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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요즘 것들’이 한 번쯤 보고 느끼면 좋을 이야기
No : 260 Date : 2017-11-27 Views : 4260

요즘 것들이 한 번쯤 보고 느끼면 좋을 이야기

  나는 1학년이다. 고로 대학에 입학한 지가 채 1년이 되지 않았고 기숙사에 살게 된 것도 올해가 처음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집에서 학교를 오갔던 나는 이렇게 많은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시스템이 굉장히 새로웠고 흥미로웠다. 수많은 사람들과 한 건물에서 지내야 한다는 것과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는 1학기를 같은 방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이 신선했던 것 같다. 물론 이제는 그런 생활도 매우 익숙해졌고 기숙사와 학교 강의실을 오가는 모든 날들에 적응을 마쳤다. 그렇게 기숙사 생활이 나에게 삶의 일부분이 되니 1학기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2학기에는 보이기 시작했다. 일단 아침 수업이 많은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씻기 위해 방문을 나서 샤워장으로 향하면 어김없이 청소해주시는 어머니가 쓰레기통에서 분리수거를 하고 계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전에는 잠에서 덜 깬 눈으로 지하에 내려가 밥을 먹었다면 2학기에는 보다 맨 정신으로 아침밥을 마주할 수 있었는데 비로소 그 때 식당에서 요리를 해주시는 분들이 아침에 얼마나 일찍 나오셔서 음식을 준비하셨을까하는 생각이 뇌리에 스쳤다. 또한 밥을 먹고 올라와 부리나케 옷을 갈아입고 지관 계단을 내려서면 보이는 경비 아저씨께서 인자한 미소와 함께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신다는 걸 깨달았다. 내 삶에 여유가 생기니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내 어쩌면 이 시기가 조금이라도 나 말고 타인에게 관심을 가질 마지막 시기라는 것을 어렴풋이 직감할 수 있었다. 1학년 1학기에는 새로운 학교와 기숙사 생활에 적응을 해야 해서 여유가 없었고 앞으로는 군대와 더 어려운 학점 관리로 내 삶에 여유가 없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마음의 여유가 더 없어질 미래에는 지금에서야 보이는 것들마저 보지 못하고 생각할 겨를이 없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상황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요즘 것들이 마주한 현실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렇게 바쁜 요즘 것들을 대신해 여유가 있는 지금이어야, 지금이어야만 느낄 수 있는 그런 생각과 감정을 정리해 보고 조사해보기로 했다.

<항상 깨끗이 정리되어 있는 각 층별 분리수거함>

 

<빛이 날 정도로 깨끗한 기숙사 복도 바닥>

 

<학생들이 잘 모르는 지관 지하 1층 관제실 가는 길>

 

  기숙사에 사는 요즘 것들을 대신하여 공감이 될 만한 여러 주제를 고민한 나는 결국 기숙사를 위해 노력해주시는 분들에 대해 알아보기로 결론을 내렸다. 기숙사에 살다보면 첫 문단에서 내가 묘사한 것처럼 많은 분들이 학생들을 위해 힘써주신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분들의 행동 속에는 학생들을 향한 어떠한 마음이 담겨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직접 찾아뵙자는 계획을 세웠다. 처음에는 청소해주시는 어머니, 경비실 아저씨, 식당 아주머니들을 만나볼 계획이었지만 도중에 시설관리를 맡아주시는 분의 이야기도 들으면 좋을 것 같아 더 만나보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생각을 행동에 옮기려니 걱정이 앞섰고 그 분들께서 거절의 의사를 표할까봐 두려움을 가지고 처음에는 시간을 어영부영 보내버렸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면담을 진행한 것은 공모전이 거의 끝나갈 1123일과 24일이었다. 까여도 좋다는 마음가짐을 하고 기숙사 매점에서 두유를 사 주머니에 한 가득 넣고, 한 손에는 종이와 다른 손에는 펜을 들고 나선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다음은 식당 여사님과 시설관리 기사님, 경비 담당하시는 아버님과 청소 해주시는 어머님의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 형식으로 다듬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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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여사님
 
1. 성함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제 이름은 김은숙입니다.

 2. 여기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 여기 지관에서만 15년 넘게 일한 것 같네요.

 3.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 우리의 일과는 격주마다 바뀝니다. 이번 주가 7시 출근, 2시 반 퇴근이라면 그 다음 주는10시 반 출근, 저녁 7시 반 퇴근으로 돌아가면서 일하게 되는 거죠.

 4. 식당 여사님들은 총 몇 분이신가요?
 
> 저를 포함해 여사님들은 11명이 있고 실장님 1명이 계십니다.

 5. 하고 계시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 현재 저는 요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식기 세척과 반찬은 담당하고 계시는 여사님들이 따로 계시고 저는 반장의 입장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확인만 하고 있습니다.

 6. 그렇다면 요리하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 다음날 요리에 필요한 전처리는 하루 전날 모두 마치고 요리는 당일 아침에 출근해서 바로바로 준비합니다. 또 점심과 저녁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 시간에 가서 준비합니다.

 7. 지관에 오래 있으신 만큼 기억에 남는 일도 많으실 것 같은데 그 중 하나를 꼽자면 무엇일까요?
 
> 예전에 어버이날하고 연말 때 학생들이 치약을 포장지에 예쁘게 싸서 선물로 주면서 1년 동안 밥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한 게 참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7-8년 전에 지관에서 대학이랑 대학원까지 졸업한 휠체어를 탄 학생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부모님이랑 떡을 한 말을 해서 돌렸던 것도 제일 기억에 남아요. 그 학생이 휠체어를 타고 왔기 때문에 같이 밥 먹는 친구가 없을 때면 여사님들이 밥을 가져다주시고 치워주시고 했었거든요. 무언가를 받아서 기억에 남는다기보다는 그런 고마움이 느껴지는 마음들이 전해져서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

 8. 일하시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 학생들과 힘든 점은 없고 음식과 조리기구가 무거워서 그것을 나르는 게 조금 힘든 거 같아요. 식당 시설 보수는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달에 한 번 웰스토리 본사에서 사람이 나와서 해결해줍니다. 얼마나 꼼꼼하고 친절하게 해주는지 몰라요...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건물이 다소 지어진 지 오래되었다 보니 주방 내에 환기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크게 힘든 점은 없는 거 같네요.

 9. 요즘 학생들에게 실망하신 점이 있으셨나요?
 
> 요즘 친구들은 대부분 착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저희가 음식을 하다 보면 간혹 음식이 늦게 나올 수 있는데 그럴 때마다 몇몇 학생들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째려보곤 했었어요. 우리가 학생들을 상대로 일을 하기는 하지만 아들 같은 마음에서 학생들을 대하는데 가끔씩은 좀 서운했죠. 그래도 뭐 귀여운 마음으로 넘겼지만요...(웃음)

1 0.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무엇일까요?
 
> 바닥에 혹시 수저가 떨어져 있으면 집어다가 테이블 위에만 올려놓아 주면 좋겠어요. 어차피 다시 학생들이 사용할 젓가락인데 밟고 지나가지는 않았으면 해요. 그리고 예전에는 이모님들, 어머님들 음식 해주신다고 고생하신다고 감사하다고 오고가며 많이 인사들을 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말들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좀 아쉬워요. 딱히 학생들에게 바라는 건 없지만 그저 오고가며 간단히 인사 정도만 해도 더 예쁠 거 같아요.

 

(2) 시설관리 기사님
 
1. 성함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아이,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2. 일을 하시면서 이것만은 학생들이 신경 써주었으면 좋겠다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 가장 크게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은 게 변기 안에 아무거나 넣지 말아달라는 거예요. 변기 안에 휴지나 기타 이물질 같은 것들이 많이 막혀요. 학생들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변기를 다 뜯어내고 밑에 배수관까지 뚫어내야 하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에요.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려요. 작업하고 보면 닭 뼈, 비닐봉지, 방울토마토, 양배추 같이 상상 이외에 것들이 나와요. 쓰레기통에 분리수거 해서 버리면 좋을 것 같은데 그게 좀 안타까워요. 학생들에게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줄 시간이 부족해요. 혹시 학생이 이 말을 글로 옮긴다면 이 부분을 꼭 강조해주면 좋겠네요.
 
(* 말씀을 들을 당시 일을 바로 하러 가셨어야 했기 때문에 오래 말씀을 들지 못한 점 아쉽게 생각합니다.)

 

(3) 경비 담당하시는 아버님
 
1. 성함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제 이름은 강홍식입니다.

 2. 일하신지 얼마나 되셨나요?
  > 학교 기숙사에서만 54개월 정도 일한 거 같아요. 지관에서는 2년 정도 일한 거 같고.

 3. 일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 지관에서는 두 명이서 격일제로 근무합니다. 저 말고 다른 사람과 하루 24시간씩 돌아가면서 경비 업무를 맡아요. 교대는 아침 7시에 합니다. 그리고 밥은 12시와 18시에 먹습니다. 취침은 오전 1시에 하고 4시에는 기상합니다. 보통 3시간 밖에 못자고 집에 가서 잠을 자는 식이에요. 여기서 자는 건 자는 게 아니죠.

 4. 하고 계시는 일은 어떤 게 있나요?
 
> 하루 종일 하는 일은 굉장히 많아요. 우선 11/15/21/23시에 기숙사 실/내외로 순찰을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게이트 카드를 제대로 찍는지 확인하고 CCTV 입출입자를 확인하면서 손님, 택배, 수리기사, 학부모님들이 오실 때는 나가서 마주합니다. 또 열쇠 및 출입카드를 잃어버렸을 때 재발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갑, 학생증, 스마트폰 등 분실물이 들어오면 찾아주기도 합니다. 등기 우편물과 학생들이 잘 모르는 게스트하우스도 관리하며 주차 관리 출입증도 발급해줍니다. 이 외에도 자잘하게 하는 업무들이 많습니다.

 5. 일을 하시다가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무엇이 있나요?
 
> 사람이 보람으로 사는 게 아니겠어요? 어느 날 순찰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경비실에 편지지가 한 장 놓여 있더라고요. 늦은 시간까지 우리를 위해 힘써주신다는 글이었어요. 그 편지를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데 여기 수첩 사이에 껴놓은 거 보이죠? 가끔씩 수첩을 펼치다 보면 절로 흐뭇해지곤 해요.

 6. 24시간 동안 일하시려면 힘드신 점도 많을 것 같은데 어려운 점은 어떤 게 있나요?
 
> 사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는 학생들에게 향한 말이 답변 없이 돌아올 때 조금 쓸쓸한 것 같아요. 여기 일하시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지만 학생과 인사가 오고 가지 않는 게 조금은 서운해요. 물론 요즘 학생들이 공부하는 게 힘들고 준비할 것도 많아서 바쁘다는 거 알아요. 요즘 학생들 여유가 없죠... 하지만 아침에 서로 웃는 얼굴로 굿모닝한 번 해주면 서로 기분 좋아지지 않을까요?

 7. 학생들에게 실망하신 점은?
 
> 기본적인 기숙사 규칙을 잘 지켜주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몇몇 학생만이 그런 거지만 기본을 준수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얼마 전 지하 1층 헬스장에서 마감 시간이 끝나고 문을 잠그러 가는데 학생이 나가지 않고 계속 운동을 하려고 하더라고요. 이미 헬스장 앞에 이용 시간이 적혀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분 나쁜 어투로 계속 남아있으려는 학생들 방으로 돌려보내느라 조금 힘들었어요. 거기다 존댓말까지 쓰지 않으니 조금 맥이 빠지더라고요. 물론 몇몇 학생이 그렇다는 거예요.(웃음)

 8.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 이건 아는 사람만 아는 건데 원래 방 열쇠가 있지만 혹시 갑자기 열쇠가 없는 순간이 생겨 방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주저 말고 경비실에 오면 돼요. 핸드폰을 맡기면 잠시 방 열쇠를 빌려주니까 방문을 열고 다시 가져다 놓으면 됩니다.

 

(4) 청소해주시는 어머님
 
1. 성함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노코멘트 할게요, 학생.(웃음)

 2. 일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 10년 정도 지관에서 일했습니다.

 3. 일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 7시에 출근해서 4시에 퇴근합니다. 토요일에는 당번제로 아침에 쓰레기만 버리러 옵니다.

 4. 하시는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저희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휴게실 정리, 싱크대 음식물 정리, 화장실, 복도 청소를 합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두 층을 담당하여 청소하고 있습니다.

 5. 제가 가끔씩 복도를 지나치면서 뵐 때 굉장히 힘드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힘드신 점이 있으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학생들이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저희가 한 사람이 두 층을 담당하다 보니 한 층에 좌변기 소변기가 총 18개이고 두 층이면 36개를 담당하게 됩니다. 학생들이 쾌적한 기숙사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에요.

 6. 10년 동안 일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 예전에 기숙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글로 적는 행사가 있었는데 당선이 되어 기숙사 소식지에 글이 실린 적이 있었어요. 그게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웃음) 그리고 학생들이 졸업하고 기숙사를 나갈 때 그동안 감사했다고 말한 게 기억에 남아요. 사실 이게 크죠. 학생들도 몇 년 씩 기숙사에서 머물고 하면 저랑 못해도 2-3년 정도는 같이 한 건물에 있었던 거잖아요. 학생들이 졸업하면서 기숙사를 나갈 때 그런 말들을 해줬던 게 고마웠던 것 같아요.

 7.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도 있으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 주말에 저희들이 없으니까 월요일에 아침에 오면 싱크대 배수구 위에 음식물이 가득 쌓여 있어요. 국물만 싱크대에 버리고 음식물 찌꺼기는 분리수거 하는 옆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어줬으면 좋겠어요. 안 그러면 계속 막힌 상태로 주말을 보내야 하잖아요. 분리수거도 할 때 조금 신경 써주었으면 좋겠고 각 층마다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의자랑 책상을 정리하고 나가주었으면 해요.

 8.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 학생들이 있기에 우리가 있는 거 아니겠어요. (웃음) 우리가 이렇게 기숙사를 깨끗이 하는 만큼 학생들이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하는 일들도 다 잘 되어서 성공해서 나갔으면 좋겠어요. 아마 여기 일하는 사람들 모두 다 엄마 마음일 거예요. 다 잘 됐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고. 그거면 됐죠. . ! 그리고 호칭은 어머님이나 이모님으로 해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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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그 이상의 마음으로 어르신들은 우리를 대하고 계셨다. 짧으면 5분 길면 30분 정도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단순히 일을 하시는 게 아니라 기숙사와 학생들, 그러니까 요즘 것들을 위해 힘써주시고 노력해주시는 마음이 내 가슴 깊숙이 따듯하게 느껴졌다. 기숙사에서 또 다른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나게 된 기분이었다. 기숙사에 사는 요즘 것들 중 하나인 내가 그 마음을 기숙사생 전체를 대표해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아 진심으로 영광이었다. 사전에 미리 약속을 잡지 못하고 다짜고짜 찾아뵈어 말씀을 여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절하지 않고 흔쾌히 말씀을 건네주신 네 분의 어르신께 이 글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

  글을 다 쓰고 보니 글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문득 생각이 들었다. 수기는 자신의 생활이나 체험을 글로 쓰는 것인데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글의 대부분을 차지한 이 장황한 인터뷰는 너의 진정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기숙사에서 만나 뵌 또 다른 어머니,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거 자체가 나에게 기숙사 생활에 있어 잊지 못할 추억과 체험이 된 셈이다. 또 어쩌면 대학에 입학하고 지금까지 지관에 1년 가까이 살면서 나에게 기숙사를 위해 힘써주시는 분들과의 대화는 가장 큰 체험이자 뜻깊은 경험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한 대화 내용이 곧 나의 생각으로 이어졌고 그 생각과 느낀 점들이 글로 이어진 것뿐이다. 이 이야기들은 앞으로 나의 기숙사 생활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욱이 나의 이 스토리가 누군가로 하여금 이 분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고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면 그걸로 난 이 글이 제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기숙사 경비를 담당하시는 아버님과 찍은 사진>

<인터뷰를 마친 후 한 이모님께 받은 문자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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