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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이제는 너무나 편안한
No : 171 Date : 2013-12-13 Views : 2024

이제는 너무나 편안한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제가 한 해의 대부분을 보낸 곳이 어디일까요? 그곳은 다름아닌 기숙사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저는 통학이란 선택할 수 없는 항목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를 다녔을 적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애들이 너무나 부러웠었고, 마침내 대학교에 진학하며 기숙사를 들어가게 되었을 때는 마냥 설레고 떨렸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제가 3년을 채워간다니 저조차도 얼떨떨합니다.

저와 엄청 차이가 나는 언니들부터 한 살 아래 동생까지 많은 사람들과 같은 방을 써왔습니다. 살았던 환경과 생활 모든 것들이 각양각색, 힘들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그 중 제일 힘들었던 것은 불편했던 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몰랐다는 점입니다. 1학년, 처음으로 기숙사에 들어갈 때 저는 4인 1실 방에서 살았습니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대학원생 언니들과 방을 쓰게 됐는데 낯선 곳에 들어왔던 저를 많이 배려해 주시고 아껴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좁은 한 방에서 네 명이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인사부터 청소 등등 부딪히지 않을 곳이 없었습니다. (물론 어떤 사람과 써도 분쟁이 아예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더더욱 저는 불편한 것이 있어도 직접 그것을 말하는 게 어려워하는 성격이어서 혼자 ‘좀 더 참자 말하면 사이만 나빠질 거야. 괜히 분란 만들지 말자.’라며 삭였던 적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올바른 해결책이었나 생각해보면 답은 “잘 모르겠다.” 입니다. 그러다가 룸메이트가 저에게 불편한 점을 말해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조금 당황했지만, 엄청 무례하거나 나쁜 기분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예상치도 못했던, 내가 무심코 지나가는 행동이 피해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 그것을 더 신경 쓰며 배려하려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사이가 어색해 질까 말 못했던 것들인데, 오히려 말하고 나니 서로에게 좀 더 편하게 다가왔습니다.

지금 저의 룸메이트는 저와 동갑인 학생입니다. 나이가 같은 학생은 처음이어서 언니와 동생에 익숙해진 저는 조금 두렵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같이 하고 싶은,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겨 룸메이트는 저의 생활 대부분을 함께 나누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룸메이트가 단순히 방을 같이 쓰는 사람이 아니라 만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너무 많은 부분을 서로 알게 되어 너무도 편한 존재가 되어있었습니다. 이러한 편한 관계는 한 번에 나온 것이 아니라 앞서 있었던 시행착오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생각 또한 같지 않은 사람들과 한 방을 쓴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학교에 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확률도 무척이나 희박합니다. 그런 사람들과 기숙사에서 서로 만나 같이 사는 동안 그 사람들과의 동거는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시간보다는 짧지만 굳어 있던 나의 모양을 조금씩 새로 바꾸고 만들어가게 했습니다. 이사를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기숙사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변해가는 내 모습이 무척이나 새롭게 다가오고 값진 기회라고 생각합니다.나도 모른 사이에 ‘집’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게 된 기숙사. 그리고 나만큼이나 조금씩 새로이 달라지는 기숙사. 부디 남은 해도 즐거운 추억이 될 일이 많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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