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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안녕하세요 :)
번호 : 173 등록일 : 2013-12-13 조회수 : 2208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인사는 아는 사람한테만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1학년 신입생 시절, 푸근한 인상을 가진 신관 경비아저씨께서 인사를 하신다. 순간 다른 사람에게 하는 줄 알고 주위를 둘러보지만, A동 로비에는 나밖에 없다.

“아저씨, 저한테 인사하신거예요?””그래요^^ 안녕하세요~“

그 날이 유독 추운 날이어서 그랬던 걸까, 아니면 유독 수업을 알아듣기 힘든 날이어서 그랬던 걸까. 아저씨의 그 ‘안녕하세요’라는 한 마디는 그저 고층 빌딩 방 한 칸에 살고 있던 곳을 따스한 집처럼 느끼게 해주었다. 삭막한 잿빛의 방에 따스한 주황빛 햇살을 비춰주셨다.

20살이 되고 대학에 왔으니 이제 성인처럼 행동해야지 라는 생각에 부모님께 더 이상의 응석부림은 그만, 친언니에게 징징거림도 그만, 힘들고 서러운 일이 있어도 의젓하게 모든 걸 이겨내자 라는 생각에 혼자 모든 걸 해결하려고 했다. 성격상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걸 잘 하지 못했는데, ‘20살 성인’이라는 괜한 책임감에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독립심은 키워졌을 수도 있지만, 모르는 게 한참인 나이라 당황스러운 일이나 실수가 계속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청할 법한데도 괜한 고집과 자존심에 그러지 않았다.

그런데 왜일까.

경비아저씨의 ‘안녕하세요’라는 인사 한 마디가 내 황소고집을 꺾으셨다. ‘대학생활은 혼자 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나가는 것이야’ 라는 따스함이 묻어나오는 것만 같았다. 그 이후로 사소한 것이지만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노력하고, 학교를 다니며 자주 마주치는 기숙사 식당 아주머니, 각 건물을 관리해주시는 여사님들과 경비아저씨들과 인사를 한다. 단지 다섯 글자뿐인 이 말은 엄청난 힘을 갖고 있어서 친밀감을 형성한다. 플라스틱 카드가 사생증이던 적에 그 카드를 잊어버려서 밥을 하마터면 못 먹을 뻔했는데, 청소하시는 여사님께서 내 얼굴을 기억하셔서 카드를 찾아주셨다. 작년에는 예관을 관리하셨던 경비아저씨께서 올해는 신관 매점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아직도 내 얼굴을 기억해주시고 반겨주신다. 올해 신관을 새로 관리하시는 아저씨께서는 생활의 지혜(플라스틱 페트병을 이용해 막힌 변기를 뚫는 새로운 방법 등)을 알려주신다. 한 분 한 분이 다 아빠, 엄마, 삼촌, 이모들 같아서 푸근하고 편하다.

신입생 시절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주신 아저씨덕분에 나는 용기를 배웠고, 따스함을 느꼈고, 가족을 얻었다. 누군가는 이걸 과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그 다섯 글자의 말이 정말 큰 힘이 되는 말이었고 다른 누군가에게도 그럴 것이라는 확신하기에 오늘도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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