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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오재호
번호 : 87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1745

거리두기

 

모두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사를 택하는 이유는 가격이 싸고 통학이 편하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기숙사가 있음에도 원룸 수요층이 있다는 것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열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건 기숙사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실제로 자기만의 방을 가질 수 있는 신관 4인4실은 인기가 많은 편이라는 것이 이 말을 증명할 것이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두 사람, 혹은 네 사람이 같은 방을 쓰게 된다. 뭐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기숙사에 들어오는 사람들(학년과 학과를 섞어놓는 제도상 거의 불가능하지만)을 제외하고는 이것은 별로 반갑지 않은 일이다. 그런 만큼 만족스러운 기숙사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룸메이트 사이의 적절한 거리 유지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도 그것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룸메이트와 대화를 하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뒀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비슷한 성향의 룸메이트를 만났기에 이렇다 할 충돌은 없었지만, 가끔씩 그게 매끄럽게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있기도 했다.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적절한 거리두기를 위해 필요한 요건이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선 거리두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다. 자신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하고 싶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기에 자신이 불편하다고 느낄 만한 일을 상대방에게 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살다 보면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거나, 혹은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도, 의도적이지 않게 상대방이 불편해지는 행동을 할 수 있다. 혹은 상대방이 그런 행동을 자신에게 한다거나. 이런 때 얼핏 보면 그 행동을 지적해 정정하거나 따지는 게 옳아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별로 좋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된다. 그런 게 많아지고 새로운 룰이 생겨날수록 자신도 그 룰에 구속되게 되고 결국 둘 다 불편해지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필요해지는 것이 둔감해지는 것이다. 상대방이 하는 행동이 자신에게 조금 불편해져도 그것을 딱히 따지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해도 그런 룰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상대방이 딱히 불평하지 않을 것이다. 좀 더 자유롭게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거리두기란 것을 자신의 행동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하는 행동에도 적용하라는 이야기이다. 다소 불합리해 보일지 몰라도, 생각해보면 도리어 그게 더 자신의 영역을 지킬 수 있는 행위가 된다. 자신의 영역을 가지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같은 방을 쓰며 살아야 하는 생활에서, 이런 태도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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