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닫기
통합검색
 

최고의 인재를 위한 안식처 성균관대학교 기숙사

COMMUNITY

  • home
  • 커뮤니티
  • 콘텐츠 공모전
  • 과거수상작
  • 2018년 이전

커뮤니티

과거수상작

콘텐츠 공모전 | 과거수상작 | 2018년 이전 게시글의 상세 화면
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권구경
번호 : 136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2314

기회와 만남

 

2009년 치열한 입시 경쟁을 뚫고 입학한 성균관대학교. 본격적인 입학준비를 하던 내게 역시 가장 큰 걱정은 타지 살이었다. 어찌 보면 내게 유학이었던 대학교 입학은 고향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생활을 필요로 했고 지방 대부분의 학생이 그렇듯 난 조금이나마 편하게 구할 수 있고,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 봉룡 학사를 선택 했다. 어색하기만한 타지 생활의 시작이었지만, 집을 떠나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마음과 따뜻하기 만할 대학생활의 그림이 그려지는 듯 했다.

 

대부분의 신입 대학생들이 겪는 느낌이기도 하지만 대학교에서의 인간관계는 고등학교까지의 그것과는 많이 다른 면이 있었다. 고등학교까지의 친구는 모두 같은 환경 속에 일 년을 함께 볼 수밖에 없는 동갑내기들이었기에, 큰 고생 없이도 마음 맞는 친구들을 퍼즐조각 끼우듯 찾아가며 막역한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교에서는 조금 달랐다. 어쩌면 이 차이가 신입생이었던 나에게 가장 큰 외로움과 공허함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친구 한명을 사귀기 위해서도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안됐었고 더 이상 늘 볼 수 있는 친해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고등학교의 과 같은 곳은 없었다. 내가 퍼즐 조각처럼 맞춰갈 사람들이 내 옆에 항상 있어주었던 것도 아니었고, 늘 다른 사람에 늘 다른 환경이었다. 필요한 수업만 찾아다니는 마치 쇼핑몰에서 필요한 물건을 찾아 혼자 돌아다니는 것 같은 외롭고 무미건조한 생활의 연속 이었다. 그렇게 무엇인가 다른 환경 속에서 힘들어하던 내게 가장 큰 힘이 돼 주었던 것이 바로 그때의 룸메이트들이었다. 너무나도 운이 좋았다. 당시 신입생이었던 나와 같이 살게 된 룸메이트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09학번 신입생들이었다. 더욱 신기한 것이 나를 포함한 네 명 중 세 명이 모두 같은 고향 출신이었던 것이다. 같은 고향 출신이라는 것만으로, 같은 학번이라는 것만으로 우린 쉽게 친해질 수 있었고, 낯선 곳 낯선 환경 속에 같이 적응해나갈 사람이 생겼다는 것만으로 나에게 참 큰 힘이 되었다. 같이 고향 얘기를 할 수 있고, 또 같이 익숙지 않은 과제에 시름시름하며 함께 밤을 지새울 수 있고, 수업이 마치면 방에서 서로가 서로를 맞아 줄 수 있는,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대학생활에서의 첫 번째 친구가 되어 갈 수 있었다. 기숙사라는 조금은 특별한 공간에서의 시작이 아니었다면 쉽지 않은 적응의 길일 수도 있었다. 그래도 오늘은 어떠했다고 또 내일을 어떨 것 같다고 털어놓을 수 있는 그때의 친구들이 있어 내 대학생활도 쉽게 자리를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처음 수업 들으러 가던 날을 생각하면 설렌 마음으로 나서던 내 뒤에 잘 다녀오라고 마중해주던 룸메이트들 생각이 난다. 비록 학교 잘 다녀오라는 어머니의 마중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든든함이 생기는 첫 수업 등굣길이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사소한 기억들 하나하나도 추억처럼 남아 그때 그 어리숙했지만 같이 뭉칠 수 있었던 그 친구들과의 생활을 그리워하게 되는 것 같다.

 

그때 기숙사에 살지 않았더라면 얻지 못했을 나의 이 친구들은, 서로 뿔뿔이 흩어져 군대에 갔다 와서도,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지금의 대학생활 속에서도 같이 모여 이런 저런 고민을 터놓고 술 한 잔 기울이는 친구로 서로에게 남아있다. 흔히들 대학교에서 얻게 되는 인간관계는 깊어지기 힘들 다고들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숙사는 참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또 어떻게 친구가 될지 모르고, 또 어떻게 좋은 동생이 될지 모르고, 또 어떻게 든든한 형이 될지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과 많은 것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룸메이트라는 이름으로 얻을 수 있었던 그 친구들을 만난 그 기회가 내게는 대학생활의 큰 버팀목 중 하나가 되었다. 장난삼아 우리 이제 복학하면 아파트 하나 구해서 같이 살자고 말하던 그 친구들과 함께 살던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 그 아무것도 모르던 어리숙한 신입생 시절에 만난 룸메이트들과의 시간이 그리워 복학한 지금은 또 다른 좋은 벗을, 좋은 동생을, 좋은 형을 기다리며 기숙사에 입사를 한다. 신입생이었던 나에게 정말 단단한 첫 단추가 되어준 룸메이트 친구들이 있었기에 이번엔 또 어떨까하는 설렘으로 입사를 한다. 조금 더 여유로울 수 있고 자유로울 수 있는 자취나 하숙이 있음에도 이것이 내가 여전히 기숙사를 찾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또 다른 기회와 또 다른 만남 그리고 그 속에 얻을 수 있는 너무나도 소중한 사람. 이것이 바로 기숙사 생활의 매력이자 묘미인 것 같다

콘텐츠 공모전 | 과거수상작 | 2018년 이전 게시판의 이전글 다음글
다음글 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서영진 2012-11-23
이전글 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최성규 2012-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