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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성장, 삶의 성장
No : 252 Date : 2017-11-26 Views : 2688

 ‘기숙사’

어쩌면 이는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 단어일 지도 모른다. 왜? 보통 ‘기숙사’ 라는 장소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대단하게 느껴지니까. 대부분의 학교 부속 기숙사가 그렇듯 기숙사 입사생 선정 기준은 본래 거주지와의 거리가 크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점과 성적이 크게 한 몫 한다. 따라서 보통 기숙사에 사는 이른 바 ‘화석들’(2학년 이상의 학생들, 통칭 ‘헌내기’) 이 기숙사에 거주한다고 하면 일반학생들은 우러러보는 경향이 있다. 말은 이렇게 썼지만 정작 나는 1학년이다. 하지만 다른 1학년들과의 차이점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재수생이라서 현재 2학년 재학생들이 나와 나이가 같다. 따라서 학교에 다니는 몇 몇 동갑내기 친구들 중에서 같은 기숙사를 쓰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을 보면… 그들은

 ‘멋지다’

 대단하다. 정말로. 가뜩이나 2,3,4학년 비율이 전체에서 30% 가량밖에 되지 않아 경쟁률도 높은데 거기서 성적순으로 나열했을 때 상위권에 속해서 기숙사에 성공적으로 입사 할 수 있다니. 얼마나 대단한가 이들은? 기숙사에 살면 좋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단순히 통학 시간을 아낄 수 있는 것뿐만이 아니다. 통학생들,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권 학생들만 해도 항상 통금시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동아리 활동을 해도 뒷풀이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늦으면 밤을 통으로 새야 하니까.. 그리고 다음 날 수업이 1교시이기라도 한다면.. 끔찍하다.. 이들은 고3 시절에 겪었을 ‘적은 잠’과 피로함을 대학에서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숙사생들은? 모든 뒷풀이에 참석하더라도 집에 늦게 들어가서 과제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그리고? 뒷풀이에 참석하는 만큼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어 그만큼 소위 ‘인사이더’가 될 수 있다. 통학 비용은 물론 시간도 아낄 수 있으며 친구들과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 질 수 있다. 기숙사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도 그리고 이미 학점도 잘 챙겼다는 뜻 아닌가? 이것이야말로 일석사조의 좋은 사례인 것 같다. 자취를 해도 같은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자취를 하면 지갑에 빵꾸가 난다. 매일 라면을 끓여먹어 위장에도 빵꾸가 난다. 그리고.. 좋은 기숙사 놔두고 자취를 한다는 건 자취가 어렸을 때부터 꿈 꿔 오던 소원이 아닌 이상 ‘나는 기숙사 갈 성적이 못 되요’를 증명하는 셈이다.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기숙사 생활보다 더 좋은 삶이란 없다. 아마도 이러한 많은 이유들 때문에 기숙사는 누구나 들어오고 싶은 핫 플레이스가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멋진 곳에 내가 입사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뛸 듯이 기뻤다. 저번 학기에는 비록 E-하우스는 떨어지고 외국인 기숙사 C-하우스에 공석 보충 인원으로 뽑혔는데 학교로부터 거리가 제법 멀어서 통학하는 느낌으로 학교를 다녔다. 따라서 다소 불편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거주 중인 E-하우스는 동대문에 위치하였기에 가벼운 운동 삼아 걸어 다닐만하다. E 하우스는 기존에 살던 기숙사와는 차별화된 점이 많다. 우선 편의시설이 굉장히 많다. 가벼운 스낵을 즐길 수 있는 자판기는 물론 매 층마다 정수기가 비치되어 있어 물을 뜨러 가기 매우 편하다. 1층에는 ‘크리에이티브 존’이 있는데 이는 새벽 중에도 개방을 하여 사람들이 공부 및 팀플 과제를 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있다. 크리에이티브 존에는 이름처럼이나 사람들이 창의적인 활동을 많이 한다. 주로 시험 기간에는 철야 공부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이번 중간고사 시험 때 일반논리학 필기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새벽 5시 정도까지 머문 적이 있었는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남아서 공부를 한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에 가 보면 사람들은 같은 기숙사에 사는 학교 친구들끼리 모여 배달음식을 먹거나 아니면 컵라면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다. 또한 바로 옆 방에는 학사생들의 건강을 위해 헬스장이 설치되어 있는데, 저녁 시간에 가 보면 비치 된 헬스 기구들을 이용해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E-하우스 사람들은 참 성실한 것 같다. 나 또한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보고자 하는 마음은 항상 가득하지만 정작 내가 순수하게 헬스장에 5분 이상 머문 적은 이번에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 한 것 외에는 없는 것 같다.. 운동해야 되는데..

 크리에이티브 존을 나와서 밖을 둘러보자. 바로 위 2층으로 올라가면 작은 정원과 함께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공간 및 벤치가 있다. 지금은 날씨가 많이 추워졌기에 사람들이 잘 없지만 처음 여름에 이곳에 입사한 직후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보통은 누군가와 전화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나도 가끔 친구나 가족 혹은 여자친구와 전화통화를 할 때 자주 돌아다니곤 했다. 그리고 다른 층에 살고 있는 친구도 그곳에서 전화를 한다. 저번 달 말 쯤에는 그 친구의 생일이었다. 그래서 멀리 사는 그 친구의 여자친구와 그가 영상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둘은 멀리서 장거리 연애를 하는데도 정말 예쁘게 잘 사귀는 것 같다. E-하우스 2층 정원에는 이렇게 전화선을 통해 목소리로 혹은 작은 전화기 화면 너머로 얼굴을 서로 보이며 사랑을 나누는 학사생들이 많이 있다.

 1층으로 내려가볼까? 정확히 말하면 여자 건물인 B동에 연결되어 있는 곳인데 작은 식당이 하나 있다. 식당에서 제공하는 밥은 ‘E집밥’이라고 부른다. 아무래도 기숙사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 출신이다 보니 집에서 해주는 밥을 먹을 기회가 거의 없기에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고향 집의 그리운 식탁을 재현시키고자 한 것 같다. 당장 나의 현재 룸메이트만 해도 포항 출신이다. 저번 추석 황금연휴 때에 기쁘게 집에 가는 걸 보았는데, 아마 다시 집에 갈 때는 종강하고 기숙사에서 퇴사 한 이후일 것이다. E집밥의 메뉴는 기본적으로 가정식이다. 건강한 음식들이 많이 있다. 밥솥에서 직접 원하는 만큼 퍼서 먹는 밥과 따뜻한 국, 그리고 김치와 그 외 매일 달라지는 반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부인들에게도 개방하므로 동네 어르신들도 가끔 오시는데 주로 학생들이 많이 사용한다. 학생들에게는 가격도 싸게 받는다. 나도 가끔 수업이 없는 날 점심이나 저녁에는 자주 이용한다. 식당 아주머니들께서는 내가 갈 때마다 자식들을 반기듯 따뜻하게 인사해주신다. 밥을 먹으며 앉아 있으면 실제로 집밥의 맛이 난다! 다만 보통은 혼자서 밥을 먹으러 오기에 가족들과 겸상하지 못한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나는 사실 어렸을 때 유학 경험이 있기에 가족들과 떨어져서 산 적이 있다. 대략 20개월 정도 타지에서 살면서 나는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는 법을 어린 나이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따라서 지금의 기숙사 생활도 아주 엄청 쓸쓸하고 외롭지는 않다. 가족들과는 비록 대면은 아니지만 전화 통화로 안부를 물을 수 있고, 그리고 나와 같은 처지의 수많은 기숙사생들, E-하우스뿐만이 아니라 다른 기숙사생들, 자취생들, 그리고 심지어 외국에서 온 유학생들도 있지 않은가? 나만 힘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가끔 외롭고 집에 가고 싶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 어차피 사람은 누구나 훗날에는 독립해서 살아야 하니까. 그 성숙함의 과정을 홀로 살아남기를 통해 가꾸어 나가는 것이다. 이 생활은 또한 홀로 하는 것이 아니기에, E-하우스라는 공동체 속에서 나와 같은 처지의 학우들을 보며 나는 이겨낼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나는 집에 가면 가족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결국 나도 아직은 어린애인 것 같다. E-하우스는 나를 조금 더 어른스럽게 성장시키는 것 같다. 기숙사 생활은 단순히 몇 가지 지리적, 친교적 이점에서만이 아니라 이렇게 나를 정신적으로도 성장시킨다. 기숙사에서의 삶은 나로 하여금 새로운 대학 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하였으며,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가족들의 소중함 또한 알게 해주었다. 내년에 입학하게 될 성균관대학교 신입생들, 그리고 멋진 E-하우스의 새로운 정겨운 가족이 될 1학년들 및 2,3,4학년들도 이러한 매력에 나와 같이 E-하우스를 선택하게 될 것 같다. 어느덧 E-하우스는 첫 서울 생활에서 내가 편하게 쉴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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