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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생활수기 응모작 - 장요한
번호 : 3 등록일 : 2011-12-12 조회수 : 2593

[ 나는 민간인이다. ]

 

대학교에 복학하고 처음으로 학교 기숙사에서 살게 되었다. 입학했을때부터 군대에 입대하기전까지 약 1년 반을 성대역 근처에서 자취했었는데, 사실 학교와 거리가 좀 멀어서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극한의 자유로움이 주는 이점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런 자유로움 때문에 학점까지 자유로웠던 것은 지금와서 매우 유감스러운 부분이다.

그런 자유스러운 생활을 하다가 군대에 입대하였고 절대 적응못할 것 같았던 나는 어느새 단체생활에 익숙해져 있었고, 나가면 기숙사에서 사는 것도 문제 없을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나의 전역날은 올해 9월16일이었다. 때문에 나는 군대에서 업무를 마치고 \\'싸지방\\'이라 불리는 피씨실에서 느리고 계속 ??기는 컴퓨터로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기숙사신청부터 복학신청, 수업계획까지 잡아갔다.

기숙사 발표가 나는 날, 퇴근까지 참을 수 없어서 근무도중 간부들 몰래 싸지방으로 가서 합격결과를 보았었다. 1지망으로 썼던 인관에 합격하여 기분이 좋았었다. 인관에서 4년동안 살고있는 ROTC 친구한테 전화해서 기숙사 들어갈 때 필요한 것들을 이것저것 물어보고 샀다. 기숙사입사 하루전날 말년휴가를 나와서 바로 다음날 입사하고 그 다음날부터 학교를 다녔다. 칼복학이 힘든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힘들줄은 몰랐다. 왜냐면 나는 그야말로 제대로 칼복학이었으니깐.

대전에 있는 집에서 짐을 싸고 기숙사에 입주하기 위해 부모님과 학교에 왔다. 기숙사에서 처음 살아보는 것이라 입주절차가 낯설었지만 어렵지 않았다. 처음 내 방에 들어갔을때 굉장히 더러운 방의 상태에 놀랐다. 그 전에 살고있던 사람들이 나가면서 더러워진 것 같았는데 계속 살고있는 룸메이트2명이 청소를 안하고 살고 있었던 것 같다. 차라리 군대에 있는 생활관이 100배는 깨끗한 것 같았다. 부랴부랴 내가 쓰게될 침대와 책상자리를 청소했다. 화장실과 샤워실을 보니 군대에서 쓰던 것들과 비슷하였다. 참고로 나는 우리학교에서 3정거장 떨어져있는 세류역(말만 꺼내도 치가 떨린다)에 있는 공군부대에서 근무했었다. 때문에 여타 다른 군대보다는 생활관과 공공시설물 상태가 좋았다. 무튼 기숙사를 쭉 훑어보고 오래된 기숙사지만 큰 불편함은 없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룸메이트는 06학번 형, 08학번 동기, 09학번 후배 이렇게 짜여졌다. 두명은 공대에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었고, 후배는 스포츠과학부였다. 같이 한학기를 보내게 될 룸메이트들과 인사를 하고 마저 짐을 풀고 정리를 마쳤다. 이로써 나의 복학과 함께 기숙사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기숙사에서 살면서 자취를 했을때와 다른 점들을 많이 느꼈다.

먼저 등교시간이 엄청 단축되었다. 자취할때는 등교하는데 약 15분정도 걸렸었다. 그러나 지금은 방에서 생명공학관까지 가는데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실험수업 5분전에 실험복을 방에 두고온 것을 깨닫고 뛰어서 다녀왔더니 수업에 늦지 않았었다. 생명공학관뿐만 아니라 제2공학관, 도서관 모두 가까워져서 자취할때는 거의 가지 않았던 도서관 열람실을 자주 가게 되었다.

통금시간도 생겼다. 자취할때는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새벽까지 술을 마셨었는데, 기숙사에 들어온 이후에는 술자리가 길어지면 시계를 계속 흘끔흘끔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술도 이길 수 없는 회귀본능인 것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깜빡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12시 59분이었다. 너무 놀라서 책가방을 부랴부랴 싸고 인관을 향해 군인시절 하던 폭풍구보로 뛰어갔지만 이미 문은 잠겨있었고, 나는 울며겨자먹기로 도서관에서 철야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기숙사에 살면서 밥을 잘 챙겨먹게 되었다. 자취할때는 식사시간도 불규칙적이고 자주 거르고 항상 다음끼니때 뭐 먹을까 고민했었는데, 지금은 식당에서 제때주는 밥이 있어서 밥걱정이 사라졌다. 또 기숙사에 살다보니 자취할때보다 군것질이나 야식횟수가 줄어들어 체중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래저래 힘겹게 입사하고 처음으로 살게된 기숙사이지만, 나름 잘 적응하고 재밌게 살고있다. 기숙사에 100%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사람이 사는데 조금 불편하고 서로 지킬건 지키고 사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혹 복학해서 기숙사에 처음으로 입사하는 사람이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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