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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김서영
번호 : 49 등록일 : 2011-12-14 조회수 : 2006

  [ 추억속의 아저씨 ]

 

난 본교출신 대학원생이다. 즉, 캠퍼스 생활 5년 차에 기숙사 생활도 5년을 꽉 채우고 있다. 현재 의관에서 살고 있는데 얼마 전 익숙하고 반가운 얼굴을 아침에 마주치게 되었다. “아니, 너 아직 학교에 있어?” “아! 네 아저씨!! 어머, 아저씨도 계속 우리 학교에 계셨어요?” 이 짧은 대화로 2년도 지난 기억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을 스쳐갔다. 학부 생 8학기 중 6학기를 예관에서 보냈었는데, 그때 근무하시던 경비아저씨이시다. 유난히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으시고 항상 웃으면서 인사를 해주시고 이름까지 외우셔서 안부를 물으시곤 하셨다. 당시에 나는 친구들과 방학 때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나는 자전거를 잘 못 타는 터라, 여행이 시작되기 2주 전쯤에 자전거를 구입하여서 캠퍼스에서 타고 다니며 연습을 했다. 예나 지금이나 기숙사주변 자전거는 도난사고가 빈번했는데 아저씨께서 유난히 자전거를 주시해 주셔서… 안전하게 보관을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친구들 4명 모두 사생이었기에 우린 새벽 6시에 예관 앞에서 만나서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대학생이 자전거여행을 하는 것이 기특해 보이셨는지 아저씨께서 파이팅을 해주시며 단체사진을 찍어주시겠다고 했다. 아무도 깨지 않는 새벽에 조용히 시작하는 여행이라 기분이 이상할 법도 했는데 아저씨의 응원 덕에 더 신나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고 안전하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도 기숙사가 마치 우리 집처럼 느껴졌던 거 같다. 사실 예전 고등학교 때 살았던 기숙사에 비하면, 대학교 기숙사생활은 룸메이트와 이야기할 기회도 많지 않고 옆방, 앞방에 산다고 해도 문을 꼭꼭 닫고 각자의 일에 바쁘게 살다 보니, 삭막함을 느끼는 때도 적지 않았다. 지나가다 시선이 마주쳐도 딴 곳으로 피하기가 일쑤다. 그런데 경비아저씨 한 분이 입구에 앉으셔서 “누구야 이제오니?” “주말에 집에 다녀왔나 보구나?”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힘들어 보이네, 열심히 해.” 심지어 가끔은 아저씨 본인의 간식을 조금씩 나눠주시기도 하셨으니 이러한 작은 관심이 타지에 사는 나와 내 친구들에겐 적지 않은 힘이 되었던 거 같다. 기숙사 경비 일을 하시다 보면, 잠을 주무시는 시간도 편치 않고, 골치 아픈 일도 생기기 마련인데 어떻게 항상 친절하게 대해 주실까? 의아할 때도 몇 번 있었다. 어느 날, 저녁을 먹고 친구와 예관으로 들어오는데 젊은 부부와 함께 계신 아저씨와 마주쳤다. “여기 내 딸이랑 사위, 그리고 손주야.” 라고 웃으시면서 소개하시는 아저씨. 그제서야 난 조금 이해가 됐다. ‘아저씨가 딸을 대하는 마음으로 우리들을 대해주신 거구나… 나도 거기서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을 느꼈던 거구나..’ 졸업한 친구도 가끔 학교에 남아 있는 내게 아저씨의 안부를 묻곤 한다. 특별한 인연은 아닐지라도 아저씨 한분으로 인해서 나와 내 친구가 기숙사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사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이 주제로 글을 쓰게 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에 느꼈던 그 감정을 요즘엔 느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관에서 생활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학생 수도 예관에 비해서 훨씬 많고 남녀가 한 빌딩 안에서 생활한다는 점, 대학원생에게만 허용되는 통금해제 등의 문제로 경비아저씨들에게 부담이 많았던 거 같고 그로 인해 경비아저씨가 정말 학생을 대하시는 모습이 엄격했던 기억이 대부분이다. 학생들도 경비아저씨께 무례하게 대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루는 내가 비상키를 빌리기 위해서 경비아저씨께 말을 건 적이 있었는데 마치 내가 큰 잘못을 한 것인양 인상을 쓰시는 모습에 기분이 상한 적이 있다. 한 건물 안에서 생활하면서 가족처럼 친밀하진 않더라고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서로에게 약간의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있다면 훨씬 기숙사분위기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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