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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기숙사? 기숙死!
번호 : 218 등록일 : 2015-11-25 조회수 : 4049

예비 기숙사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신 대() 성균 학우들이여, 잘 찾아오셨습니다. 저는 성균관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기숙사, 영은타운에 몸담고 있는 기숙사 선배, 규라고 합니다. 다들 심호흡을 한 번 하시죠. 저는 지금부터 기숙사생들의 진솔한 생활상을 모조리 실토할 예정이거든요. 이곳이 그리 호락호락한 곳은 아니라서 말이죠. 아침에 부스스 룸메이트와 눈을 뜨며,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생길까 하는 기대를 한가득 품은 채 아침 햇살을 맞으며 등교하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셨다면, 오늘 이 자리에서 싹 다 폐기하십시오. 과연 여러분들이 하루라도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군요. 하하하. 정신 똑바로 차리시고 제 말에 귀를 기울이세요. , 그럼 먼저 기숙사에 입사할 때 벌어지는 전투를 설명해 드리도록 하죠.

1. 전쟁의 서막 입사

앞으로 살게 될 룸메이트와 친분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일 경우에는 초반 영역 다툼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전쟁에서도 높은 곳에서 싸우는 진영이 유리한 것처럼, 반드시 입사 기간 첫날에 달려가 여러분의 책상, 여러분의 옷장을 선점하십시오! 입사하는 데에 룸메이트들 간의 규율 따위는 없습니다. “First come, first served”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저의 경우, 1학기, 2학기 모두 룸메이트보다 먼저 도착하여 좋은 자리에 제 짐을 모조리 풀어놓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입사하게 되는 룸메이트는 어쩔 수 없이 남은 자리를 차지하게 되겠지요. 고작 자리 가지고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는 의문을 가질 분들도 분명히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그 며칠, 아니 몇 시간 차이가 여러분의 한 학기 기숙사 생활의 질을 좌우하게 됩니다. 게다가, 제 전 룸메이트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먼저 입사하면 자리뿐만 아니라 자기가 쓸 책상과 의자도 고를 수 있거든요. 용준아 미안하다. 형이 부서진 의자 네 쪽으로 밀어 넣었다.

2. 협상

아무리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막상 함께 살아가려면 여러 가지 규칙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내가 화장실 청소를 할 테니, 네가 방 청소를 해라또는 내가 물을 살 테니, 네가 라면을 사라와 같은 것이죠. 사실 부대끼며 살다 보면 자연스레 역할 분담이 되는 부분이 크지만, 저의 경우 2학기에 천사 같은 룸메이트가 라면과 두루마리 휴지 수십 개를 가져온 덕분에 휴지 걱정, 라면 걱정 없이 살고 있네요. 룸메이트가 같은 과, 같은 학년이라면 정말 편한 점이 바로 수면 시간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과제가 많을 때는 함께 공부로 밤을 불태우기도 하며, 사이좋게 야식을 먹으러 가기도 하죠. 하지만 수면 시간대에 차이가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룸메이트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과도한 소음, 빛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깊은 주의를 해야 합니다.

이쯤에서 룸메이트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룸메이트란 같은 방을 공유하며 사는 사람을 뜻하는데요, 그는 둘도 없는 협력자가 될 수도, 둘도 없는 원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서로 너무나 맞지 않는 룸메이트들끼리 한 학기 내내 방 안에서 이야기조차 나누지 않는, 그런 안타까운 경우를 본 적도 있습니다. 평소 어떤 사람의 외모, 성격, 습관이, 같이 살 때의 모습과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반대로, 저처럼 룸메이트와 매우 잘 맞는다면, 신혼부부같이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제 룸메이트를 이라 칭하겠습니다) 우선 저와 욱이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함께일 때면 초고음질을 자랑하는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는 혼신을 다해 열창하곤 합니다. 그러다 아쉬움이 남을 때면, 그 길로 노래방에 가기도 하고요. 또 둘 다 먹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야심한 밤일지라도 일 초의 망설임 없이 야식을 먹으러 가지요. 이 외에도 룸메이트와 이성 친구 이야기, 가정사, 진로 문제 등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이는 제 대학 생활에 큰 힘이 되어줍니다. 하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는 이릅니다!

3. 집안일 전쟁

여러분들 가운데 상당수가 집안일을 어머니께 맡겨 왔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러분, 좋았던 시절은 다 지나갔습니다. 집안일은 이제부터 여러분의 몫입니다. 사실 룸메이트 간의 갈등의 주원인이 되는 것 또한 집안일 분담인데요, 제가 주위 기숙사생들을 봐온 결과 청결의 기준이 다른 게 가장 큰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반드시 고도의 청결 상태를 유지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룸메이트끼리 이 부분에 대한 합의점이 필요한 것입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사는 방은 영은타운 내에서 가장 깨끗한 방으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다행히 욱이도 깔끔한 성격에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이라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나서서 청소하는 편이죠. 다른 방의 경우를 보면, 사람 사는 곳인지 돼지우리인지 분간이 안 되는 방도 있습니다. 이불은 한 번도 개지 않아 먼지가 가득 쌓여있고, 싱크대에는 씻겨주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냄비와 그릇들이 수북이 자리 잡고 있고요. 이래도 아무런 갈등 없이 잘 지내는 룸메이트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청결함을 유지하는 게 여러분의 삶을 윤택하게 하겠지요? 이제부터 제 경험을 바탕으로 집안일을 하는 팁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하나. 바닥청소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씩 해줍니다. 저는 바닥청소를 할 때마다 제가 탈모에 걸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많은 머리숱을 발견하곤 합니다. 머리카락만 쓸리면 다행이지요, 저는 세상에 먼지가 이렇게 많은 줄 전혀 몰랐습니다. 한 번이라도 이러한 경험이 있다면, 청소를 안 하고는 못 배길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전에 한 번은 욱이와 청소를 하는데 저와 욱이의 능력으로는 절대 길러낼 수 없는, 30cm 길이의 머리카락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전 학기에 살던 여자 학우의 머리카락으로 판명이 났지만, 서로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화장실 청소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하도록 권장합니다. 제가 어떻게 20여 년을 살면서 모르고 살아왔는지 소름 끼칠 따름이지만, 남자 머리카락도 배수구에 걸리더군요! 저는 남자 머리카락이 짧아서 그대로 배수구를 따라 내려가는 줄 알았습니다. 또 집을 떠나 살아본 경험이 전혀 없는 여러분들은 물때가 무엇인지, 얼마나 성가신 것인지 잘 모르실 겁니다. 자주 습기가 차게 되는 세면대, 벽 등을 제때에 건조해 주지 않으면 방심한 틈을 타 회색빛의 물때가 습격합니다. 다행히 물때를 닦는 작업 자체는 번거로운 일이 아니지만, 위생상의 이유와 혹여나 미끄러질 수 있다는 안전상의 이유로 주기적으로 제거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21살이 되도록 모르기까지는, 제 어머니가 하루도 빼먹지 않으시고 집안일을 열심히 해주신 덕분이겠지요. 여기서 재차 저희 어머니의 숭고한 헌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설거지는 미루지 말고 제때 해줍니다. 남은 음식물은 벌레를 꼬이게 하는 주요인이므로, 사용한 일회용 그릇은 물에 헹구어 버리시고, 설거지하기 어려운 상황일 경우 사용한 그릇, 냄비 등에 물을 가득 채워놓습니다. 이렇게 하면 기름때가 녹아 설거지하기 수월하고 벌레가 꼬이는 것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4. 3 세력의 등장 벌레

여러분들이 슬슬 기숙사 생활에 적응할 때쯤이면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게 되죠. 기숙사생이라면 누구나 벌레로 인해 골머리를 앓아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계절과 장소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우리의 보금자리를 침범합니다. 여름에는 초파리 무리가 판을 치는 반면, 가을에는 발정이 난 암컷 모기들이 활개치고 다니지요. 그 외에도 사시사철 등장하는 바퀴벌레 형님, 물벌레 친구들도 매우 성가십니다. 어느 벌레가 모습을 드러낼 지는 청결 상태에 달려 있겠지만, 제 방의 경우 물벌레가 알을 깠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열심히 저를 쫓아 날아오네요. 생활 자체에 불편함은 없지만, 제가 야밤에 공부를 할 때마다 주광성을 가진 녀석들이 제 눈앞에서 재롱을 떠는 바람에 본의 아닌 살생을 하게 됩니다. 저처럼 되기 전에 위생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시기 바랍니다!

 

대학생활에 있어 기숙사 생활은 엄청난 특혜라 할 수 있습니다. 통학시간·비용 절약, 룸메이트와의 돈독한 관계, 자립성 함양 등 장점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는데요, 위에서 언급만 몇 가지만 숙지하시고 실천하신다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꿈에 그리던 기숙사 생활을 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성균관대학교 기숙사에 살 예정이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여러분들과 기숙사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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