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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정은 봉룡학사를 타고
No : 177 Date : 2013-12-13 Views : 2246

정은 봉룡학사를 타고~


벌써 올해가 다 지나가고 2013년도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대학 입학 후 신입생으로서 1년을 보내며 열심히 놀았고 선배님들 친구들과 인맥도 많이 쌓았다. 소중한 추억들이 많이 생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1년을 보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힘들었던 점은 존재한다. 기숙사 방을 같이 쓰는 룸메이트와 어떻게 친해질 것인가이다. 나 외에 다른 13학번들도 모두 룸메이트와의 사이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보통 이러한 고민은 학번차가 많이 나는 룸메이트를 만나거나, 룸메이트와 생활패턴이 잘 맞지 않아 생긴다. 나또한 올해 총 세 명의 룸메이트와 방을 써봤는데 그 중 두 명은 동기여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룸메이트는 학번 차도 많이 나고 언니가 졸업반이라서 그런지 생활 패턴도 잘 맞지 않아 아직까지도 많이 친해지질 못했다. 분명 성격 좋고 배려도 잘 해주고 친구들의 룸메이트들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한 점 없는 좋은 언니인데 이상하게 친해지기가 힘들었다. 먼저 살갑게 다가가지 못하는 내 성격과 언니와 나 사이에는 접점이 별로 없다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룸메이트와 친하지 않은 것이 이렇게 불편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밤에 잘 때도 내가 항상 먼저 잠자리에 들다보니 먼저 불을 꺼도 되는지 고민이 되고, 편히 쉬려고 방에 와도 신경 쓰이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이 많이 불편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마음이 점차 없어지더니 이번 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로는 편한 마음으로 방에 있을 수 있게 되었다. 그건 바로 배려와 정 덕분이었다. 언니는 전화 통화를 자주 하는데 밤 중 이라도 내가 방에 있으면 항상 밖으로 통화를 하러 나갔고, 먼저 침대에 누워 잘 때 불을 끄지 않고 이불만 뒤집어쓰고 자려고 하면 은근슬쩍 불을 끄거나 보조 전등을 키곤 했다. 서로 청소이야기는 하지도 않았지만 적당한 시기에 알아서 청소를 하기도 하고 방에서 음식을 먹고 나면 남은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 사소하지만 생활하는데 서로 불편하지 않게 배려하는 모습이 친근하진 않아도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런 배려 외에도 날 감동시킨 것은 정이었다. 2학기에 처음 입사했을 때 통성명을 한 이후로 하루에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날이 대부분이었는데 중간고사가 끝나고 언니가 말을 걸어왔다. 시험이 끝난 김에 지방의 집에 잠깐 내려갔다 왔는데 룸메이트 언니에게는 이를 이야기하지 않았었다. 이틀 밤을 연속으로 방에 들어오지 않자 언니는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무슨 일 있는지 알고 걱정했어.’ 이 말 한마디에 입사 첫 날 언니가 보여준 따뜻한 마음이 문득 생각이 났다. 조기 입사를 해서 이불이 아직 기숙사로 배달이 안 온 상태였는데 이불이 없는 것을 보고는 여름이라도 밤에 이불 없이 잘 수 있겠냐고 걱정해주었던 것이다. 나는 나 나름대로 나이 차이가 좀 나는 언니를 어려워해서 잘 다가가지 못했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언니 또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무뚝뚝하고 말 수 없고 언제나 방에나 박혀있는 애교 없는 13학번 새내기에게 친근히 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아마 서로가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고 있었을것이다. 이런 약간은 소극적이기도 한 두 사람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같은 방 생활을 하며 무탈한 한 학기를 보낼 수 있던 것은 아마 서로 배려해주는 태도와 알게 모르게 쌓여오던 정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배려해주는 태도는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에겐 필수지만 이제는 정도 붙이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서먹서먹하더라도 생활에 지장은 없겠지만 집이 아니라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드는 외로움을 달래줄 가족 같은 룸메이트가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즐거운 한 학기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룸메이트들을 많이 만나겠지만 이제부턴 선배든 동기든 아니면 내년에 새로이 새내기로 들어올 후배들이든, 누구라도 룸메이트가 되면 친해지려 애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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