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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최성규
번호 : 135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2311

봉룡학사를 통해 배려를 배우다

 

수기공모전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에 드는 생각은‘과연 내가 봉룡학사에서 지내왔던 생활에 관한 생각과 경험을 글로 잘 표현할 수 있을까’였다. 대학교를 두 번은 졸업했을 수 있는 시간을 자연과학 캠퍼스에서 보내고 있어서인지, 글쓰기보다는 수학문제 풀기가 더 자연스러운 공대생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내안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부족한 필력이지만 지금까지 있었던 봉룡학사에서의 좋은 기억들을 나누고, 그것을 통해 많은 학생들에게 봉룡학사에 대한 좋은 이야기들이 흘러가길 기대하며 수기를 작성하기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예전에 자취하는 생활을 하며 혼자서 생활을 해보았고, 봉룡학사에서 다른사람들과 함께 생활도 해봤다. 그러면서 나에게는 혼자서 생활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을 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었다. 아마도 현재 세 학기째 봉룡학사를 살고 있고 모두 같은 건물은 아니었지만 매학기마다 좋은 룸메이트를 만났기 때문인 것 같다.

 

첫 봉룡학사에서의 생활은 내가 군대도 다녀온 학부 4학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형과 함께 시작되었다. 사실, 그때 당시 학부내에서 나는 높은 학번에 속했기 때문에 배정받은 호실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함께 생활하게 될 동생을 어떻게 대해줘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하며 들어갔다. 그런데 오히려 나이가 많은 형을 만나면서 어떻게 대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한 가지 기억나는 일은 형과 함께 생활을 하는 한 학기동안 내가 먼저 잠에 들때면 방의 조명을 끄고 수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노트북 타이핑과 이어폰 사용 등으로 형이 배려해줬다는 것이다. 나이가 많은 것을 벼슬처럼 여기고 자기가 편한대로 방에서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방을 함께 공유하는 사람으로써 배려해주는 그 모습은 이후의 봉룡학사에서의 생활에서 내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계속적으로 의식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게다가 이렇게 배우게 된 배려는 형과의 생활 이후 1년의 휴학기간이 지나고 이어졌던 학부 마지막 학기때의 룸메이트와의 생활 속에서도 계속될 수 있었다. 나보다 어린 동생이였지만 나의 편의대로만 생활하지 않으며 배려해줘야 한다는 것을 의식하며 생활을 했다. 그래서 이것은 좋은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되었다. 아마 형, 동생과 함께 지낼 수 있는 봉룡학사가 없었다면 배우지 못 했을 것이다. 사실 나에게는 그때가 졸업학기였기 때문에 신경이 예민한 시기였다. 지금 수기를 작성하며 돌아보면, 밤에 공부를 해야 할 때 번거롭더라도 도서관을 가서 공부했던 그 동생이 내 상황들을 신경 써주었던 것 같다. 그런 배려에 지금도 고마운 마음이 있고 간간이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 배려를 받으며 보낸 그런 시간들이 어쩌면 그 형과 동생이 나와 만나기 전부터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배려라는 것은 서로가 계속해서 의식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것이다. 내 필요가 있고 상대방의 필요도 있을 때 적절한 균형을 맞추며 서로 양보를 한다는 것은 내 편의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려를 통해 함께 사는 생활 속에서 내 편의의 포기로 인한 손해들을 충분히 덮어버리고도 남을만한 좋은 사람들과 추억들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봉룡학사는 단순히 숙식을 위한 장소로만 기억되지 않고 삶의 귀한 열매들을 맺어갈 수 있는 좋은 터전으로 기억되는 것 같다.

 

형, 동생과의 생활 이외에도 배려에 대해서 생각나는 일이 더 있다. 예전에 기숙사 신청을 하며 봉룡학사의 세심한 배려에 놀랐던 기억이 바로 그것이다. 기숙사 신청 시 취침 시간대별로 나누어 신청할 수 있게 했던 그 시스템은 최대한 비슷한 생활패턴의 사람들을 같은 방으로 배정해주려는 봉룡학사의 배려라고 느껴졌다. 사실 생활패턴 중에 가장 중요할 수 있는 것이 수면시간 일텐데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써주는 것을 보며 배려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생각하기 힘든 이런 시스템은 봉룡학사의 학생에 대한 배려일 것이다. 덕분에 현재 대학원 생활을 지내는데 있어서 기숙사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나 어려움은 거의 없다. 오히려 좋은 경험들이 늘어가고 있다.

 

현재 방을 함께 쓰는 동생과도 지난 두 학기에서의 경험처럼, 좋은 관계를 유지해가며 즐거운 경험이 늘고 있다. 나는 매주 집에 다녀오기 때문에 빨래를 항상 주말에 널어놓는데, 주말을 보내고 기숙사 방으로 돌아오면 동생이 마른 빨래를 개어놓은 경우가 종종 있다. 자신은 심심해서 그렇게 했다고 하는 작은 일이라고 하지만 주말을 보내고 기숙사 방으로 돌아왔을 때 그런 도움은 피곤함도 가시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아마 배려를 넘어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 도움까지 받으니 생기는 힘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로인해 나 역시 동생에게 무엇을 도와 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행동하게 된다. 그래서 방 청소도 미루지 않고 필요가 보일 때 자연스럽게 먼저 하게 되었다. 이러한 좋은 순환은 배려를 통해 시작되어 매일 따분할 수 있는 생활 속에서 작지만 훈훈함을 만들어주었다.

수기를 작성하며 봉룡학사에서 시작된 배려부터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배운 배려와 도움들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앞으로 분명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고 여러 장소에서 지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봉룡학사에서 경험하며 몸에 익히고 배웠던 작지만 큰 배려들을 계속해서 실천하며 산다면 누구를 만나던지, 어디서 지내던지, 배려를 흘려보내고 좋은 관계들을 만들고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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