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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김창석
번호 : 41 등록일 : 2011-12-14 조회수 : 1699

[ 처음 그 설렘 그리고 추억 ]

 

2011년 3월 1일로 기억합니다. 저의 추억의 시작된 날이.

당시 군대를 갔다 온 저는 3학년이라는 자그마한 짊을 어깨에 추가한 채 복학을 하였고, 통학시간을 아끼기 위해 기숙사를 신청하였습니다. 통학시간을 아껴서 공부를 하겠다는 표면적인 이유로... 물론 제 마음속 깊숙이에는 그 표면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만 요.

기숙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기숙사에 살았던 이 친구, 저 친구에게 신관, 인관, 지관에 대한 질문을 하였지요. 수일간의 질문 끝에 얻은 답변은

“신관은 비싸다, 지관은 2인 1실이고 가격도 적당하여 커트라인이 가장 높다, 인관은 가장 싼데 시설이 안 좋고 4인 1실이기 때문에 룸메이트를 잘 못 만나면 1학기 내내 고생한다”는 말.

저는 이 말을 듣고 바로 인관으로 결정 하였지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가격상의 이점이었고, 가격상의 이점이라는 물질적인 면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지관은 창문이 너무 작아서 답답해’, ‘4명이서 즐겁게 살면 재미있지 않을 까?!’, ‘룸메이트들이 조금 나랑 성격이 안 맞더라도 내가 먼저 다가가고 잘하면 좋을 거야’, ‘난 군대를 갔다 왔으니까... 뭐 밖에서도 잤는데 그보다 시설이 나쁘겠어?’ 라는 생각들을 마구마구 피워냈지요.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룸메이트’를 잘 못 만나서 고생했다는 일화가 응어리처럼 남아 깊숙이 숨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그리고 마치 군대를 처음 갔을 때처럼, 초, 중, 고등학교 시절 새 학기가 시작되어 등교하는 첫날 새로운 반에 교문을 열기 직전의 불안감이 뒤섞인 설렘을 가지고 운영실에서 키를 받고 올라갔지요.

터벅터벅.

부모님과 함께 짐을 나르기 위해 왔기 때문에 부모님도 룸메이트에 대한 같은 걱정을 하셨지만 부모님께는 자신감 있는 아들이고 싶어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만 되풀이 하였지요. 물론 불안감은 가슴에 품은채로.

두근두근.

호실에 도착해서 손잡이를 돌리는 순간 찰칵찰칵.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순간 저도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안도하는 저를 발견 하였습니다. 문이 잠겨 있었고, 그것은 아직 아무도 안 왔다는 말이기 때문이죠. 그렇게 먼저 도착해서 짐을 풀고 있는 도중에 문득 문 앞에 있는 명패를 보았을 때 왠지 한 학기를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문 앞 명패에 ‘임현호’라는 낯익은 이름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바로 휴대폰에서 ‘임현호’를 검색하여 통화버튼을 눌렀습니다. 네!! 맞습니다. 그분은 같이 합창단 활동을 했었던 제가 아는 현호 형 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내 편이 한명 생겼다’는 들면서, 가슴에 있던 불안감이 나가고 그 빈자리를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채워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자신감을 찾고 짐정리를 하고 있는 사이에 끼익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두근대면서 뒤를 돌아보는 순간 한 학기 동안 저와 함께 지낼 룸메이트 중 한명인 원의 형이 들어왔습니다. 원의 형을 처음 보는 순간 제가 너무나 좋아하고 따르고 싶은 선한 인상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두근대는 긴장의 마음은 금세 사라졌습니다. 물론 이미 현호 형이라는 저의 편이 있다는 사실도 한 몫을 했지요.! 그리고 자신감 있어 보이는 말투로 처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시스템경영 공학과 07학번 김창석’입니다라는 상투적인 말을 시작으로.

역시 예상대로 원의 형은 굉장히 똑똑하고 착한 형이었고 우리는 빠르게 말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는 도중에 현호형도 도착을 하고 이제는 양쪽을 다 아는 제가 두 분을 서로 소개시켜 주면서 그 날 저녁 바로 치킨을 먹으면서 친해지는 시간을 갖았습니다. 이렇게 서로에게,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는 저희에게는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나머지 한분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 이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가방만 있고 방에 들어오지를 않았기 때문에 저희는 나름대로 ‘퇴사한 거 아니냐, 그럼 우리 셋이서 방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분의 정체에 대해 종종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일주일지 지난 어느 날 방에 들어오는 순간 낯선 남성이 빈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긴 머리에 머리를 고무줄로 질끈 동여맨 모습. 무언가 소위, ‘포스’를 풍기는 인상이었기에 잠시 긴장을 하였지만 이제 제 편이 2명이 있기에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시스템경영 공학과 07학번 김창석’입니다라는 상투적인 말을 시작으로.

예상과 다르게 재성이 형은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고 생각보다 위협적이지 않고 친근한 형 이었습니다. 그리고 머리는 작년에 캐나다 어학연수 때 외국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약간 프리하게 보이고 싶어서 길렀다는 말을 듣고 그런 면까지 생각하는 것을 보며 형으로써 잘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외국 어학연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희는 점차 가까워 졌습니다.

이렇게 저의 07학번 늙은 막내의 생활은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저희 방은 그 이후 거의 매일 아침에 함께 일어나서 아침을 같이 먹는 굉장히 모범적인 방이 되었고, 형들 모두 깔끔한 성격이었기에 방도 굉장히 청결하고 서로에게 에티켓을 지키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막내로써 현호형의 스마트함과 철두철미한 성격, 재성이 형의 어학연수라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식과 성실함, 그리고 원의형의 모든지 양보해주고 이해해주는 성격을 보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저러한 느낌을 줄 수 있게 생활해야겠다‘라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재성이형의 외국친구들과 화상채팅도 하고, 때로는 함께 노래방에 가서 노래도 부르고, 함께 전공공부 부분이나 연애문제 진로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욱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은 빨리 간다고 했던가요? 어느새 학기가 끝나고 재성이형은 다시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 마지막 여행으로, 현호 형은 취업준비로, 원의 형은 학교에 남아서 공부로, 저는 다시 본가로, 이렇게 모두 처음 만나기 전의 위치로 돌아갔습니다.

마지막 헤어짐의 인사를 끝으로, 불안감이 섞인 설렘으로 시작했던 저의 첫 기숙사 생활은 추억이라는 이름과 함께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즐거운 추억을 주었던 형들에게 낯간지러운 인사를 남기며 글을 마치려 합니다. “재성이형, 현호형, 원의형 나에게 이렇게 첫 기숙사 생활을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해줘서 고마워. 넷이서 다시는 같은 방에 살 수는 없겠지만, 모두 다 하고자하는 일 잘 되서 같이 살았던 그때 이야기하면서 맥주 한잔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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