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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정진주
번호 : 81 등록일 : 2012-11-23 조회수 : 1839

내 언니

 

“너 어디가?”“응. 나 집에 가.” “너 집에 내려가?” “아니, 기숙사 간다고.” 이런 일이 나에게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나는 친구들에게 기숙사라고 말하지 않고 집이라고 말한다. 왜냐면 기숙사는 나의 제 2의 집이기 때문이다. 나의 고향은 전라남도 광양이다. 대한민국의 끝자락에 살고 있기 때문에 수원서 학교 다니는 나는 고향까지 내려가는 일이 버겁기만 하다. 다른 친구들보다 집에 덜 내려가서 결국에는 기숙사에서 지내는 날이 많다.

 

신입생 때는 기숙사 생활이 처음이고 신발 신고 산다는 점도 익숙하지 않아서 기숙사가 너무 어려웠다. 아니, 그냥 기숙사가 싫었다. 신입생이었던 나를 챙겨줌으로써 기숙사를 집 같은 분위기로 만들어 준 사람은 다름 아닌 나의 첫 룸메 언니었다. 언니는 3학년이었는데 무척 바빴음에도 불구하고 외로워하는 나를 위해 일찍 방에 들어오고 맛있는 것도 사다주면서 내가 점점 기숙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하루를 마치면 꼭 방에 들어가서 언니와 그 날 있었던 재밌는 얘기를 주고 받고 언니가 인터넷에서 주문한 과일도 같이 나눠먹으면서 그냥 룸메 언니였던 언니가 나에게는 친언니처럼 보였다. 삭막해보였던 나의 방은 점점 나에게 아늑한 집같이 보였고 무섭게 보였던 경비 아저씨도 친절한 동네 아저씨같이 느껴졌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친구랑 같이 방에서 놀고 있었는데 옆 방 언니가 시끄럽다고 경비 아저씨까지 모셔 와서 우리를 혼냈다. 하지만 그 때 우리는 낮에 매니큐어를 칠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방이 아니라 다른 방에서 떠든 거였는데 그 옆 방 언니는 우리가 그런 줄 알고 화를 내고 가셨다. 너무나 억울해서 저녁에 들어온 언니한테 그 이야기를 하였다. 언니는 화를 내더니 왜 네가 하지 않았냐고 말을 안 했냐면서 당장 그 옆방으로 가셨다. 그러고는 한참동안 그 옆방 언니와 이야기를 하시더니 네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그 사람도 인정했으니 너도 나와서 서로 화해하자 라고 말했다. 그때가 돼서야 나는 앙금이 풀렸고 우린 서로 화해를 했다. 바로 내 룸메이트 언니덕분으로 말이다. 그 일이 있은 직후 나는 언니를 더욱 믿게 되었고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언니한테 고민을 털어놓고 해결책을 듣곤 하였다. 그러고 여름방학이 되어서 우리는 헤어지고 나는 2학기를 예관에서 신관으로 이사하였다. 그렇게 됨으로써 우리의 연락은 점차 뜸해졌다.

 

겨울방학 때 나는 다시 예관으로 들어갔다. 들어갈 때 호실을 확인하였는데 룸메 학번이 왠지 낯이 익었다. 설마, 설마.. 이러는 심정으로 언니한테 연락을 했는데 언니랑 나랑 호실을 같은 거였다. 이런 우연이! 우리는 다시 한 번 더 룸메이트가 된 것이다. 너무나 신기했다. 나는 이 상황이 우연이 아닌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둘은 더 돈독해졌으며 나는 언니를 내 언니라고 연락처에 기재도 했다. 항상 길다고 느껴졌던 방학이 그 때만큼은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또 언니랑 헤어지고 나는 종종 언니에게 연락을 한다. 지금 언니는 언니가 원하는 꿈을 이루어서 지방에 내려가 있지만 이번 겨울방학 때 언니가 사는 곳으로 놀러 가기로 했다. 무서웠던 기숙사, 차갑게 보였던 기숙사가 온기가 가득해지고 생기 가득한 곳으로 보이게 해준 사람은 내 언니, 나의 룸메이트 언니다. 얼른 겨울방학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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