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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동상] 복학생의 기숙사 생존기
번호 : 224 등록일 : 2016-03-28 조회수 : 12851

복학생의 기숙사 생존기

 그렇다. 나는 신입생들이 신기하게 쳐다볼 법한 화석 24살, 복학생이다. ‘풉...’하고 비웃는 그대도 곧 복학생이 될 것임을 기억하면 그대의 웃음도 곧 울음이 될 것이다. 복학생이 느끼는 고독함은 기숙사 방에 들어오면서 안락함과 편안함으로 바뀐다. 가끔은 창문 사이로 스며들어 촉촉이 방 안을 적시는 햇빛을 볼 때면 첫 기숙사 입사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처음으로 부모라는 든든한 그 울타리를 벗어난 것이 그 때가 처음이었다. 울타리 밖의 매서운 바람과 살갗으로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로부터 지켜주는 곳이 바로 기숙사, 즉 내 방이었다. 또한 내 곁에는 어머니, 아버지와 같은 경비실 아저씨, 청소 아주머니,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가 있었다. 고마운 분들의 보살핌이 있어서 부산에서 올라온 내가 낯선 동네에 조금 더 쉽고 안전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끔씩 무례한 행동을 하거나 무책임하게 기숙사 시설을 이용하는 기숙사생들을 보면 안타까움을 감출 수가 없다. 아마 그 사람들은 우리를 위해 힘써주시는 분의 따뜻한 손길이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겨지면서 그 분들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살아가는 것 같다. 조금씩이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더 따뜻한 기숙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렇게 나는 총 1년 반을 넘게 기숙사 생활을 해왔다. 그러면서 당연히 기숙사에서 많은 경험을 하면서 노하우가 쌓였다. 아마 생존왕 베어 그릴스가 오더라도 나를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내년엔 신입생들이 이 많은 방들을 채우게 될 것이고 어리둥절하는 모습이 눈앞에 선명히 떠오른다. 아마 이 글이 우리 후배들이 기숙사 생활에 좀 더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처음으로 식당에 대해서 소개해 주려고 한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인데 먹지 못한다면 적응하기도 전에 지쳐버릴 것이다. 식당 시간은 평일과 주말이 다른데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간혹 처음 온 사람들이 주말에 시간을 착각해 발걸음을 되돌리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또한 간식시간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시간에 먹을 수 있는 라면과 한정 수량의 과일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기숙사 내부에서 식당으로 들어갈 때에는 출입 열쇠를 문 옆에 찍고 들어가면 된다. 잘 모르겠다면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면 쉽게 따라할 수 있다. 그런 뒤 쟁반 위에 수저를 놓은 뒤 학색증이나 모바일 학생증으로 인식기에 찍고 맛있는 식사를 하면 된다. 혹시 메뉴를 확인하고 싶다면 매점 앞 진열대에서 직접 확인하거나 핸드폰에 있는 성균관 gls로 들어가면 식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어제 과음으로 인해 숙취가 심하다면 아침에 꼭 한식에 있는 누룽지탕을 먹길 바란다. 누룽지탕은 매일 아침에만 나오는데 수분과 포도당을 거부감 없이 섭취할 수 있고 숙취를 진정시켜 줄 것이다. 또한 아침에 먹는 고기와 같은 단백질이 알코올에 파괴된 뇌세포도 재생시켜 줄 것이다. 혼자 밥을 먹는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식당에 보면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다. 그러므로 창피해하거나 민망해하지 않고 자주 이용해 주면 좋다. 그래도 혼자는 죽어도 먹기 싫다하면 나에게 연락하면 같이 먹을 수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 식단을 보다보면 특식이 있는 날이 있는데 그 날은 맛있는 메뉴가 나오기 때문에 절대절대 놓쳐선 안 된다!!


 

 두 번째로는 청소관련에 관해 설명해줄까 한다. 기숙사에 들어가면 쓰레기통이 각자 하나씩 주어지는데 그 위에 비닐봉투를 하나 사서 씌어주면 더럽지 않게 깔끔히 버릴 수 있다. 비닐봉투가 어느 정도 찼다고 생각이 들면 엘리베이터 앞에 큰 쓰레기통에 분리수거해서 버려주면 된다.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서 힘들지 않게 상자는 꼭 정리해서 옆에 세워두고 다른 쓰레기도 옆에 흘리지 않게 깨끗하게 버려주면 좋겠다. 아마 성균인이라면 다들 깨끗이 사용할 거라 믿는다. 그리고 화장실을 사용하다 변기가 막힐 경우가 있는데 절대 당황하지 말고 엘리베이터 앞에 가면 청소 용구함이 있다. 청소 용구함 문을 열면 그 안에는 우리에게 필요한 청소 도구들이 전부 준비되어 있다. 변기를 뚫어주는 뚫어뻥 일명 변기 압축기가 있는데 사용법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일단 물을 내려 변기에 어느 정도 물이 찼을 때 변기 압축기를 구멍에 막고 위 아래로 탈춤 추듯이 역동적으로 움직여준다면 시원하게 내려가는 변기를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용한 뒤에는 깨끗하게 씻어서 원래 있던 자리에 놓아주는 센스 또한 잊으면 안 된다. 실제로 한 번은 압축기 머리 부분에서 제티 가루와 같은 갈색 이물질을 본 적이 있다. 기숙사 방은 하루에 두, 세 번은 환기시켜 주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바닥을 빗자루로 쓸어주면 깨끗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세탁실 이용방법이다. 빨래 바구니가 빨래들로 인해 배부르다고 소리치면 이제 지하1층에 있는 세탁실로 가야된다. 세탁실에는 많은 세탁기가 있는데 비어 있는 곳에 세탁물을 넣고 빨래를 돌리면 된다. 간혹 한참동안 세탁기 안에 빨래된 세탁물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급하다면 그 세탁물들을 세탁기 앞에 있는 주인 통에 넣고 빨래를 해주면 된다. 실제로 기숙사생들은 암묵적으로 그렇게 세탁실을 이용해 오고 있다. 예전엔 한 번 비싼 속옷을 선물 받았었는데 세탁실에서 누가 훔쳐간 적이 있다. 옷도 아니고 속옷을 훔쳐가서 굉장히 흥미롭기도 했지만 훔쳐간 사람이 오히려 불쌍하게 느껴졌다. 도난당하지 않게 시간에 맞춰 미리 가서 세탁물을 빼낼 수 있길 추천한다. 그리고 건조기도 준비되어있는데 당황하지 않고 천원만 있다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일단 건조하고 싶은 옷들을 넣고 먼지 망에 있는 먼지들을 손으로 긁어 제거해준 뒤 돈을 넣어 사용하면 45분 내로 뽀송뽀송한 옷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구겨진 셔츠가 있다면 세탁실에 비치된 2개의 다리미로 깔끔하게 옷을 펴줄 수 있다. 단 비싼 옷 세벌을 태워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너무 온도를 높게 해서 다림질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네 번째로는 기숙사에 통금이 새벽 1시부터 5시까지라는 점이다. 친구들과 너무 흥겹게 놀다 통금시간을 놓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피시방에서 밤을 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통금이 있어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다. 뭔가 오늘은 피곤하고 피하고 싶은 선배들과의 술자리를 통금 시간이라는 미끼를 이용해 빠져 나올 수 있다. 그리고 하루를 조금 더 규칙적으로 생활하게 되면서 수면 시간을 맞출 수 있고 통금 시간으로 술 먹는 양을 조금 더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통금 시간이 있기에 더 빨리 그리고 많은 양의 술을 마실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다행히 시험기간에는 통금 시간이 해제되기 때문에 마음껏 공부하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시험기간에 보면 ‘밤을 새서 나는 미친 듯이 공부하고 오겠다’ 라고 보이는 학생을 아직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거 같다. 다같이 힘내서 공부좀 합시다!!!


 다섯 번째로는 새벽 한시까지 운행하는 매점과 각 층마다 있는 휴게실을 소개할 것이다. 기숙사에 있다 보면 허기진 자기 자신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럴 때면 같이 야식 먹을 친구를 소환시키거나 그것도 실패한다면 매점으로 가서 냉동이나 라면을 들고 휴게실에서 만찬을 즐길 수 있다. 휴게실에는 전자레인지와 정수기, 음료 자판기, 그리고 심지어 눈을 즐겁게 할 티비도 있다. 최근에 한 한일전 야구와 같이 큰 행사가 있을 때는 휴게실에 가면 기숙사생들과 하나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기숙사에서 하는 취미 강좌와 많은 행사에 참여하길 바란다. 게시판에 가끔씩 초청 강연 홍보가 붙어 있는 것을 보게 될 건데 무시하지 말고 참여하길 바란다. 좋은 얘기와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을 수 있고 경품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그리고 다양한 취미 강좌가 마련되어 있는데 굉장히 저렴하게 하고 싶은 취미를 즐길 수 있다. 하고자 하는 취미가 있으면 신청해 보도록 하자.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재미있을 거라 장담할 수 있다.


 이 여섯 가지만 잘 숙지해 둔다면 기숙사 생활을 남보다 더 잘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숙사는 단순히 잠자는 곳이 아니라 내 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숙사를 내 집이라고 생각한다면 화장실에서 큰 거사 후 막힌 변기를 뚜껑만 내리고 도망가지 않을 것이고 세탁기를 마음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쓰레기도 분리수거도 하지 않은 채 버리진 않을 것이다. 아침에 우리가 눈을 뚜면 기숙사도 눈을 뜨고 저녁에 불이 하나 둘씩 꺼지면 기숙사도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이렇듯 기숙사도 우리와 같이 숨을 쉬며 살아있다. 우리의 잘못으로 병이 들지 않게 모두가 노력하길 바란다. 이 여섯가지의 노하우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내 글이 기숙사 신입생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바래본다.

                                      [기숙사의 그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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