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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임하경
번호 : 35 등록일 : 2011-12-14 조회수 : 2387

     [ 엄마의 걸레질 ]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가족들과는 떨어져 지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항상 외박은 물론이요 밤늦게 들어오는 것도 금지되어있었다. 그렇기에 부모님은 처음으로 떨어져 지내게 된 1학기 기숙사 생활을 많이 걱정했었다. 입사 일주일 전부터 기숙사에 도착할 때까지 걱정을 놓지 않으셨다.

“하경아, 엄마 아빠 모른다고 밤늦게 술 마시거나 밤새고 그러면 안 돼.”

“자나 깨나 남자 조심해. 가뜩이나 남자 많은 학교에서. 알았지?”

“알겠어요. 알았다니깐. 내 걱정 하나도 안 해도 되요!”

괜찮다며 계속 안심시켜드려도 물가에 어린아이를 내놓은 마냥 불안해하시며 걱정하셨다.

기숙사에 도착했을 때 먼지 가득한 방바닥을 보며 엄마는 또 걱정을 하셨다.

“이렇게 지저분해서 어쩐다니. 너 항상 청소 깨끗이 하고 다녀. 이런 먼지 다 네 입으로 코로 들어가!”

엄마는 빗자루를 들어 먼지를 다 쓸어내셨다. 그리고는 그 더러운 방바닥을 두 무릎으로, 또 맨손으로 짚으며 걸레질을 하셨다. 아까까지만 해도 더러운 먼지라며 눈살을 찌푸리셨는데 그런 먼지가 묻어가며 청소를 하시는 게 너무 속상했다. 그 방에 살 나도 먼지 닦기가 싫을 정도인데 엄마는 너무나 당연한 듯이 거침없이 쓱쓱 닦으셨다. 나는 엄마를 일으켜 세우며 내가 하겠다고 말려도,

“됐어. 엄마가 해줄 때 가만히 있어. 너는 구석구석 못 닦잖아.” 하시며 고집을 피우셨다. 방 밖에서 걸레질을 하시는 엄마를 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 딸이 사는 방이 뭐라고 ,먼지는 아랑곳 하지도 않는 모습이 가슴 아프기도 하고 죄송스러웠다. 방을 다 닦은 엄마는 걸레를 다시 빨아, 이번에는 4인4실의 거실 쪽을 닦으려고 하셨다. 나는 자꾸만 더러운 방바닥을 맨손 짚어가며 걸레질을 하려는 엄마 때문에 속이 상해서 화를 냈다.

“엄마, 제발 그만해! 거기는 내가 쓰지도 않아!”

계속 화를 내며 말리자 그제서야 엄마는 걸레질을 그만하셨다. 일어나신 엄마는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었고, 얼굴은 피가 쏠려 벌게져있었다.

나는 그렇게 엄마가 손수 걸레질 해주신 방에서 한 학기를 지냈다. 할 일없이 가만히 앉아있을 때, 엄마가 걸레질 해주던 모습이 생각나 눈물이 핑 돌고 속이 상했다. 더러운 걸레를 빨던 엄마의 손, 먼지가 그득한 방을 두 무릎과 손으로 짚어가며 걸레질 하시던 모습, 일어났을 때 땀이 맺힌 엄마의 얼굴…….

‘엄마는 왜 그렇게 방을 닦으셨을까. 그냥 내가 나중에 닦으면 되는데…….’

가족이 그리운 날이면 더욱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엄마께 죄송한 마음은 커져만 갔다.

여름방학이 돼서 집에 돌아갔을 때, 그 때 느꼈던 엄마의 사랑과 헌신을 생각하며 걸레질을 자주 했다. 엄마가 들고 있던 걸레를 뺏어서 방을 모조리 닦고, 선반이며 TV까지 다 닦아내야 마음이 놓였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웃는 얼굴로

“어허, 네가 어쩐 일이래? 걸레질까지 다하고. 덕분에 엄마는 편하네.”라며 뿌듯해하셨다. 나는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며 그 때 느꼈던 죄송스러운 마음을 다시 되새겼다.

이제 또 겨울 방학이 되면 집에 가서 걸레질을 해야겠다. 괜찮다는 엄마의 거절을 뿌리치고 이곳저곳 싹싹 닦아내며,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온 방에 사랑의 기운을 불어 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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