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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새벽 대화
No : 183 Date : 2013-12-13 Views : 2270

새벽 대화

 

현재 예관에서 생활 중인 저는 대학교에 입학하고서야 기숙사 생활을 처음 겪어보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중학교에 평범한 고등학교를 나온 저는 부모님과 떨어져서 지낸 적도 없고 저 혼자 방을 정리해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처음 대학교에 와서 기숙사 생활을 시작할 때는 모든 것이 어리둥절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다른 점이 많아서도 그랬지만, 집과 부모님의 관리에서 떨어져 나간 것이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제가 늦게 일어나고 늦게 자도 잔소리를 할 사람도 없고, 제 모든 행동에 규제가 풀린 기분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성인이라는 이름으로 금지되었던 여러 행동들이 허용되면서, 한 없이 자유로워 진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면 안 되는 것인지 모르고 지냈습니다. 스스로 자제를 할 수 없었기에 많은 실수를 하게 되었고, 또 많이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후회하는 일이 많았는데, 1학기 때에는 내가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내가 너무 잘못한 것은 아닐지에 대해 혼자 생각하며 우울해 지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 날도 한껏 그런 생각에 잠겨서 침대에 누워있었습니다. 정말 행동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한심하다고 생각했을 때였습니다. 1학기 때 룸메이트로 같이 지내던 3학년 언니가 무슨 일이 있는지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나름대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같이 밥도 먹으면서 친해져있던 언니였기에 제가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았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고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하여 털어놓으면서 스스로 일들에 대해 정리도 되고 자기반성도 하게 되면서 더욱 우울해졌습니다. 내가 과연 앞으로 잘 해나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면서 애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못난 아이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때 언니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저에게 말해주었습니다. 너는 잘못되지 않았다. 1학년은 처음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나이이다. 그럴 때 여러 가지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그런 실수에서 너무 그렇게 자책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단 그런 실수에 대한 적절한 반성은 필요하고 언니가 보기에는 제가 이미 적절하게 반성한 것 같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다음부터 그런 행동을 할 것 같다고 생각할 때 마다 지금의 일을 생각하고 앞으로 그러지 않으면 된다고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애들은 너에 대하여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 말해주면서 저를 달래주었습니다. 진심어린 언니의 위로에 울컥한 저는 그동안 힘들었었던 일들을 하나 둘씩 언니에게 모두 털어놓았고, 언니는 과제 때문에 피곤하고 다음 수업을 위해 일찍 자야함에도 불구하고 정말 새벽이 끝나고 해가 뜰 때 까지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사실, 대학교에 와서 친구들이 모두 남자인 터라 깊고 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친구들끼리 만나도 술을 만나고 웃기고 재미있는 이야기만 한 터라 쉽게 마음 속 깊이 있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인간관계에 관하여 힘들었던 일들이 많았던 터라 대학교에 처음 와서 사람을 사귀면서 겁도 많이 먹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쉽게 단짝같이 친한 사람을 만들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와 상황에서 룸메이트 언니는 저에게 큰 힘을 주었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제가 그 일들에 대하여 너무 부정적이지 않게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언니와 친하게 지내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많은 상담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기가 끝나고 방이 바뀌면서도 여러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연락하게 되었고 기쁜 일도 알릴 수 있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2학기에 들어와서도 휴학을 한 언니와 개인적으로 만나는 일도 있었고 지금도 연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만난 룸메이트였지만 룸메이트 이상으로 친해지고 의지했었습니다. 소중한 인연을 룸메이트라는 형식으로 만났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지금도 힘들 때는 그날 새벽에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리며 힘을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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