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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남자, B남자의 사정
번호 : 230 등록일 : 2016-11-27 조회수 : 2628

[A남자, B남자의 사정] _ 이상찬

[765B의 사정]

 2012년, 재수를 마치고 LC30에 배정받아 왔을 때 재수를 했던 친구가 넷이 있었다. 한명은 여자인 친구였고 나머지 셋은 남자였다. 그 세 명 중 한명은 술과 유흥을 즐기는 것을 매우 좋아하던 친구였고, 한명은 매우 쿨하고 유쾌한 친구였으며, 나머지 한명은 만만하고 소심하고 허리가 긴 친구였다. 그렇다. 마지막이 내 돎메(dormitory mate)다. 지금부터 내 돎메인 765A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사실 이 친구에게는 미안한 부분이 많다. 첫 번째로, 비슷한 시기에 친구들과 같이 군대를 다녀오고 싶었던 나는 765A를 설득하여 내가 직접 이 녀석을 꿀보직이라고 조사했던 탄약 관리병으로 지원해 주었다. 그리고 독자들이 이미 예상했을지 모르나 이 친구는 전방에서 겨울에는 몇십센치의 눈을 치우며 잠도 제대로 못자고 보초를 서는 고달픈 군생활을 했다.
나는 2학년 2학기때 통학 생활이 너무 힘들어 중도 입사를 선택함으로써 첫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 너무나 장점 투성이인 기숙사의 특징들로 인해 나는 그 후로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아니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고민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룸메이트에 관한 것이었다. 765A 5학기와 추가로 지금까지 3번의 방학 까지 전부 기숙사에 살면서 룸메이트에 관한 고충을 토로해왔다. 3학년 1학기에 내 동아리 친구와 우연히 룸메이트가 되었던 게 가장 정상적이었던 룸메이트라는 말을 했다. 나머지 기간에는 이기적인 룸메이트들 때문에 매우 힘들어 했다. 이런 가여운 친구를 두고 보기만 하는 것은 성균 논어를 들은 자로써의 유교적 정신에 반하는 일임으로,

이 친구를 내가 데리고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아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베품 인가. 내 감동적인 제안을 들은 765A는 눈을 반짝이며 나를 선망하는 눈길로 ‘응 그러자 같이 하자’ 라고 하며 기꺼이 내 호의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3학년 2학기가 시작되어 같은 방을 쓰며 역시 내 예상대로 765A는 굉장히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나와 같은 기계공학부인 이 친구는 전체적인 성적은 좋았지만 고체역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나에게 고체역학에 관해 물어보기도 하고 가르쳐 주면 매우 고마워했으며, 내가 꺼내는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 듣기를 좋아했다. 내가 꺼내는 주옥같은 토론 주제들로 한 시간씩 토론을 하는 등의 활동은 우리들의 자신감을 상승시키며 자기계발에 큰 도움이 된다. 서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토론을 하며 몰랐던 분야를 넓히기도 하며, 기숙사 밥을 먹고 소화를 위해 잠깐 피씨 방에 같이 가는 등의 행위로 이동하며 버리는 잉여 시간 없이 고효율로 노는 등, 돎메이트를 함으로써 얻는 장점은 정말 다 열거 할 수가 없다. 역시 효율을 높이는 학문이자 내 전공인 공학에 걸 맞는 제도가 아닐 수 없다.
 대학생활을 하며 생활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다. 그리고 술을 마시고 들어가면 혹시나 룸메이트에게 실수 할 까 두려워 지는 것이 기숙사생활에 고민이 되는 부분 중에 하나이다. 그런 의미에서 돎메이트는 이런 부담을 덜어주고 서로에게 조금씩 양보하는 것에 있어 더 너그러워지는 부분이다. 일례로 내가 술을 마시고 와서 여기저기 토를 하고 다닌 적이 있는데, 다행이 돎메는 내가 본인에게 해주는 다른 부분에서 많은 고마움을 느꼈는지, 크게 불만 없이 그것을 다 치워주었다. 추가로 고마운 것을 말하면, 그때(몸에서 알코올을 이기기 위하여 강한 보호본능으로 그 친구들을 식도를 통해서 밖으로 추방시켰던 그 직후) 룸메는 그것을 치우기 위해 불을 켰는데, 눈이 부신게 너무나 힘들었던 나는 룸메이트에게 불을 꺼달라고 했었는데, 그 말도 들어주고 어둠속에서 내 분비물을 정리 해 주었던 것이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왔다. 다음날 너무나 고마워서 음료를 4천원어치를 사주었다. 역시 12년부터 이어진 5년의 우정의 힘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정말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또 이 친구는 무언가 생활하는 용품을 사는데에 있어서 효율성을 많이 추구한다. 그것은 또 언급하지만 우리의 전공이며 우리가 공부하는 학문이 공학이 효율을 추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주로 나는 찾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매우 좋은 물건을 찾고, 그것에 따라 룸메이트에게 설득을 한다. 그러면 조금의 망설임 후에 바로 구매를 결정한다. 그렇게 결정한 물건은 귤, 요가매트, 로션, 면봉 등등의 물건이며 그 밖에도 훨신 많지만 역시 글도 말도 효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간략하게 줄인다. 요점은 그 물건들을 매우 잘 쓰고 있으며 룸메이트의 만족도도 높다는 것이다.

 이번학기 돎메이트를 하면서 너무나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765A는 사실 말하자면 나에 비해 수동적인 친구여서 능동적인 나와 시너지가 잘 맞는 것 같아 너무 좋고, 당연히 다음 학기도 이 친구와 돎메이트 신청을 할 것이며 765A는 다시 선망의 눈빛으로 ‘응 그래 같이 살자’ 할 것이 틀림없다고 말 할 수 있다.

 

 

[765 A의 사정]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B의 의견을 들어 돎메이트를 신청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2학기의 절반을 B와 함께 보냈다. 그렇다. 후회한다. 문제점들을 나열하자면 너무 많지만 그냥 나열해야겠다. 솔직히 내가 부정적인 사람이긴 하지만 이건 너무했다.
 우선 말이 많다. 고요한 기숙사방에 맴도는 침묵을 깨서 좋지 않으냐 하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면 나는 적극 B와 함께 돎메이트를 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과제를 할 때,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 샤워를 할 때, 화장실에서 거사를 치를 때, 같이 기숙사 밥을 먹을 때 등등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 모든 걸 버티는 내가 대견한 것 같다. 말이 많다보니 그것과 연관된 노래도 많이 부른다. 서로 각자 할 일을 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노래를 부르고, 샤워실에 가서 이제 조용해 지겠지라고 생각해도 더욱 크게 요동치는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보고 있나 룸메!!
 한번은 술도 잘 안 마시던 B가 거하게 취해서 들어왔다. “나 녀무 취했떠~ 나 먼뎌 잘꾸야” 언어를 순화시켜서 그렇지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자기 이름을 ‘나’ 라는 주어 대신 사용한다. 그러고는 침대에 눕더니 알코올을 밖으로 좀 보내야된다 싶었나 보다. ‘후허~후하~후허’ 분명 이 방엔 산소가 부족한게 아닌데 끊임없이 신음을 내며 가쁜 호흡을 내질렀다. 그 순간 나는 동물적인 본능으로 큰 사건이 올 것이라 직감했다. 그 뒤에 B씨는 바닥을 기어가며 화장실과 세면대와 침대를 왔다갔다하기를 반복하며 오늘 먹은 것들을 쏟아냈다. 그렇게 다시 침대에 기어오르더니 날 향해 앉으며 마지막 힘을 다해 나머지 것들을 바닥으로 쏟아 냈다. 바닥, 세면대와 화장실은 이미 그것들로 가득했으니... 자기 이름도 한자로 쓰지 못하는 주제에 사면초가 라는 한자성어는 또렷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불을 켜고 그대가 쏟아놓은 똥들을 치우는 나에게 인상 깊은 한 마디를 남겼다. “눈부셔. 불. 좀. 꺼.”
 B는 나에게 소비욕구를 자극시킨다. 쿠팡과 옥션에서 본 유혹적인 상품을 나에게 들이밀고 설득시킨다. 그 순간 판매자가 쿠팡인지 B인지 헷갈릴 정도로 그 물품의 기능성, 장점에 대해 언급한다. 지금 잠시 방을 둘러보면 2번이나 사버린 귤이 가득 든 박스, 한참 남아있는 로션 외에 옆에 있는 또 다른 로션, 한 번 밖에 쓰지 않은 요가매트, 한 번 밖에 입지 않은 긴팔티 등등이 보인다. 물론 설득당한 내 잘못이 크지만 그의 입담은 마르지 않는 달콤한 샘물과 같으니 그대들도 껌뻑 넘어갈 것이다. 참고로 B씨의 알바 경력은 보일러와 쇼핑몰의 콜센터, 유니셰프 같은 정기후원자 모으는 켐페이너, 과외, 학원알바 등등 발이 아닌 말로 뛰는 것들이다. 너무 부정적인 내용만 말해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장점을 쓸려고 한다.
 B씨의 장점은

 딱히 없다.

[765 A,B 남자의 사정]

재밌으셨겠는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학교 입학과 동시에 5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사진에서 찾아 보실수 있겠지만 농활, 술자리들, 많은 여행들... 특히나 단둘이 배낭과 텐트를 메고 7번국도를 따라 올라가며 야영을 하던 추억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친구와 돎메이트를 선택하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보통 룸메이트를 하면 서로의 알지 못했던 단점들을 많이 알게 되어 사이가 나빠진다는 그런 말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여러분, 기회가 된다면 꼭 친한 친구와 돎메이트를 신청해 보세요. 서로 알지 못했던 많은 장점들과, 서로의 의견을 좁혀나가는 과정, 그리고 투닥투닥하는 시간들이 매우 소중하게 남습니다. 잊을 수 없는 어떤 것을 선물 받는 기분입니다. 저의 대학생활은 지금까지 4년 반, 군대를 다녀온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3년이라는 시간을 향해 흐르고 있고 결코 길지 않은 시간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Dormitory mate, 꼭 한번 생각 해 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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