는 컸다. 일단 나는 그의 지갑이 그의 바지에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연락할 다른 이들이 없는 지를 확인해보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거기에는 연락처는커녕 돈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그에게 계속 어디사는 분이냐고 소리쳐 봤지만 그는 지관 1층에 산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할 수없이 그의 룸메가 방안에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나는 1층의 모든 방을 확인하는 방법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그는 전을 부치고 있었다.

시간은 저녁 10시쯤 아직 축제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을 때였다. 기숙사 안의 사람들은 거의 없었고 특히 1층에는 나와 그밖에 없는 듯하였다. 급한 대로 화장실로 뛰어가 대걸래를 찾고 그를 옆으로 굴린 다음 복도를 청소하였다. 때마침 지갑 안에 신분증이 있는 듯 하여서 그의 이름을 알게된 나는 관리소장님을 찾아가기로 하였다. 술취한 그를 생각하여서 A4용지로 그의 얼굴을 가린 뒤 나는 관리소장님을 찾아가기로 했다.관리소장님께선 다행이도 자리에 있어주셨다. 나는 좌초지종 상황을 설명한 뒤 1층에 그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 사는 방이 어딘지 이야기했다. 하지만 더 놀란 것은 없었다. 지관에 그 사람의 신분증 안에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었단 말이었다. 다들 여기서 내가 왜 멍청하게 내 방에 들어가면 될 것이지 하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 것 같아서 말하는 거지만 당시 나는 술 취한 그 사람을 그냥 나두면 안될 것 같다는 도덕적 양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대답하고 싶다만 아마 그건 그가 나의 발목을 잡은 것 때문일 것이다. 관리소장님과 나는 그분의 핸드폰을 찾아 지인을 연락해야 할 것 같았지만 설상가상으로 핸드폰 역시 꺼져있었다.신의 운명이신지 그의 친구 한명이 돌아왔다. 그리곤 그의 방이 어디라고 이야기를 해주었고 나는 그의 왼쪽 다리를 그의 친구는 그의 오른쪽 다리 관리소장님께서는 팔을 잡아서 그의 침대로 그를 옮겼다. 모든 상황을 끝내고 나는 술이 다 깬 듯하였다.그렇다 어찌 보면 친구의 술주정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이야기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건 기숙사 속에서 일어나는 작고 큰 일중 사람 사는 삶을 보여주는 단편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합심하여 이런 일을 풀어나가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직접 경험하면서 나는 한층 더 성숙해진 느낌이었다. 기숙사에선 규율을 지키면서 생활해야 한다. 힘들고 짜증나는 일이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가끔은 웃긴 상황들을 마주치면서 어른으로서의 성숙함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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