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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서재희
번호 : 43 등록일 : 2011-12-14 조회수 : 1890

  [ 천국과 지옥 사이의 기숙사 인관 ]

 

2011년 3월 대학생이 된다는 설렘 반 걱정 반 으로 학교에 첫발을 내딛었다. 후문에서 인관까지 가는 길에 먼저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신관이 보였다. 실제로 보니 기숙사 입사 신청할 때 찾아보았던 사진의 모습보다 더 크고 좋아보였지만 여긴 내가 살 곳이 아니었다. 신관을 뒤로한 채 좀 더 걷자 내가 살 곳인 인관의 모습이 보였다. 기숙사 입사 신청할 때 남자인 나에게는 신관, 인관, 지관 3군데 선택권이 있었다. 신관은 비싸서 일찌감치 제외하고 인관 지관 중에 고민하던 차에 성대에서 기숙사 생활을 해본 친구의 “야 지관 평소에는 별로 안 멀 것 같지? 근데 술 마시고 들어가려면 끝이 안보여......” 술을 꽤나 좋아하는 나한테 이 한마디가 인관으로 가야겠다고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물론 인관은 4인 1실이라는 문제점이 있었지만 고등학생때 2년 동안 기숙사 6인1실을 써본 경험이 있는 나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인관의 첫인상은 하얀 4층에 약간은 낡은?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내부는 기대 이상으로 깔끔하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1522호를 찾아서 4층까지 올라와 방에 들어가 보니, 고등학생 때의 기숙사에 있던 것과 똑같은 2층 침대들은 익숙해서 반가웠지만 나머지는 뭐가 뭔지도 모르는 어리둥절한 상태로 나의 기숙사 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학기 초에 인관에는 신관, 지관과 달리 고 학번들의 비중이 높고 스포츠과학부 학생들이 많아서 새내기였던 나는 처음에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밥을 혼자 먹는 일이 종종 있었다. 살아오면서 급식실에서 밥을 혼자 먹은적이 한 번도 없는 나에게는 상당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어느새 오히려 혼자 먹는 것이 더 편해지게 된 걸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숙사에 완전히 적응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초반에 우리 방은 룸메이트 4명 모두가 술자리가 잦아서 처음에는 서로 얼굴 보는 일 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나의 특유의 친화력과 이런 나를 귀여워해주는 룸메이트 형들이 있어서 서로 정말 친하게 지냈던 것 같다. 주말이 되면 4명 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휴게실에서 자장면 짬뽕 등을 시켜먹으면서 같이 웃고 떠들던 시간이 학기 초 여러 가지로 정신없었던 나에게는 가장 소중했던 휴식시간 중 하나였다. 하루는 술에 취해 들어와 의자에서 자려고 하는 나를 형들이 끝까지 침대에서 재우려고 하다가 내 고집에 결국 포기했다는 우스갯소리를 한 적이 있다. 이때 형들이 나를 생각해준다는 마음이 새삼 느껴지셔 고마웠고 단지 룸메이트관계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나는 기숙사에 세탁기가 있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내가 지내왔던 고등학교 기숙사에는 세탁기조차 없어서 모든 학생이 주말만 되면 손빨래하고 탈수기를 돌려야만했다. 이러한 지난 불쌍한 기억 들이 인관에 세탁기가 있는 것과 아주머니께서 화장실과 복도를 청소해주시는 것, 따뜻한 물이 잘나온다는 것과 같은 사소한 부분들 까지도 좋게 느끼게 해준 것 같다. 수업을 들으러 갈 때 나는 1학년이기 때문에 강의실이 군데군데 흩어져있었고 인관은 여러 군데 흩어져 있는 강의실까지 가기에는 최적의 기숙사 였다. 특히 물리수업을 들을 때는 생명 공학관 까지 2분이면 갈 수 있어서 딱 맞춰 출발해도 출석 부르기 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학교 기숙사 중 또 마음에 들었던 것은 통금시간이 다른 학교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이었다. 새벽 1시부터 5시까지라는 점이었다. 학기 초 통금시간에 맞추어 들어오려다 이미 잠겨 있어서 꼬박 밤을 샌 적도 있고 전력질주를 해서 간신히 들어온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런 기억을 떠올릴 때 마다 평소에 별로 부럽지 않던 신관이 후문에서 가깝다는 점 때문에 새삼 부러웠던 것 같고 만약 인관이 아니라 신관에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종종 하곤 했다. 나는 집이 학교와 멀리 떨어져 있어 통학이라는 선택권이 없었지만 기숙사에 산다는 점이 여러 가지로 행복했다. 그중에서 가장 행복했던 것은 공강시간에 기숙사에 들어와서 쉴 수 있다는 점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기숙사가 아무 때나 가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마치 집과 같아진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아직 학교에 대해 잘 모르던 1학년 1학기 시절에 내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던 기숙사. 어느 기숙사든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나는 4명이 한방에 살면서 서로 챙겨주고 위해줄 수 있는 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인관이 좋은 것 같다. 또한 지난 1학기 동안 기숙사에 살았던 기억 속에는 대부분 좋았던 기억들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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