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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어리버리한 입사 & 반도의 흔한 룸메이트... 후쿠시상??
번호 : 217 등록일 : 2015-11-23 조회수 : 6640

 

 

나는 율전 캠퍼스 지관에 살고 있는 10학번 이승철이다. 멍청하면 입사가 이렇게까지 힘들어질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줄 에피소드와 '왜 이글을 읽는 당신이 다음 학기에 외국인 룸메와 함께 살아야 하는 지' 를 알려줄 에피소드를 적어보려 한다.

 

 

1년간의 휴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나에게는 입사부터가 난관이었다. 갑작스럽게 변한 입사 시스템은 나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 전염병 때문에 흉부 X-ray에 대한 의사 소견서가 없으면 입사를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 즈음 메르스가 전국을 강타하고 난 뒤여서 군말없이 학교에 올라오기 전 주에 고향인 부산에서 X-ray를 찍고 그에 대한 의사 소견소를 다 받아오고 입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였었다조기 입사 신청도 마친 나는 더이상 입사에 있어서 두려울 것이 없었다.

 

 

드디어 학교로 가는 날!! 828(). 이번학기에는 외국인 교환학생의 친구가 되는 Maple이라는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교환학생 환영회가 열리는 명륜캠퍼스로 먼저 갔다. 명륜캠퍼스에서 행사를 마치고 술을 한잔 씩 한 후 수원캠퍼스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수원캠퍼스로 돌아왔다. 여기 까지는 모든 게 순조로웠다. 문제는 우리의 도착 당시 시간은 이미 저녁 10시가 넘은 상황, 입사절차는 원래 오후 5시까지였다. 사실 나는 입사를 그 날 못해도 괜찮았으나 독일에서 온 친구 한명이 환영회 당일 날 한국에 입국을 해서 기숙사 입사 절차를 하지 않았던 것!! 절망에 빠져 있었으나 학교 행사 때문에 입사 정규 시간을 넘겨서 그런지 다행히도 경비아저씨가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너무 순조롭게 일이 돌아갔다. 그렇게 독일친구의 신관 입사를 돕고 나도 그날 입사를 할 수 있다는 부푼 꿈과 함께 지관으로 입사를 하려했는데....... 가방에 아무리 찾아도 내가 부산에서 찍어서 들고 온 흉부 X-ray에 대한 의사 소견서가 없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전날 1시간 밖에 자지 못했던 터라 이미 몸은 지쳐있고 정신은 나가있었지만 아직 긍정을 잃진 않았다. 늘 모든 것을 누구보다 쉽게 잘 잃어 버리는 나였기에 큰 정신적 충격 없이 그러려니 하고 근처 자취하는 친구방으로 갔다. 간만에 친구를 보니 반가워서 흉부 X-ray에 대한 걱정은 잊고 내일 다 해결될 거야~~ 라며 재밌게 놀고 자고 일어나니 약 오전 10시였다.. 시계를 보고 다시 잠에 들었다. (나는 그 때 일어났어야 했다....) 다시 눈을 떠보니 1240분이다. 친구와 밥을 먹고 학교 근처에서 다시 X-ray를 찍으면 될 것이라 안일하게 생각하고 기숙사 신관에 가서 병원의 위치를 알아보고 병원에 가니 문이 잠겨있는 것이 아닌가. 토요일은 오후 1시까지만 하고 일요일은 쉰다고 적혀있었다. , 나는 월요일까지 기숙사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이었다.

 

 

일단은 집에 전화해서 아들 기숙사에 잘 들어갔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부모님께 말했다. 평소에 몸과 옷 빼고는 다 잃어버리는 칠칠맞은 나때문에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거에는 이미 신물이 날때로 나신 부모님께 차마 X-ray 진단서를 실수로 집에 나두고 온 것 같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월요일은 개학날이고 나의 수업은 9시이고.... 모든 옷들은 지관 지하 1층 박스에 있었으므로 ..... 양말을....... 속옷을...... 갈아입지 못하고 주말동안 여기 저기 전전하며 개학을 맞이하였다. 꾀죄죄한 모습으로 개강 수업을 다녀오고 점심때가 되어서야 병원을 다녀오고 입사신청을 하였다. 병원에서 오랜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도 이제 X-ray를 찍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럼 오늘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이냐고 하니까 열쇠는 아직 못 받았는데 이미 기숙사에 들어가서 살고 있다고 했다.......??? ???? 나는??? 그런 것이 가능하리라 생각도 못했기에 너무나 억울하고 황당했지만 하하 친구야 규칙은 지키라고 있는 거지..’ 라고 애써 나를 위로하며 기숙사로 돌아갔다. 기숙사에 드디어 당당히 모든 규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자랑스럽게 입사를 하였다. 나의 호실 815호 앞에 가니 ??????

 

 

 

                                                               [지관 호실문 옆에 있는 명패에 있는 낯선 이름]

 

 

아베쿠라 후쿠시??? 일본 수상 아베 친인척인가??  이번 학기에 교환학생을 돕는 활동을 하게 되면서 영어를 조금 더 일상에서 이용하기 위해서 기숙사 신청을 할 때 외국인 룸메이트도 상관없음에 체크를 하였다. 하지만 내심 하하하 나는 이 학교에 5학기동안 신관, 자취, 하숙, 지관 다 살아봐서 대부분의 외국인은 신관에 산다는 것은 알고 있지.’ 라고 혼자 말하며 외국인과 룸메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안했었다. 그렇기에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문을 열었는데 룸메이트가 당황하며 오오.. 라고 했다

 

 

 

                                                                    [다소 어색하게 날 환영해 준 후쿠시]

 

 

 

그래서 속으로...녀석 무슨 사연이 있길래 교환학생이  신관이 아닌 지관에서 살지... 내가 잘해줘야지 라고 생각하며 큰 목소리로 “Hi,~ You must be from Japan.” 이라고 반갑게 영어로 인사하였다. 그랬더니 후쿠시가 더 당황해하며 “Yes, I am Japanese.”라고 하였다. 그래서 어색어색 하게 영어로 대화를 하다가 나는 미리 보내놓은 택배짐을 가지러 지하 1층에 갔다. 돌아와서 짐을 다 풀고 나중에 가방을 다시 한 번 봤는데!!!!!!! 부산에서 챙겼던 X-ray가 원래 내가 메고 있던 가방 구석에 숨어있었던 것이었다.

 

                       

 

                                                          [그러한 연유로 가지게 된 2개의 X-ray 의사 소견서]

 

 

 

나는 왜 지난 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을 헤메고 다녔던가..... 너무나 한스럽고 어딘가에 하소연하고 싶었지만 엄마 아빠는 이미 올라간 날에 내가 기숙사에 잘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집에는 말할 순 없고 해서 이 억울한 마음을 후쿠시를 붙잡고 영어로 하소연을 했다. “내가 원래는 금요일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이거 이거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아니였다고... 후쿠시 나 지금 내가 못알아듣게 일본어로 욕좀 해달라고... 어떻게 세상에 세상에 이럴수가 있냐고 나는 바보의 수준을 넘었다고ㅠㅠ영어로 주저리 주저리 말하니.. 후쿠시가 갑자기 나보고 “Hey, Seung Cheol. Can you speak Korean??” 이라고 묻는 게 아닌가!!!!!!

 

 

내 이름은 이승철, 생긴 것은 이름보다 더 토속적이게 생겨 누가 봐도 한국인이니 “Of course, yes, I can. I have lived here for 24years. I eat korean I speak Korean. I breathe Korean." 당황하며 횡설수설 말했더니... 후쿠시가 그래? 나도 한국말 잘해.”라고 하는 게 아닌 가 나는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아니 발끝부터 머리 털끝까지 너는 일본닝겐, 그런 니 녀석이 어떻게 그런 어눌하지도 않고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이냐.... 니혼진... 놈의 정체가 너무나 궁금했다. 한참을 이야기 하고 알게 된 것인데 후쿠시는 중학교 2학년부터 부모님이 한국에 업무 차 살게 됐을 때부터 지냈고 부모님이 일본으로 귀국하시고 난 뒤에도 계속 한국에 혼자 살았다고 했다. , 성균관대학교도 교환학생으로 온 것이 아니라 그냥 입학해서 들어온 한국어를 굉장히 잘 구사하는 친구였다. 그래서 내가 영어로 처음에 인사했을 때 엄청 당황해 했던 것이다. 왜 한국어를 당연히 못할 거라 색안경을 끼고 봤는지 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한국어를 잘하는 일본인인 후쿠시와 함께 이야기를 이것저것 하다 보니 정말 신선한 대화가 가능했다.

 

: 후쿠시, 한국에 왔을 때 제일 충격 받았던 거는 뭐야??

후쿠시: 사소한 거긴 하지만 대학교에서는 그런 게 없는데 중학교 때 친구가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지우개 그냥 가져가서 빌려쓴 거.

 

가장 충격적이었다고 한 것이 나한테는 그냥 별거 아닌 것 이여서 우리가 느끼는 대부분의 것들은 정해진 사회틀에서 그렇게 느끼도록 학습된 것 일수도 있겠다는 것을 참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의 좋은 점은??”이라고 물었을 때의 후쿠시 대답이 정말 놀라웠다. “사람들의 성격이 다정해서 너무 좋아. 너는 그중에서 모범 답안인 것 같아.^^”(정말로 이렇게 말했다.ㅋㅋ) 우리는 종종 우리나라 시민의 성격을 헬 조선의 들끓는 냄비라며 비하하곤 하는데 외국인이 다정하다고 칭찬을 하니 느낌이 짜릿했다.

 

 

다른 기억에 남는 특이한 대화는 일본의 아베수상이 일본의 자위권에 관한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 일본에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본이 다시 군국주의로 돌아가려 한다고 반대 시위를 하는 것을 보고 후쿠시에게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며 일본 역사를 포함한 시각에서 그 사건을 깊게 바라볼 수 있었고, 이번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 교과서로 시끄러웠을 때 후쿠시가 내 생각을 물어 한국의 입장에서 왜 이 역사 교과서가 좋게 보일 수 없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외국인 룸메와의 꿀잼은 이런 재밌고 색다른 대화만이 다가 아니였다!! 대화 중 공통점을 찾았기에 룸메와 같이 할 수 있는 것도 많았다. 우리는 축구를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11.22()에는 [레알 마드리드 vs 바르셀로나], [리버풀 vs 맨체스터 시티] 이 두 개의 빅매치가 새벽 230분에 있었다. 그래서 후쿠시는 컴퓨터로 엘클라시코를 보고 나는 프리미어리그를 보며 골이 나올 때 마다 서로에게 말해주며 2개의 경기 모두를 새벽에 즐길 수 있었다. 또 후쿠시도 영어공부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나도 영어공부를 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같이 일주일에 3번 정도는 영어를 아래의 사진과 같이 읽곤 한다.

 

 

 

        [원래는 앉아서 읽으나 다소 설정이 들어갔다]

 

 

 

신관에서 1, 지관에서 1학기를 살면서 한국인 룸메와는 이때까지는 영어공부를 해보자고 말한 적이 없었는데 후쿠시에게는 이러한 제안을 하는 것이 쉬웠다. 왜냐하면 내가 이런 제안을 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라는 생각이 후쿠시에게는 덜 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이번학기에 외국인과 같이 살게 되어 너무나 좋은 점이 많았기에 모든 사생들(특히 외국인 룸메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사생)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부딪히기 전에 드는 걱정들로 인해 선택을 망설이지 말라고!! 막상 부딪히게 되면 미리 했던 걱정들은 아무런 의미 없던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후쿠시, 이때까지 같이 잘 지내줘서 너무 고맙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졸업논문 마무리 잘하고 애니 좀 그만봐!! ^^ 앞으로도 잘 지내자~~!”

 

[방에서 볼 수 있는 후쿠시 평소 대부분의 모습]

 

[후쿠시!! 오래 오래 연락하고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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