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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내 학교 생활의 활력소, 그 이름은 기숙사
번호 : 202 등록일 : 2014-11-23 조회수 : 5420
 ‘입사 합격’
 
이번 여름방학이 끝을 보일 무렵, 조마조마 떨리는 마음으로 노트북 앞에 앉은 내 시야에 들어오는 단어였다. 마치 3년 전에 성균관대학교 수시 논술 시험을 보고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만큼 떨리던 느낌이랑 흡사했다. 곧이어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에 진동이 연이어 울리기 시작한다. 아마도 입사에 합격했는지 서로 물어보는 동기들이나 선후배들간의 대화일 것이다. 이번 학기에 복학을 하여 다시 새로운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나에겐, 이 기숙사 입사 합격이 너무나도 중요한 목표이자 학기를 잘 보내기 위한 첫 단추였다. 누구나 다 그러하지 아니한가? 특히나 2년 동안 의도치 않게 군대란 곳에 있으면서 샤프한 번 잡아보지 못했던 기억이 있는 군필자라면 느낄 것이다. 괜히 ‘복학 버프’ 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닌 것 처럼 말이다. 여튼, 그렇게 서울에서 수원까지 1시간이라는 짧은 거리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전념하기 위해’ 신청했던 기숙사에 합격을 했다.
 
그 뒤로, 몇 일을 손꼽아 기다리다 마침내 기숙사에 입사하는 날이 왔다. 집에서 부모님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난다는 해방감과 함께 2년만에 다시 만나는 친구들과 선후배들과 재회할 거라는 기대감이 동시에 교차하면서, 짐을 신중히 하나하나 체크하여 어머니의 차를 통해 싣고 왔다. 마침내, 내가 한 학기 동안 지낼 방 키를 받고, 방 문을 열 때 그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은 감히 말로 형용할 수 없었던 것 같다. 2년 전 내가 지냈던 방이랑 하나도 다른 것이 없었다. ( 2년 전에도 4인 4실을 신청했었고, 지금도 4인 4실에서 지내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입사를 하고 처음 해야될 것은 방 청소와 짐 정리였다. ‘이걸 혼자 언제 다 하지….’ 라고 한숨을 쉬면서 짐 정리를 하려난 찰나, 밖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가? 그 소리에 룸메이트가 입사하는 건가? 라면서 약간 긴장된 모습으로 나가보니 이미 입사한 동기들이 웃으면서 짐 정리 하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약간 감동된 듯한 표정으로 힘껏 고개를 끄덕이고 짐 정리를 하는데, 4명이서 정리를 하는데도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려서 만약 혼자 이 정리를 다 했으면 정말 어땟을지 소름이 끼치는 상상을 하면서 마무리 작업을 지었다.
그렇게 짐 정리를 다하고 나를 도와줬던 친구들과 밖에 나가서 저녁을 먹고 들어오니, 3명의 룸메이트들이 들어와 있었다. 학번을 보니 4명 중 내가 제일 최고학번이어서, 약간 부담이 되는 것도 있었지만, 서로 한 학기 동안 별 탈 없이 잘 지내보자고 인사를 나누면서, 미리 입사하기 전에 만들어놓았던 군대에서나 했을법한(?) 화장실 청소, 바닥청소, 변기청소, 세면대 청소 등의 임무분담제를 직접 만든 표를 현관 출입구에 붙이고, 전화번호도 적어놓았으니 뭐 특별한 일이 있거나 같이 식사를 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지 연락을 해도 좋다고 하였다. 그리고 11월이 끝나가는 무렵 현재, 지금까지 나는 한 번의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
입사를 하고 방에 익숙해질 무렵, 개학이란 것을 하게 되고 그 무렵까지는 방에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정리하고 환기도 했었다. 하지만, 중간고사가 끝나고 성적공시라는 패닉을 겪고 난 후, 나의 기숙사 생활은 180도로 바뀌게 되었다. 항상 깨끗하여 새 방 같았던 나의 방이 어느새 다른 친구들의 방과 흡사하게 쓰레기장으로 변해가고 있었으며, 뒤바뀐 생활패턴에 꼬박꼬박 쓰던 식권도 어느새 학기가 끝날 때까지 다 쓰지 못할 만큼 남는, 그런 생활을 하게 되었다. 
처음 입사할 때 내가 꿈꾸던 기숙사 생활은 이게 아닌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한탄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무렵, 같은 층에 살던 동기가 간만에 기숙사 식당에서 밥을 같이 먹자고 연락이 왔다. 밥을 같이 먹으면서 왜 서로 연락을 한동안 안했냐는 등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거의 모든 대학생들의 고민거리인 ‘학점’ 관련된 문제로 이야기가 넘어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중간고사를 망쳐서 그냥 화제를 전환하려고 시도를 해보았는데, 동기가 진지하게 조언을 해주면서, 아직 늦지 않았다고 기말고사 때 잘 볼 수 있다고, 다음 학기도 기숙사에 입사하고 싶지 않냐고 물어볼 때, 그 동기의 조언이 내 가슴에 와닿았다. 생각해보면, 내가 군대에 있을 때도 그리워했던 기숙사고, 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 이 기숙사에 계속 있고 싶다는 열정이 가득 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 열정이 언제부턴가 어디로 사라진건지 나 혼자 자책을 하면서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의지를 불태우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후로, 기숙사에 입사했을 때의 내가 간직했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서, 알찬 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있으며, 나에게 이와 같이 의지와 목표의식을 다시 심어준 같은 기숙사에 살고 있는 그 친구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내면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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