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닫기
통합검색
 

최고의 인재를 위한 안식처 성균관대학교 기숙사

COMMUNITY

  • home
  • 커뮤니티
  • 콘텐츠 공모전
  • 과거수상작
  • 2018년 이전

커뮤니티

과거수상작

콘텐츠 공모전 | 과거수상작 | 2018년 이전 게시글의 상세 화면
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조승현
번호 : 92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1814

우물 안 개구리의 우물탈출

 

어느덧 지관에 살게된 지 2학기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지관에 들어오고 나서 많은 일이 있었다. 제목 그대로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집 근처에서만 놀다 수능을 치고, 예정보다 열흘은 일찍 찾아온 합격통보에 뛸 듯이 기뻐하던 것도 잠시였다. 학교 수학여행이나 수련회를 빼면 외박도 해본 적 없는 나에게 가본 적도 없는 타지에 혼자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무거운 짐이 되었다. 게다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성균관대에 진학하는 학생은 전교를 통틀어 나 한 명! 나 뿐만 아니라 하나 있는 자식을 타지로 보내는 부모님도 허둥지둥하셨다. 그렇게 허둥지둥 준비를 끝내고 입학식 전날, 우리 가족은 수원으로 향하는 KTX에 올랐다. 입학식을 보고 가야만 하겠다고 부모님이 따라오셔서 결국 사람도 많으니 짐도 그냥 들고가자! 하신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KTX에 무거운 짐들을 들고와서 고생하기도 하고, 지관이 어디인지 모르는 택시기사 아저씨 덕에 그 짐들을 들고 낑낑대며 캠퍼스를 횡단하기도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도 많던 조기입사를 마치고, 나는 입학식을 끝냈다.

 

우물에서 나온 개구리에게는 모든 게 다 새로웠다. 집에서는 어머니가 해주시던 빨래나 청소도 혼자 힘으로 해야했다. 세제를 얼마 넣어야 하는지조차 몰라서 어머니께 여러 번 전화하기도 하고, 씻으러 나왔다가 열쇠를 들고 나오는걸 깜빡해서 경비아저씨께 비상열쇠를 받아온 적도 두 번이나 있었다. 처음 와보는 거리는 뭐가 뭔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아 어디 나갈 때는 항상 지도를 검색해보고 나가는 습관이 들었다. 집에 있을 때는 이불을 깔고 잤어서, 침대에 누워 자는 것도 지관 침대가 처음이었다. 접하는 것마다 새로워서 나는 정말로 즐거웠다.

학교생활도 가까운 기숙사에 사는 덕에 편했다. 여러 가지 활동하기에도 통학보다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고, 필요하면 금방 방에서 꺼내올 수 있으니 사물함 신청할 돈도 굳었다. 통금시간이 1시인 덕에 밤에 음식을 충동적으로 사먹게 되지도 않고, 술자리를 하다가도 그때쯤이면 2차가 끝나고 3차에 돌입할 정도가 되어 적당히 사양하고 나올 수 있었다.

 

많고 많은 기숙사 중에 지관을 선택한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신청기간 당시 나는 기숙사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과 등록비용으로 기숙사를 비교했다. 신관은 나에게 너무 비쌌고, 다른 기숙사는 좀 오래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지관이었다. 나중에 지관에 들어오고 나서야 나는 지관이 다들 들어오고 싶어하는 기숙사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지관은 다른 사람들이 선호하는것과 관계없이 나에게 딱 맞다고 생각한다. 매일 아침 일찍부터 청소해주시는 아주머니들 덕분에 화장실이나 휴게실 등 공공사용물품도 깨끗하고, 정리정돈 하기 좋게 방도 깔끔한데다 건조대를 따로 살 필요가 없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집은 샤워기가 온도조절이 잘 안되던 것에 비해 기숙사는 마음대로 물 온도를 맞출 수 있는 점도 좋았다. 게다가 위치도 적당하다. 비록 지금은 1학년이라 BSM을 듣다보면 캠퍼스를 종횡무진 활보하게 되지만, 앞으로 화공학부에 진입하게 되면 다른 누구보다 빠르게 제 2공학관에 갈 수 있다.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편이라 그다지 지각을 해본 적이 없지만, 아침에 약한 친구들을 보면 5분만에 제 2공학관에 도착하는 걸 보면 충분히 알 만하다.

 

우물 안 개구리는 이제 우물 밖 세상에 익숙해졌다. 옷이 타는 게 두려워 1학기에는 도전해보지 못했던 다림질도 이제는 어느정도 능숙하게 되었고, 홀홀단신으로 올라왔지만 이제는 길가다가 인사할 사람도 꽤나 생겼다. 게다가 나는 아직 전공도 진입하지 않은 12학번 신입생이다. 앞으로 내가 어떤 대학생활을 보낼지는 나도 아직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기숙사에서 좋은 생활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콘텐츠 공모전 | 과거수상작 | 2018년 이전 게시판의 이전글 다음글
다음글 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정 경 2012-11-23
이전글 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임은형 2012-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