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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오창민
No : 1 Date : 2011-12-12 Views : 4375

 

[ 벌써 5년... ]

 

2006년 2월28일 성균관대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친구 3명과 함께 성대를 붙은 나는 함께 기숙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시골에서 수원으로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숙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하지만 수능 이후에 게임에 미쳐있던 친구들 덕분에 기숙사 마감일이 하루 지난 다음에 신청을 하려 했고, 보기 좋게 난 입사를 할 수 없었다. 그렇게 1학년 1학기를 자취생활을 하면서 이건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밤마다 선배들에게 불려가야 했고, 매일같이 친구들이 방을 습격해서 개인 프라이버시는 존재 하지 않았고, 밀린 설거지, 산더미 같은 빨래, 텅 빈 밥통을 보면서 난 기숙사 입사를 놓친 걸 매일같이 후회했다. 난민촌과 같은 방에 사는 나와는 달리 기숙사에 사는 친구들은 너무 행복해 보였다. 아침마다 나오는 우유와 따뜻한 밥, 냉난방이 완벽하고 1시라는 통금시간은 선배들로부터 방어막을 구축해주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얼굴이 핼쓱해져가는 나와는 달리 우유로 세수한 듯 한 친구들의 뽀송뽀송한 얼굴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졌다. 그렇게 난 다시는 자취를 하지 않겠다며, 남들보다 빨리 기숙사를 신청해서 지관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내가 꿈꿨던 기숙사, 역시 이곳은 파라다이스였다. 지금이야 신관이 최신식 이지만 그 당시엔 지관 역시 기숙사의 새로운 지표를 열었었다. 아늑한 초록색 벽지와 쾌적한 실내 공기, 자취생활과는 비교 할 수 없을 만큼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기숙사에서의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맞바꾼 것이 하나있었다. 술 먹고 늦게 들어가면 잘 곳이 없다. 통금에 걸려서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항상 술자리가 2시쯤 끝나면 정말 난감했다. 찜질방에 가기도 그렇고, 자취하는 친구들도 없고 그때마다 심각하게 고민을 한다. 게임방, 플스방, 아니면 기숙사 앞 벤치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새로운 것을 도전해보고 싶었다. 사실 난 되게 불량사생이었다. 1층 방충망을 뜯고 들어가기도 했고, 나무를 타고 3층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술 먹으면 용감해진다는 말이 사실이다. 일단 내가 춥고 잠 오는데 어쩌란 말인가.? 떨어지면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데 약하디 약한 나무줄기를 타고 기습특공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미친 짓이었다. 사실 지금은 그런 루트가 없다. 나 같은 사람이 많아서 인지 모든 방충망은 못이 박혀 있고 모든 나무는 가지치기가 되어있다. 내가 슈퍼맨이 아닌 이상은 기습특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막혀있다. 벌써 5년 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기숙사 생활도 꽤 오래했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봉룡학사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글 들이다. “경비 아저씨가 너무 불친절해요, 왜 식권을 60장이나 사야하죠?, 맛있는 반찬 좀 해주세요,,” 대부분 이런 글들은 신입생들이 올린다. 예비역 복학생이나 어느 정도 학번이 높은 학생들은 쉽게 불평을 하지 않거나 이미 적응을 했기 때문이다. 나 또한 같은 생각에 같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왜 아저씨는 나만 미워하실까? 사생증 그게 뭐가 대수라고 밥도 못 먹게 하고, 밤에 5분 늦었다고 못 들어가게 하고, 진짜 유드리도 없고 짜증난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숙사 사생 중에 단 한번이라도 비사생인 친구를 데려와서 같이 식사한 적이 없을까? 아닐 것 이다. 아저씨 입장에서 그렇게 한두 번 봐주다 보면 기숙사는 정말 엉망이 될 것이다. 또 밤에 술에 떡이 되어서 기숙사에 전부 토하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벌점을 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혼자 쓰는 공간이 아닌 만큼 다른 사생들의 권리를 지켜줄 의무를 아저씨들은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통제를 하는 것이다. 난 정말 안타까운 점이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정말 예의가 바르지만 간혹 가다가 정말 도우미 어머님들이나 경비아저씨께 무례한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마치 호텔에 투숙하는 vip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난 학생과 도우미 어머님들과의 관계가 그렇게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5년이라는 시간동안 변하지 않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지관의 초록색 벽지와 어머님들의 친절한 미소이다. 어머님들께 먼저 인사를 했을 때 어머님들께서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우리 엄마 같다. 아주머니들도 우리를 자식처럼 생각하신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 이틀 마주치는 것도 아니기에 아주머니들에게 웃으면서 인사를 드리곤 한다. 어느 날은 아침 8시에 어학원 수업 때문에 아침도 못 먹고 나가는 나를 보곤 물으신다. “학생 왜 이렇게 일찍 나가? 밥은 먹었어?” 라는 질문에, “ 어머니 수업이 8시에 시작인데 배식이 8시부터 여서요, 밥을 먹을 수가 없네요.^^” 라는 말에 아주머니께서 가지고 계신 빵과 음료수를 주시더라. 그렇게 한번이 아니라 어머님께서는 아침에 나가는 나를 여러 번 챙겨주셨다. 사실 빵 한 조각이 엄청난 경제적인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뭉클하고 아직 까지도 기억하는 것은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타지 생활 속에서 어머님의 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들처럼 생각해주시는 도우미 아주머니들을 보면서 무한 감동을 느꼈었다. 난 한번쯤은 학생들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어머님들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해주고 계신지……. 일요일 저녁쯤에 화장실을 가면 눈을 찡그리게 된다. 여기저기 침 뱉어있고, 세면대나 변기에 구토를 해놔서 너무 지저분하게 된다. 정말 화장실을 사용하기 싫을 정도로 되어 있을 때도 가끔 있다. 우리가 항상 깨끗하다고 느끼며 사용하는 화장실은 우리가 깨끗하게 사용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더럽다고 꺼리는 것들을 어머님들은 허리를 숙이고 변기에 손을 넣으시며 청소를 하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말에 어머님들이 출근을 안 하시면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곤 한다.(절대 어머님들 주말에 출근하게 해달라는 소리 아닙니다!! 쉬셔야죠) 도우미 아주머님들의 노고를 덜어 들이기 위해서는 우리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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