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대학생활의 원동력, ‘봉룡학사’ | |||||
번호 : 156 등록일 : 2013-12-13 조회수 : 2462 | |||||
대학생활의 원동력, ‘봉룡학사’
신입생 때부터 지금 3학년 2학기까지 나의 모든 대학생활에 봉룡학사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이 먼 관계로 한 번도 기숙사에서 지내 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의관을 제외한 모든 관에서 살아봤고, 때 문에 각 관마다의 특징, 혹은 장단점까지 다 알고 있다. 약 3년 동안 기숙 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기숙사는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편안함’의 장소라고 할 수 있겠고, 어떤 사람 에게는 ‘인간관계의 장’ 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특별한 경우이지 만 기숙사는 ‘연애의 장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만약 나에게 기숙사란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면, 앞서 말한 모든 의미가 다 포함된 공간이라고 말할 것이다. 지금부터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신입생 때의 ‘사랑’을 말 하려고 한다. 내가 기숙사에 처음 입사하게 된 때는 신입생 때가 아니다. 남들 과 달리, AP(선이수제)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입학하기 전 동계방학 때 ‘인관’에 먼저 살게 되었다. 그때는 특별하게도 인관에 남자, 여자가 다 살던 때였 다. 기억 상으로는 2층까지 여자, 2~4층까지 남자가 살았던 것으로 기억 한다. 그 애를 본 건 ‘일반물리학실험1’에서였다. 남중, 남고를 다녔던 나 에게는 그 애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 참 낯설었다. 우연히 같은 실험조 가 되어 더 친해지고 연락도 자주했는데, 알고 보니 그 애도 ‘인관’에 산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수업을 듣고 기숙사에 돌 아와 과제를 하는 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 와중에 엄청 친 해진 4명의 남자애들이 있었다. ‘일반물리학실험1’에서 알게 된 친구들 인데 모두 인관에 살고 있었다. 매일 인관 4층 휴게실에서 스터디그룹 (Sg)의 이름아래 같이 공부를 하는 목적으로 친해졌다가, 나중에 가서는 술 그룹(Sg)로 바뀔 정도로 엄청 친해졌다. 매일 휴게실에서 야식을 시 켜먹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그 애‘ 얘기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4명의 친구들도 그 얘를 알고 있었을 뿐더러, 그 중 2명 은 걔한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드라마에서만 보던 경우가 나에게 생기다니, 한편으로는 어이없으 면서도 한편으로는 애간장 타기도 하였다. 그때는 나름 어른스러운 결정 이라고 생각한 것이 내가 포기하고 내 친구들을 위해 빠져줘야겠다는 결 정이였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후회되는 결정이다. 내가 사랑과 전쟁(?) 에서 빠진 뒤, 두 친구간의 1:1구도가 되어버렸다. ‘그 애’를 포기한 나는 애써 ‘친구를 위해 포기한거야‘ 라고 위로하고 이제는 제3자의 입장에서 지켜보게 되었다. 아직까지도 휴게실에서 그 두 친구들이 한 대화가 잊 혀 지지 않는다. “야, 우리 둘 중 누가 잘 되든 간에 우정은 변치말자”. 지 금 생각하면 정말 우스꽝스러운 대화이다. 제 3의 입장에서 서게 된 나는 중립을 지키면서 구경을 하였는데, 주된 신경전은 기숙사(인관)에서 많이 일어났다. 한 건물에 남자, 여자 같이 살아서 1~2층만 내려가면 쉽게 만날 수도 있을뿐더러 특히, 양 사이드 비상계단 쪽에는 조교님의 감시가 비교적 허술해서 개인적으로 만나기 도 하였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서로 먼저 약속을 잡으려고 온갖 이야기를 지어내지 않나, 같이 물리실험을 할 때는 서로 도와주려고 애 쓰지를 않나, 구경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너무 재미있었다. 한 친구는 가 끔 내 방으로 찾아와 나의 룸메이트들과 같이 상의도 하고 밤새도록 하 소연을 하기도 하였다. 고작 2달도 안되는 짧은 기숙사 생활이였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을 만큼 진지하면서도 재미있는 일들의 연속이였다. 이처럼 나에 게 기숙사는 대학교의 시작을 즐겁고, 유쾌하게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였다. 이런 점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기숙사를 꼭 들어가려고 노력한 것 같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일어날 수도 있고, 어쩌면 예전에는 주인공이 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사랑’의 주인공이 내가 될 수 있진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에 계속 지냈는지도 모른다. 되돌아보면, 가장 친한 친구들은 전부 기숙사에 만났다. 위의 에피소드에 등장한 친구들, 그 중심이였던 ‘그 애’ 모두 아직까지도 친하게 지낸다. 신입생 때 룸메이트 형이였던 05학번 선재 형, 룸메 형 친구였던 락기 형, 4~5년이 지나도 아직까지 연락하고 있다. 어떤 기숙사를 쓰고 있든 간에 자기가 하기 나름인 것을 최근에 돼서야 느끼고 있다. 먼저 다가가고, 주 변에 귀 기울인다면 장소가 어떻든 간에 재미있고 의미 있는 기숙사 생활 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기숙사가 마냥 두렵고, 룸메이트 때문에 걱정이 드는 친구들이 있다면 그 친구들에게 꼭 한마디 전해주고 싶다. 이번 기회를 통해 사람 만나는 즐 거움을 느껴보라고, 그 사람들과 같이 재미난 에피소드를 만들어보라고,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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