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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은상]기숙사에서 트렌드를 찾다.
번호 : 234 등록일 : 2016-11-28 조회수 : 4009

기숙사에서 트렌드를 찾다


 2012년도 성균관대학교 입학한 이후 줄곧 신관 2인 1실에서 6학기 째 살고 있다. 아마 반 이상의 학생들은 2012년도 봉룡학사의 풍경을 알지 못할 것이다. 지금처럼 기숙사 앞 통로에 게이트도 없었고 식권 또한 종이 식권으로 수십 장씩 받아 식당에서 밥을 먹었었다. 식권이 많이 남을 때면 저녁에 떡볶이나 와플, 라면으로 바꿔먹을 수 있었고 종강 날이 되었는데도 식권이 많이 남았을 경우에는 주스나 우유를 박스 단위로 바꿀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사과주스 한 박스씩 받아오는 날이면 더할 나위 없이 기뻤었다. 지금은 모든 것이 전자식으로 바뀌어 식권도 학생증으로 결제하고 기숙사 출입도 전자키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야식도 분식에서 닭 강정으로 바뀌었다. 식사시간에 한 가지 메뉴를 더 먹을 수 있는 플러스 메뉴, 3시에서 4시 사이에 있는 간식 타임 등과 같이 식권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2015년 복학했을 당시 너무 많이 변해버린 기숙사는 나에게 낯설게 다가왔다. 시설이나 복지 면에서나 여러 분야가 상당히 많이 발전했지만, 무엇인가 2012년의 정겨움을 다시 느끼기는 힘들었다. 아마 이건 내가 나이가 점점 드는 탓인 게 아닐까.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어왔지만, 나에게 가장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다가온 것은 바로 생활문화강좌이다. 어느 날 기숙사 앞에 뽀로로가 우뚝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도대체 이게 뭔가 했다. 군대 간 2년 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기숙사 앞에 뽀로로가 자리 잡았나 참 궁금하던 찰나에 플랜카드에 적힌 글을 보았다.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신 선배의 뽀로로 이야기. 그랬다. 뽀로로를 만드신 분은 바로 성균관대학교 선배님이셨다. 우리학교 선배님이시라고 하니 뭔가 뽀로로가 대학후배처럼 정겹게 느껴졌다. 나의 첫 생활문화강좌는 바로 뽀로로였다. 대강당에 들어섰을 때 익숙한 노랫말이 들렸다.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복학한 나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노래였다. 당장이라도 친구를 모으고 싶었지만 내가 군대를 일찍 간 탓에 친구들은 거의 다 군대에 있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뽀로로를 만들기까지 선배님은 참으로 많은 고생을 하셨다. 애니메이션의 세계가 얼마나 고단한 지,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지 새삼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복학을 막한 나로서는 참으로 의욕을 불태우는 강좌가 되었다.

사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선배님께서는 나이는 많으시지만 상당히 귀여운 표정을 하고 계신다. 뽀로로를 만들 수 있게 된 원천이 아닌가 싶다. 옆의 사진을 보면 기숙사 운영실 선생님들과 선배님이 같이 추첨을 하고 계신다. 학생들의 생활문화강좌를 홍보하기 위함도 있고, 학생들의 재미를 더해주기 위해 추첨과 같은 작은 이벤트를 하는 것이었다.

위와 같이 당첨되었다. 훗날 나의 생활문화강좌를 줄기차게 나가는 계기가 되는데 5%의 영향을 미쳤다고 부정하지는 않겠다. 기억 상으로 헬스 이용권이었다. 이용권을 썼는데 다음에 나오는 사진에서도 알 수 있을 텐데 당최 이용한 효과를 찾아보기 힘들다. 헬스장에 바람쐬러 갔던 것 같다.

 그 다음 들었던 생활문화강좌는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님이시자 작가님이신 이중원 교수님의 ‘건축으로 본 뉴욕’이었다. 이 강좌를 듣게 된 이유는 단 하나. ‘뉴욕’이라는 단어였다. 사실 뉴욕 참 많이 들어봤기만 했다. 많이 들어보기만 한 뉴욕을 건축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라니 참으로 소중한 기회인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저런 사진들과 건축들을 보니 여행가보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드는 강좌였으며, 앞의 뽀로로 강좌처럼 이중원 교수님도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 추첨에서 또 당첨되었다. 저때에는 도미노피자 포테이토피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옆의 학우도 받아서 사진을 같이 찍었는 것 같다.

절대 피자 당첨되어서 교수님과 같이 사진 찍은 것이 아니다. 강의가 정말 인상 깊고 유익해서 그리고 간직하고 싶어서 사진을 같이 찍었던 것이다.

 다음 내가 들었던 강연은 바로 공룡박사 임종덕 박사님의 ‘행복한 성공의 문을 여는 법’이었다. 박사님은 우연한 기회에 공룡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고,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공룡박사님이 되셨다. 나와 박사님의 만남은 나의 가치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때 박사님과 나눈 대화가 아래와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은 왜 뜬금없이 쟤가 책상에 앉아 있다가 바닷가 보이는 풍경과 함께 캐리어를 두고 서 있나 궁금하실 것이다. 사실 나는 어릴 적부터 물고기를 키우는 취미가 있었다. 그래서 항상 진로를 선택할 때 잘하는 것을 할 것인가, 좋아하는 것을 할 것 인가였다. 잘하는 것은 수학, 과학 쪽이었지만, 내가 좋아하던 것은 물고기였다. 요즘 교양 프로그램을 보면 전부다 좋아하는 것을 하라. 당장 좋아하는 것을 파고들어라 등등 여러 가지 ‘자기계발+창업’과 같은 내용이 즐비하다. 나는 항상 이런 것들을 보면 물고기들과 함께 하는 직업을 꿈꿔왔었다. 임종덕 박사님 역시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개척해나가셔서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공룡박사님이 되신 것이다. 박사님의 강의를 듣고 나는 끓어오르는 젊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고, 그 해 겨울인 2015년 12월 말에 제주도로 당장 떠나게 된다. 내가 마주한 것은 니모 수 만 마리였고, 즐거울 줄만 알았던 나의 첫 발걸음이 어지러움으로 찾아왔다. 니모 수 만 마리가 눈앞에서 펼치는 장관들은 나로 하여금 어지럽게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니모 수 만 마리가 한 어항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농장 안 수조하나하나에 나눠져 있었지만 그 풍경 전체가 나를 울렁울렁 거리게 했다. 그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내가 좋아하는 물고기는 한 마리, 한 마리가 유유히 물 속을 헤엄치는 풍경이었었고, 양식은 그와 정반대로 생계와 함께 치열하게 번식시키고 성장시키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정확히 뭘 좋아하는 지도 몰랐던 것이다. 나는 그때 깨달았다. 취미는 취미생활일 때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취미는 내가 휴식할 수 있는 쉼터의 역할인 것이었으며, 직업으로 삼는다면 나의 쉼터를 내 스스로 내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그 때 임종덕 박사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내 마음속엔 물고기가 헤엄쳤을 것이지만, 다행히도 박사님 덕분에 내가 잘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계공학부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다.
 박사님을 만나고 마음이 살랑살랑하던 차에 문혜주 밴드 공연을 생활문화강좌로 개최되었었다. 마음도 달래고 머리도 정화시킬 겸 문혜주 밴드 공연을 관람하러 갔었다. 상당히 친근한 노래로 여러 학우들과 함께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는 이 공연에서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학생들을 위해 이렇게 기숙사에서 공연을 볼 수 있게 해준 기숙사 관계자분들에게 참 감사했다. 그 해 11월은 그렇게 지나갔었다.

 

밑은 문혜주 밴드의 보컬 분과 그리고 문혜주님과 같이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보면서 든 생각이 난 헤어스타일이 한결 같다. 누가 봐도 공대생이고 누가 봐도 기계공학부를 전공할 것 같다.

새해가 밝았고 2016년에도 생활문화강좌를 여전히 잘 듣고 있다.

2016년 1학기 때 들은 생활문화강좌 중 하나는 고영성 작가님의 강연이었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주제로 고영성 작가님께서 책 읽는 방법과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좋은 점들에 대해 강연하셨다. 나는 원래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읽다보면 그냥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스스로에게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름 독서에 자부심을 가지고 강연을 듣게 되었는데, 웬걸... 고영성 작가님은 1년에 몇 백 권을 읽으신다고 했다. 당황했다. 자부심은 어디 간지 없고 책을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많이 읽는지에 대해 눈에 불을 켜고 강연을 들었다. 작가님은 어딜 가나 책을 항상 곁에 두었고 틈 날 때마다 책을 읽으니 그렇게 되었다고 하셨다. 생각해보니 요즘 사람들이 휴대폰 만지는 것만큼 책을 본다면 몇 백 권을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많이 읽으셔서 그런지 차분하게 강연을 잘하셨다. 책을 읽는 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이 이렇게 멋있어 보일 수 있나 싶어 나도 그 이후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다. 아직 멋있어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책을 읽는 날보고 멋있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 선배 한명이 나 책 읽는 것보고 멋있다고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작가님과의 강연을 듣고 난 후 지금 내 책상에는 책들이 좀 있다.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그렇다.

그렇다. 또 당첨되었다. 이번에는 작가 친필 사인을 받게 되었다. 작가님 강연에 작가님의 친필이 들어간 작가님의 저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작가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 아닌가 싶다. (방금 문장은 작가님을 강조하기 위해 작가님이라는 표현을 일부러 많이 썼다.)

 그다음은 여행을 준비하는 당신을 위한 특별한 이야기를 주제로 한 생활문화강좌를 들었다. 사실 내가 들은 생활문화강좌 중에 가장 인상 깊고 특별한 강좌였다. 강연자분은 태원준이라는 여행 작가님이시다. 여행 작가님의 저서를 군 시절에 우연한 기회에 군대 도서관에서 읽게 되었다. 그 당시 감성이 메마르고 힘든 시절 나에게 촉촉한 단비처럼 다가온 책이 바로 이 작가님의 책이다. 그 당시에는 작가님의 여행기를 ‘우와 멋있다’, ‘나도 이렇게 여행 가보고 싶다’ 등등 간단하게 읽었었다. 이렇게 군 생활 시절에 함께해준 책의 저자님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게 되어 강연을 들어가기 전부터 마음이 설?다. 내가 좋아하던 작가님을 실제로 본다는 느낌은 아마 좋아하는 연예인을 실제로 보는 느낌과 같지 않을까 싶다. 작가님은 책에서 볼 때보다는 체격이 좋아보였다. 아마 책에서는 상당히 고된 여행길이었기에 살이 좀 빠지셨었지 않나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강연 듣는 내내 여행의 달콤함에 빠져 황홀감에 젖었었다. 또한 강연이 끝났을 때는 작가님과 악수도 하고 팬이라고 말씀드리고 사진도 한 장 같이 찍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강연을 들으며 군 시절도 추억할 수 있었고 앞으로의 여행에 대해서도 계획할 수 있었으며, 또 현재의 나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아래는 아까 말한 작가님과 찍은 사진이다.


에세이를 마치며

 작년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될 때마다 생활문화강좌를 들어왔다. 나에게 있어서 생활문화강좌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경험이 되었고 나를 깨워주는 자극제가 되었다. 요즘 트렌드는 자기계발이다. 자신의 능력과 개성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야하고 자기 스스로가 뛰어나야 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서점에는 자기계발 서적들이 가득하고 TV프로그램에는 자기계발 프로그램으로 넘쳐난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자기 스스로를 공부하고 다짐해나가는데, 기숙사에서 진행하는 생활문화강좌 역시 나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 사람의 성공기나 경험을 단 1~2시간에 듣는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기도 하다. 강연자 분들은 긴 시간동안의 이야기들을 단 1~2시간 안에 전해주기 위해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하시고 강연에 임하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매 강연마다 빈자리가 눈에 띄게 보인다. 강연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아쉽게 느껴질 수 있고, 같은 학우로서도 좋은 기회를 갖지 못한 동료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 역시도 처음에는 시간이 날 때 강연을 들으러 갔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을 내서 강연을 들으러 간다. 생활문화강좌가 지속적으로 홍보되어 많은 학우들이 강연을 참석해서 나  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 사회에서 뽐낼 수 있길 바란다. 이제 3학년인 나에게는 내년까지 생활문화강좌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남은 생활문화강좌를 통해 나를 좀 더 발전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예전에는 기숙사가 학생들이 단순히 쉬는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만 해준다면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는 복합적인 공간이 되었다. 나를 비롯하여 학생들이 생활문화강좌부터 취미강좌, 그리고 종종 열리는 이벤트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소중한 대학생활추억을 간직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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