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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안세은
번호 : 95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2143

내 베프는 룸메

 

2012년 올해, 3월 성균관대학교 입학이라는 설렌 소식과 함께, 부푼 가슴을 안고 봉룡학사 신관 A동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전, 기숙사 신청을 할 때, 63, 즉 실질적인 21실 이라는 인원배치에 룸메이트와의 관계에 대한 걱정이 컸습니다. 둘이 방을 함께 쓰기 때문에 룸메이트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한데, 3개월 반 동안 마찰이나 싸움은 없을지, 고 학번 선배인 경우 어색하거나 눈치가 많이 보이지 않을지, 많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주위에서 보통 룸메이트와의 관계가 좋지 못하고, 매우 표면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평상시 독방을 쓰고, 가족이외 사람과는 처음으로 같은 방을 써보는 것이었기에 걱정은 배가 되었습니다. 기대도 되고 한편으론 걱정을 하며, 기숙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하는 대학생활과, 기숙사 생활에 조금의 두려움을 안고 신관에 처음 들어왔을 땐, 기대했던 것 보다 더 좋았고, 깔끔했습니다. 방 열쇠를 받고, 방에 들어가 룸메이트와 처음 만났습니다. 룸메이트도 저와 같은 신입생이지만, 저보다 한 살 어렸습니다. 고 학번 선배와 함께 방을 쓰는 것에 걱정이 많았던 저는, 선배가 아닌 같은 학번이 룸메이트여서 조금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처음 룸메이트를 보았을 때 눈꼬리가 위로 올라가있고, 몸집이 작고 말라서, 다소 날카로워 보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런 룸메이트와 한 학기를 마찰 없이 잘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다행이도 대화를 나누어보니, 대구에서 온 친구라 사투리도 정겹게 사용하고 말투에 애교도 배어 있어서, 친근감이 느껴졌습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다면, 같은 학번이긴 하지만 초면이고 제가 나이가 더 많은데도, 처음부터 아무 거리낌 없이 반말을 쓰던 것이 낯을 많이 가리는 저로서는 불편하고 다소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조금은 긴장되었던 첫 만남을 마치고 룸메이트와 저는 본격적으로 새로운 학교와 기숙사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처음 서로가 어색했던 저희는, 서로 배려하고 조심하며 함께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차차 학교생활과 기숙사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서로가 조심하던 때에는 보이지 않던, 서로 다른 생활습관들이 하나씩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중 한 가지는 알람이었습니다. 기숙사는 집과는 달리 알람소리를 듣지 못해도 깨워줄 사람이 없어, 각자의 알람을 듣고 일어나야합니다. 같이 방을 쓰다보면, 기상시간이 같은 경우도 있지만, 다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 경우, 먼저 일어나는 사람의 알람소리가 자고 있는 사람에게 방해가 될 수 있어서,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 자고 있는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알람을 서둘러 끄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제 룸메이트가 저보다 먼저 일어날 때마다, 여러 번 울리는 알람을 듣고도 끄지도 않고 일어나지 못해 자고 있던 제가 그 알람을 듣고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룸메이트에게 안 좋은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가 그 인식이 바뀌게 된 일이 생겼습니다. 하루는 수업에 가기 위해 입을 옷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기숙사 특성상 많은 옷을 가져다 놓을 수 없어, 입을 옷이 많이 없어서 고민하고 불평하던 중, 룸메이트가 저에게 흔쾌히 옷을 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룸메이트의 옷을 입고 수업에 갈 수 있었고, 그 이후에 옷이 필요할 때에도 간간히 서로의 옷을 빌려입게 되었습니다. 옷을 남에게 빌려준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에도, 저를 위해 흔쾌히 옷을 빌려준 룸메이트가 많이 고마웠고 그 일 이후로 룸메이트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밥도 같이 먹고, 서로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서로에게 가졌던 오해나, 서운한 점도 풀게 되었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1학기를 마치고 퇴사하면서 정이 많이 든 친구와 떨어지게 된다는 속상함에 서로 눈물을 보이기도 했고, 2학기 때도 같은 방을 썼으면 하는 바람에, 같은 예관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서로 다른 방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 내에서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고, 룸메이트를 따라서 동아리도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처음 기숙사에 입사했을 때에는 서로 어색하고 불편한 점도 많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맞는 소중한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되었고, 여러 가지 좋은 추억들도 많이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제 이야기가 너무 극적이고 흥미로워서 응모작 당선되려고 의도적으로 지어낸 이야기 아니야?’라고 하실 지도 모르지만, 지금 당장 전 룸메이트와 손잡고 찾아갈 수 있을 정도로 룸메이트와는 정말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후배들이 들어와 학기 초 기숙사 생활에 대해 저와 같은 고민을 할 때에, 제 이야기를 들려주며 당당하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누나말 들어. 기숙사가 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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