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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적응, 그리고 다시 시작
No : 167 Date : 2013-12-13 Views : 2118

적응, 그리고 다시 시작

 

2013년 9월, 2011년 9월 군 입대를 마지막으로 학교를 떠난 후 2년 만에 학교를 다시 오게 되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학교는 익숙한듯하지만 어딘가 낯설었고, 낯선듯하지만 익숙한 느낌이 드는 그런 곳이었다. 2년 동안 군대에서 내가 기대했던 대학생활의 모습은 1학년 때의 내가 기억하던 모습처럼 활기차고 역동적인 느낌이었으나 복학생이 되어 돌아온 나에게 학교는 따뜻하다기보다는 차가웠고 역동적이기보다는 너무 조용해서 스산한 그런 느낌이었다. 예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들은 없었으나 나 혼자 ‘학교’라는 새로운 세상에 내버려진 그런 기분이었다.예전의 추억도 찾을겸 다시 시작한 활기찬 대학생활을 위해 내 기억 속 저 깊숙한 곳에 숨어있던 친구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친하게 지냈던 동기들은 모두들 군대로 가버렸거나 휴학해 떠나버렸고 남아있는 친구들은 모두들 소위 말하는 취준생이 되어 다들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그렇게 나는 또 혼자가 되었고, 나의 복학 후 첫 학기는 시작되었다.복학 준비를 하며 제일 먼저 고민했던 것은 나의 거취였다. 1학년 때는 자취를 했었지만 방도 학교에서 약간 멀었었고, 끼니때마다 밥을 해결해야 하는 게 제일 큰 문제였다. 그렇게 1년을 자취를 하며 보내다보니 조금 더 편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2학년 때는 기숙사에 들어왔다. 자취를 하며 제일 힘들었던 점을 꼽는다면 제일먼저 생각나는 것이 매 끼니때마다 밥을 해먹어야 되는 불편함과 귀찮음이 있었다는 것이고 가스나 전기세를 따로 내기 때문에 추울 때나 더울 때도 마음껏 냉난방을 하지 못하고 조금 아껴서 쓰다보니 항상 날씨가 추울 때는 내방도 차가웠고 더울 때는 내방도 뜨겁기 일쑤였다. 그렇게 1년을 힘들게 보내다 기숙사에 들어와서 살아보니 제일 좋은점은 밥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취를 할 땐 매일 밥을 해먹어야 하다보니 귀찮아서 거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숙사에서는 식권만 있으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고 시설도 좋아 냉난방을 하기도 참 편했다. 그래서 2학년 땐 따뜻하고 시원한 방에서 지낼 수 있었다. 그렇게 좋았던 기억만을 가지고 복학을 생각하니 나는 무조건 기숙사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나는 기숙사에 다시 들어왔다. 처음 입사를 하고 난 뒤 느낌은 ‘깨끗해서 좋다’였다. 내가 살았던 2년 전에는 깨끗했었는데 시간이 흘렀으니 조금 낡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직접 와서 보니 그게 아니었다. 낡은 곳은 보수를 해 다시 새것처럼 되어있었고 페인트칠도 새로 해서 그냥 이제 막 새로 지은 건물 느낌이 났다. 그래서 더 첫인상이 깔끔하고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더 놀라왔던 것은 종이 식권이 없어지고 모바일로 식권을 결제한다는 것이었다. 밥 먹을 때도 굳이 식권을 따로 챙길 필요 없이 항상 들고 다니는 휴대폰만 있으면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편해진 시스템에 나는 점점 더 기숙사에 들어오길 잘했다는 느낌들기 시작했다.이렇게 오랜만에 돌아와 더 좋아진 기숙사 시설에 한참 놀라고 있을 때에도, 아직도 내 마음 한구석에는 왠지 모를 복학생의 공허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기숙사 시설은 참 좋았지만 그렇다고 항상 기숙사 방에만 박혀있을 순 없는 노릇이었고 그렇게 내 한 학기를 흘려보내기가 아까웠다. 그래서 나는 기숙사를 돌아다니며 할 일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그렇게 기숙사를 구경하며 배회하던 중에 신관 A동에 있는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였다. 내가 저번학기에 다닐 때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헬스장 앞까지 가서 자세히 본적은 없었던 것 같다. 쭈욱 늘어선 수많은 런닝머신들과 무게별로 정리된 다양한 덤벨과 바벨들, 그리고 다양한 운동기구들을 보니 다시 운동을 하고 싶은 욕구가 막 치솟았다. 다른 곳에도 여기저기 헬스를 하느라 몇 군데 다녀보긴 했지만 이렇게 깨끗하게 정리되어있고 다양한 기구가 있는 곳은 드물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렇게 좋은 곳들은 하나같이 비쌌다. 그런데 이렇게 깨끗하고 좋은 곳이 신관생이라는 이유로 2만원밖에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날 바로 등록을 해버렸다. 그렇게 약간은 충동적인 결정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찮게 기숙사 취미강좌를 모집한다는 게시판 글을 보게 되었다. 요가, 요리, 캘리그라피, 한문서예, 사진 강좌 등 너무나도 다양한 강좌들이 있었고 더 좋은 점은 다들 가격도 너무 착했다. 5만원이면 한 학기를 배울 수 있다니, 당장 신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듣고 싶어 했던 몇몇 강좌들은 안타깝게도 내 수업시간표와 겹쳐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했고, 결국 내가 선택한 강좌는 요리였다.

첫 수업에 들어간 느낌은 ‘재미있겠다’였다. 평소에도 집에서 요리 하는걸 즐기는 편이긴 했지만 이것저것 재료를 준비 하는 게 귀찮았다. 그런데 여기서는 다 준비된 재료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그리고 이때까지 생각도 못해본 요리들까지 다 해볼 수 있다는 점이 더 좋았다. 그렇게 첫날은 초밥을 만들었다. 오리엔테이션 때문에 첫 수업시간이 짧아 거의 다 준비해주셨다는 조리장님의 말씀을 듣고는 그냥 주먹만 몇 번 쥐었다 폈다 하면 초밥이 만들어지겠거니 생각했는데 이것도 의외로 쉬운 게 아니었다. 밥알은 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고 생선회들도 자꾸 밥과 떨어져나갔다. 그래도 계속 하다 보니 그것조차 재미있었고 그 짧은 시간이지만 조금씩 실력이 는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 재미에 매주 화요일에 두 시간은 훌쩍 지나가버렸고 끝나고 나면 아쉬워 다음 주 만을 기다리게 됐고, 그렇게 하루하루 꼬박꼬박 참여하다보니 초밥, 스파게티, 피크닉도시락, 함박스테이크, 탕수육, 피자 등등 정말로 너무 다양한 요리들을 만들어볼 수 있었다. 이렇게 요리를 하는 것도 즐겁고 좋았지만 또 하나는 요리를 하며 같이 친해진 사람들이다. 같은 조원들도 있고 지나가다가 얼굴만 가끔 보았던 조리사님들이나 영양사누나 등등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이렇게 한명 한명 친해져 가고 시간이 흐를수록 학기 초에 가지고 있었던 왠지 모를 공허함 같은 것들도 어느새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이렇게 나는 다시 2년 만에 학교로 돌아왔다. 학교에 적응하는 것은 조금, 오래 걸렸을지 몰라도 다시 이렇게 예전처럼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처음 학교를 보며 느꼈던 스산한 느낌도 이제는 나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포근함으로 바뀌어 있었다.학교를 처음 오는 새내기들에게, 그리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복학생들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대학생활의 첫 시작을, 그리고 적응을,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다양하고 즐거운 프로그램들이 넘쳐나는 기숙사에서 함께 하자고.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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