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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회에서 낯선 이와 함께 살기
No : 235 Date : 2016-11-28 Views : 2653

작품 의도 : 낯선 룸메이트와 기숙사 내에서 생활하며 룸메이트의 생활습관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학우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이 작품을 작성하였습니다.

 저는 현재 두 학기 째 E-하우스 별관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긴 시간을 지낸 것은 아니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생각하고 느낀 점들을 표현해보고자 합니다. 처음 기숙사에 입사하기 전, 저는 엄청나게 긴장했습니다. 대학에 입학하는 동시에 경험하게 될 낯선 환경들도 걱정되었지만, 그동안은 계속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다가 이제는 기숙사에서 일상을 꾸려나가야 한다는 것이 더 걱정되었습니다. 저를 가장 두렵게 만든 것은 입사 전까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룸메이트였습니다. 입사 전날 밤에는 어떤 룸메이트와 한 학기 동안 생활하게 될까 하는 궁금증과 걱정이 섞인 마음을 가지고 잠들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가 태어나서 최초로 경험한 '룸메이트'란 존재는 그다지 좋은 기억으로 남지 못했습니다. 후에 저는 기숙사에 입사하기 전에 친구들이 해준 '규칙을 정하라'는 충고를 듣지 않았던 것을 무척 후회했습니다. 그녀는 저와 마찬가지로 신입생이었고, 우리는 첫날의 대화에서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기에 친밀감을 느끼며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방에서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얌전히 생활했고 그녀도 조용조용 지냈기에 제 생활은 별문제 없이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제 룸메이트의 생활 습관 중 하나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호실 내에서 자주 식사를 했습니다. 그녀와 제 시간표는 아주 달랐고 그녀가 환기에 무척이나 신경을 쓰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자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진짜 문제는 그녀가 식사 후 음식을 담고 있던 상자나 용기들을 잘 내다 버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에 갔다가 돌아와 방문을 열면 음식물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점점 쌓여가는 빈 껍데기들을 보기만 하다가 그녀에게 이 문제에 관해 말할 타이밍을 놓쳤고,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해야 할 때만 나타나는 소심함 때문에 끝끝내 그녀에게 이 문제를 언급하지 못하고 혼자 스트레스를 받으며 쩔쩔매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다음 룸메이트는 현재 함께 사는 한 학번 위의 선배입니다. 지난 학기의 룸메이트로 인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던 저는 이번 룸메이트 역시 제가 불편해할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으면 어쩌나 심각하게 걱정하였지만, 다행히 이번 룸메이트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그 이유가 현재 룸메이트와 제 사이에 조용한 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학기에 겪었던 불편한 사항들을 교훈으로 삼아, 이번 학기에는 룸메이트와 함께 호실 내 생활수칙을 정하고 싶었으나 그런 사항들을 정하자고 말하는 일 자체가 엄청난 용기가 있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학기 초에 명시적인 생활규칙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룸메이트와 저는 기숙사 안에서 생활할 때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아서 실천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밤에 한 명이 침대에 누우면 다른 한 명은 방 불을 끄고 본인의 스탠드를 켭니다. 호실 바닥을 걸레질하거나 하수구의 머리카락을 치우는 일은 눈치껏 각자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실행하는데, 비교적 그 횟수가 비슷하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방 안에서 음식물을 먹는데 상대가 있으면 창문을 열고 최대한 소리를 작게 합니다. 아침에 한 명이 자고 있으면 외출 준비를 하며 소리를 작게 하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제가 두 룸메이트와 생활을 하며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완벽하게 내 마음에 드는 룸메이트를 만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 저와 룸메이트는 20년 이상을 다른 상황에서 살아왔기에 타인의 생활 방식이 완전히 제 마음에 들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서로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려일 것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임에도 제가 이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처음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될 다른 학우분들께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본인의 룸메이트가 이것만큼은 꼭 지켜줬으면 좋겠다 하는 사항이 있다면 처음 만난 날, 또는 되도록 일찍 이야기하시길 바랍니다. 생활 수칙을 룸메이트와 합의하여 미리 결정하는 것이 가장 생활하기에 편한 방법일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룸메이트와 함께하는 생활이 시작되고 나면 중간에 자신이 불편을 겪는 사항들을 말할 기회를 잡기도 어렵고, 룸메이트가 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쉽게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습니다.

 다른 하나는 바로 룸메이트를 배려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룸메이트를 배려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은 바로 룸메이트의 공간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기숙사 호실 내에서 침대와 책상은 완전히 분리되어 각자 사용하지만, 그 외의 공간에서는 룸메이트와 제 물건들이 함께 놓여있게 됩니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생활 공간들에 물건을 놓을 때 그곳에 있는 룸메이트의 물건을 고려하지 않고 나 혼자 사는 것마냥 행동한다면 룸메이트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을 것입니다. 아래의 사진들은 룸메이트와 제가 사용하는 기숙사 내부의 모습입니다. 함께 물건을 놓는 공간이라도 타인을 배려하며 혹시라도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사람과 한 공간에서 살면서 그 사람을 배려하고 신경 쓰며 살아야 하기는 분명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낯선 룸메이트들을 만나고 그들과 한 학기 동안 생활하면서 분명 배워가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룸메이트를 만나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성격이나 생활 양식 등을 가진 사람과 살며 그를 배려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알아가기 때문입니다. 기숙사는 곧 두 사람이 살아가는 아주 작지만, 내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학우분께서 혹시라도 룸메이트의 생활방식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러한 불편사항들을 룸메이트와 함께 고쳐나가고 본인 역시 룸메이트를 위해 내 삶을 구성하는 것들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과정에서 분명 얻어가는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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